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케치북에 손대지 마라 - 상위 1% 인재로 키우는 10년 투자 성공 비결
김미영 지음 / 동아일보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엔 <나는야 꼬마 큐레이터>와 지은이가 같은 줄 알았다. 어린 아이를 키우며 프랑스에서 몇 년 간 생활했고, 그 기간 동안 프랑스의 예술교육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무척 비슷했기에. 책 디자인 또한 미술 관련 책이 흔히 그러하듯 작품, 작가, 미술관 등 풍부한 사진을 곁들여 부담없이 읽게한 점도 두 책이 비슷하다. 내용은 프랑스의 앞서가는 예술교육 소개이다. 영국 교육 이야기도 간간히 나온다.   

 

아이가 처음 미술을 시작할 때 사물의 섬세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크레파스보다는 뾰족한 싸인펜을 주어라, 아이가 사물을 그려달라고 할 때 스케치북에 손대지 말고 스스로 아이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유도하라, 미술관을 놀이터 드나들 듯 하라, 명화가 그려진 물건을 일상의 소품으로 만들어라(명화 퍼즐 등), 명작 기법 흉내내기로 명화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라 등등.

분명 유럽의 미술 또는 예술 교육은 우리가 본받을 만하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예술을 가까이하고 즐기며 자랄 수 있는 그들의 환경은 진도떼기와 테크닉 연마, 그리고 학교 수행평가 대비에 주력하는 우리나라 음미체 교육과 확연히 대비되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가령 피아노를 배울 때 그들은 제일 먼저 좋은 음악을 감상하게끔 하는데 비해 우리는 음표와 악보읽기부터 배워 “피아노 치는 건 지겨워”하며 건반을 덮어버리게 만들지 않던가.

“우리나라 음미체 교육의 문제점이 뭔지 도통 모르겠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봐도 좋겠다. 한편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뭔지 너무도 잘 안다, 그래서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아 궁리 중이다”하는 부모라면, 뭐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되겠다.  사실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우리나라 예술교육의 문제점)은 이미 문제의식을 느끼는 부모라면 대충 알고 있는 내용 아니던가, 그런데 뭔가 프랑스에서 살다 온 사람이 하는 이야기라면 얘깃거리가 되는 현실이 좀 씁쓸하기도 하다.   

 

아쉬운 점은 지은이가 프랑스와 영국에 있을 때는 아이를 그곳 분위기대로 자유롭게 키웠는데 귀국해서는 이곳 분위기대로 영어학원 두 군데, 피아노학원, 검도학원 등을 전전케 했다는 것이다. 이게 뭔가? 우리나라 부모들에게는 예술선진국 프랑스에서 배우자고 책까지 펴냈으면서 정작 자신은 귀국해서 아이를 학원으로 돌리나? 지은이는 과연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을까? 책은 책이고 현실은 현실인가? 문득 책 표지에 써 있던 <상위 1% 영재로 키우는 10년 투자 성공비결>이라는 부제가 떠오르며 ‘프랑스 풍이라면 뭐든지 통하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겨냥한 책’이라는 씁쓸함이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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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issxxxx 2009-01-21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책읽고 화가 많이 났어요. 서평 믿고 산건데 말이죠.저에겐 정말 아니았어요. 부제도 씁쓸했구요. 같은 생각을 한 분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