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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나 - TRACK 2. 내가 알고 있는 나를 뛰어넘기 위한 달리기 ㅣ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3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김영옥 옮김 / 사파리 / 2023년 2월
평점 :
얼마 전 아이가 내게 말했다.
"엄마, 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겠어."
그 어떤 말보다도 슬펐고, 절망적이었다.
사춘기가 의례 그렇다며 넘겨버릴 수도 있었지만,
대범하지 못한 엄마인 나는 그날 이후로 잠 들기가 어렵다.
의외로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나도 한때 그랬다.
그 어떤 멘토도, 책도, 말도 도움이 안됐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제이슨 레이놀즈라는 미국 작가가 있다.
그 작가가 청소년들을 위해 쓴 track 시리즈가 있는데,
그 첫번째 이야기가 "고스트"였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이가 엄마와 달아나 살면서
육상의 재능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Track1. 고스트가 워낙 재미있어서 2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드디어 나왔다.
Track2. 파티나
부제가 "내가 알고 있는 나를 뛰어넘기 위한 달리기"다.
고스트도 파티나도 육상팀 소속이다.
육상은 아이들의 성장을 보여주는 도구일 뿐
사실상 아이들이 아픔을 견디며 나아가는 드라마다.
주인공 파티나는 동생과 함께 삼촌, 숙모에게 입양돼 살고 있다.
아버지가 잠을 자던 중에 사망했고,
그 충격으로 엄마는 당뇨 합병증으로 다리를 잘랐다.
엄마가 어린 파티나와 동생을 돌봐줄 수 없었기에
삼촌과 숙모 맘리와 함께 지냈다.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예상치 못한 불행이 닥치기도 한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왜 나일까?" "만약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라는
질문들을 던지며 방황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 거의 얻기가 어려움에도 말이다.
파티나도 늘 생각한다.
만약 아빠가 죽지 않았다면...만약 엄마가 다리를 자르지 않았다면...
그럼 파티나는 전학을 갈 필요도 없었고.
부자 행세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주눅들 필요도 없었을 거다.
모든 것을 다하려는 사람들은 대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외면하고 있지
Track2. 파티나 p.184-185
파티나가 학교 생활을 힘들어할 때
아무 어려움 없이 컸을 것 같았던 맘리가
자신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해준다.
학교 청소를 하던 엄마와 직원이었던 엄마 덕분에 학교를 공짜로 다니던 아이.
멋진 도시 학교에 입학한 시골 출신 가난뱅이 소녀, 그게 맘리였다.
맘리는 엄마와 함께 바닥도 쓸고, 변기도 닦으면서 학교를 다녔다.
아이들의 괴롭힘이 따르는 거야 불보듯 뻔한 일.
그러다 엄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게 되자
맘리는 엄마가 하던 청소를 본인이 계속하길 원했다.
그러기엔 맘리가 어렸고, 결국 새로운 청소부가 왔다.
나는 열다섯살이었고 우리 엄마가 이전과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어.
p.185 맘리의 말
파티나는 그늘 하나 없을 것 같았던 맘리가
자기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걸 알게 됐다.
부자 행세를 하던 친구들은 결코 부잣집 아이들이 아니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 아이들이 부자인 척 하느라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도)
그렇게 저마다 모두가 인생의 그림자 하나씩은 가지고 산다.
"왜. 하필 나지?"
"만약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원망하고 후회해도 현실의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파티나 존스처럼 그걸 뛰어넘는 수밖에 없다.
흘러가게 두고 그 역경을 넘어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파티나의 엄마는 늘 파티나에게 말했다.
파티나 존스, 너는 충분히 강해.
엄마의 다리를 가졌잖아.
넌 결코 시시한 존재가 아냐.
우리 모두 결코 시시한 존재가 아니다.
이 따위 역경은 충분히 뛰어 넘을 만한 강한 다리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