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어린이 그림 세계사 - 세밀화로 만나는 12,000년의 시간여행
앤 밀라드 지음, Steve Noon 그림, 정미영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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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사진으로 유명한 DK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세밀화로 만나는 12,000년의 시간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기원전 1만년 전 초기 인류부터 정착시대, 종교전쟁,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생활모습을 세세하게 그려놓았는데, 큼직한 판형(B4)이라 펼치면 양면 가득 시원하게 당시의 생활상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는 재미, 그림 테두리에 설명된 상황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며 그림으로 확인해가는 재미가 쏠쏠해서 구입할까 잠시 생각하다 맘 접었다.  


<세계사>라기엔 너무나 유럽 편향적인 시각때문이다.
7세기 <이민족들이 쳐들어와 로마의 생활양식을 파괴했다>는 부분,
10세기 <바이킹이 쳐들어와 사람들을 잡아갔다>는 부분 등.  


누구를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것은 침략이 될 수도, 개척이 될 수도 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로 간 것이 유럽인들에게는 신대륙의 발견이지만 그 곳에 정착해 살던 원주민들에게는 이민족의 침입인 것처럼. 
<이민족이 쳐들어와 로마를 파괴했다>라,,, 누구 관점에서 이민족이고, 누구 관점에서 침략인가?
아무리 역사개념이 없는 어린 아이지만 단지 그림이 재밌다는 이유로 세계사를 그들의 시각에서 접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지 않아도 이 정도 생활상은 앞으로 무수히 보게될 TV나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냥 한번 읽은 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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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룬파 유치원 내 친구는 그림책
니시우치 미나미 글, 호리우치 세이치 그림 / 한림출판사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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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들의 뛰어난 그림책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첫 손에 꼽을 만한 걸작.

그 유명한 <구리와 구라> 시리즈나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 또는 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책들보다 나는 이 책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또래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일하러 간 어디에서도 칭찬받지 못하고 쫓겨나기만 했던 코끼리 구룬파가 낙심 끝에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자기만의 장점을 발견해 구룬파유치원을 열게된다는 이야기.

유아용 그림책이라지만 따돌림과 계속된 실패 끝에 자기만의 장점을 발견한다는 주제는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

유아들의 자신감과 상상력이 표현된 듯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붓터치,

씻지 않는 구룬파에게서 냄새가 나 다른 코끼리들이 모두 코를 위로 향하고 있는 유머러스한 그림,

실패와 낙담을 딛고 일어서는 행복한 결말,

그간 구룬파의 실패를 나타내주던 구두, 접시, 자동차, 비스킷 등이 모두 유쾌한 놀이터가 되어 버린 마지막 장면까지. 

이보다 더 즐겁고 신나고 유쾌한 이야기가 있을까.

둘째가 아주 즐겨보는 책.

걸작 중에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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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와 어린동생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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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이슬이의 첫심부름>은 하야시 아키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사실 글쓴이는 따로 있고 하야시 아키코는 그림만 그렸을 뿐인데도 글쓴이보다 그린이의 작품으로 꼽히는 것은 그만큼 정감있고 따뜻한 그림이 아이들 정서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뜻이리라. 

둘째(33M) 역시 이 두 책을 최근 몇 달간 가장 좋아한다. 허긴 둘째가 태어나 처음 본 책이자 수도 없이 본 책이 하야시 아키코의 또 다른 대표작 <달님 안녕>이었으니.  

다섯 살 이슬이가 처음으로 혼자 엄마 심부름을 간다거나, 언니 순이가 엄마 없는 사이 동생을 돌본다는 책 내용은 사실 30개월 안팎의 유아용은 아니다.

이야기 그대로 이제 막 독립하여 혼자 심부름도 하고 어린 동생도 돌보는 5-6세 언니, 오빠, 형, 누나가 읽고 좋아할 책이다. 그런데도 둘째를 비롯하여 이 맘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섬세한 그림의 정겨움, 

꼭 내모습 같은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표정,

심부름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동생을 찾을 수 있을까, 하며 읽는 이를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긴박한 상황 설정,

그러나 결국 마지막 장에서 등장 인물도, 독자도 환하게 웃게되는 행복한 결말. 

심부름과 집보기라는 단순하고 평범한 소재를 가지고 유아들을 작품 속 인물과 동일시하며 빨려들어가게 하는 이야기도 힘이 있고 표정이 살아 있는 그림도 좋다. 
 
매 장마다 배경으로 그린 등장인물들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자세히 보기를 권한다.  

