-
-
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평점 :

물리학자들에게 "시간"만큼 매력적인 소재도 없다. 동시에 "시간"만큼 철학적인 소재도 없다. 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확히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간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앨런 라이트먼의 <아인슈타인의 꿈>은 시간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책이다.
작가 앨런 라이트먼은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인 동시에 작가다. 문이과 통합형 인재인 셈이다. 다작을 하는 작가라 출판된 책이 엄청 많다.
시간이 원이어서 시작한 지점으로 되돌아온다고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자신이 똑같은 삶을 되풀이하며 살게 되리라는 것을 모른다.
문학이나 영화에서 얼마나 자주 타임슬립 소재가 등장하나!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하나를 바꾸면 미래의 많은 것이 변해버리는... 굳이 책이나 영화가 아니어도 우리 삶은 조금은 원 같은 시간 속에 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퇴근하고, 잠을 자는...무한히 반복되는 하루가 쌓여 한 달이 되고, 1년이 되고 나의 평생의 만들어지니까.
종말의 모습을 그린 장도 있다. 지금까지 종말은 불이 닥치거나, 물이 닥치거나, 세상이 얼어버리는 걸로 상상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꿈>에서 보여주는 종말은 꽤 낭만적이어서 이정도면 종말도 나쁘지 않겠어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과거는 고정불변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는 지나간 거니까 바꿀 수 없다고. 하지만 정말 과거는 바뀌지 않는 걸까? 같은 시간 속에 있으면 같은 일을 겪은 이들이 그 상황을 아주 다르게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그 기억 중 어느 과거가 맞는 과거일까? 엄청 아픈 과거였는데 누군가는 그 과거를 역전의 기회로 삼기도 한다. 그래서 미래에 그 과거를 떠올릴 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회상한다. 그럼 그 과거는 변한 게 아닐까?
영원히 사는 것의 문제도 많은 철학자들의 화두다. <걸리버 여행기>에 럭낵이라는 나라가 있다. 스트럴드브럭이라는 죽지 않는 종족이 나온다. 많은 이들이 영생을 상상할 때 젊고 건강한 모습의 영생만을 그린다. 하지만 스트럴드브럭은 처참한 몰골로 평생을 산다. 그들의 삶은 거의 저주에 가깝다.
꽤 진지하고 어려운 내용이 많아 하루에 몰아 읽으면 머리가 아플 수 있다. 한 페이지마다 생각할 게 백만가지는 있어 더더욱 그렇다. 하루에 한 챕터씩 읽으면서 곱씹으면 아주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