하나하나 표정이 살아있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순이와 어린 동생>에 그네타는 이슬이가 나온다던가, 순이가 동생 영이와 만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은행갔다 돌아온 엄마의 모습을 찾는 것도 유쾌한 즐거움이다.   

한마디로 평범해보이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글과 그림이 제대로 어우러져 치밀하게 짜여진 뛰어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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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볼돼지 김영진 그림책 1
김영진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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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볼돼지>는 그림이 좋다.  

이야기 무시하고 그림만으로도 유아들이 좋아할 책이다. 

익살스러운 표정에 구석구석 숨어있는 볼거리도 많고, 초현실주의라던가 그런 스타일의 그림이다.  

다만, 이야기가 그림을 받쳐주지 못한다.  

본문 내용을 엄마가 상황에 맞게 고쳐서 읽어주지 않으면 비약, 생략이 많고 그림과 글이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문장과 문장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그림을 일단 먼저 그린 뒤, 그 그림에 맞춰 이야기를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어색한 흐름.  

그림이 되면 글이 안되고, 글이 되면 그림이 달리는 우리나라 그림책의 전형적인 한계가 보이는 아쉬운 책이다.  

작가가 그림 전공자라 글솜씨가 조금 떨어지는 것이야 그렇다쳐도, 

그림이 이 정도라면 글은 편집부에서 매끄럽게 다듬을 수도 있지 않나.  

내 아이에게 읽어준다 생각하고 한 번만 소리내어 읽어보면 얼마나 어색한지 알 수 있었을텐데,  

참 그림이 아깝다.    
 

<곰돌이 푸우는 아무도 못말려>도 그렇게 번역이 이상하더니,  

길벗어린이 출판사가 좋은 책을 선별해 놓고 이야기를 살리지 못하는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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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동생 김점박
김정선 글.그림 / 예림당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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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에게 주로 일본과 서양의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나 또한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책에 대한 갈증이 많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멋진 그림책이 많이 나왔으면,,, 나도 한국인인데 당연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어쩌다 기대를 가지고 접하는 우리나라 그림책에서 느끼는 실망은 어쩔 수 없다.

<내동생 김점박>은 도서관에서 빌려와 둘째가 제법 잘 본 책이다.
(제법 잘 본 책=3회 이상 본 책)
아마 외국에서 무슨 상도 받고 그랬다는데 내가 보기엔 별로다.

이 책은 <상상력이 부족해 사실주의로 흐르는 우리나라 그림책>의 한계를 담고 있다. 강아지를 동생처럼 돌보는 아이의 일상이 군더더기 없고 깔끔하긴 하나 <그게 다>이다. 작가의 어릴적 실제 이야기라는데 실제 이야기답게 그냥 사실로 끝난다. '강아지를 사랑했는데 어느 날 강아지가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가을동화, 겨울연가처럼 여운만 남기는.

(헉, 이게 다야? 강아지는? 그래서 강아지는 어떻게 된거냐구?)

뭐 그 자체로 담백하지 않냐고, 순수하지 않냐고 누군가 반문할지도 모른다. 맞다. 담백하고 순수하다. 그런데 왜 유아그림책이 담백하고 순수해야 할까. 배용준, 최지우의 러브스토리도 아닌데.

둘째가 이 책을 곧잘 본 것은 제 또래의 주인공이 나와 친근감을 느꼈기 때문이지 마지막에 강아지가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약간은 허무하고 충격적인(?) 결말까지도 모두 수용해서가 아니다.

채인선 작가의 <딸은 좋다>를 보고도 느낀 것이지만, 우리나라 작가들 그림책에는 아이들 눈높이가 아닌 어른 눈높이에서 그려놓고, 그걸 어른들이 차 한잔 마시며 옛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책이 많다. 처음에는 표지만 보고 '앗싸, 저건 내 두 딸을 위한 책이야'하고 냉큼 구입했지만 보면 볼수록 이건 딸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딸을 둔 엄마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들의 감성과 추억에 호소하여 만들어진 기획상품, 그 기획상품의 감성마케팅에 보기좋게 속아 넘어간 나. 물론 명작카페 알기 훨씬 전의 일이긴 하지만.  

<내 동생 김점박>도 어른이 읽고 '맞아, 옛시절 나도 강아지와 저런 추억이 있었지', 하며 그 여운을 느끼기에는 괜찮지만 유아용 책으로서는 빈약한 상상력을 사실주의로 대체한 볼품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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