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 하나의 이론 -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거대한 유산
윤성철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평점 :

"만일 기존의 모든 과학 지식을 송두리째 와해시키는 일대 혁명이 일어나,
다음 세대에 물려줄 지식이 단 한 문장밖에 남지 않는다면,
그 문장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p7)
1965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리처드 파인만이 남긴 유명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우리나라 천제 물리학자, 사회학자, 미생물학자, 심리학자,
, 인지심리학자, 신경 인류학자에게 각각 물어 그 답을 구했습니다.
<단 하나의 이론>은 그 답을 모아 펴냈습니다. 그럼, 답을 들어보겠습니다.

천제 물리학은 정상우주론과 빅뱅 우주론의 대립에서 찾아봅니다.
우주의 모습에 영원히 변함이 없다고 말하는 정상 우주론은,
우주가 조밀하고 작은 한 점에서 팽창하여 오늘날까지 계속 진화해 왔다고
말하는 빅뱅 우주론에 격렬하게 대항했습니다.
하지만 천문 관측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정상 우주론의 논리가 무너졌습니다.
변하는 것은 우주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물질의 성질도 계속 변하는 모습을 일상에서 관찰합니다.
빅뱅 이후 우주 진화의 모든 과정은 물리법칙이 결정해 왔습니다.
원소가 합성되는 과정, 화학작용을 통해 각종 분자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물리법칙에 따른 결과입니다.
우리 인간의 몸도 전 우주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DNA의 구성 성분인 수소, 탄소, 질소, 산소, 황, 인은
모두 빅뱅과 별이 남겨놓은 먼지들입니다.
먼 장래에는 우주의 모든 별이 다 소멸할 것이며,
별빛에 의존해 살아가는 인간과 생명도 소멸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너무나 아쉽고 공허한 일이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그 100년을 위해
우주 탄생부터 지금까지 138억 년의 역사가 필요했습니다.
이 짧은 특이점을 누리며 살아가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
우주에서 오직 인간처럼 의식을 지닌 존재에게만 주어진 특권일 것입니다.
3만 2000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남긴 그림이 그대로 있는 쇼베 동굴로 가봅시다.
어두운 이 동굴의 환경을 고려한다면 홀로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누군인지 알 수 없는 이 뛰어난 그림을 그린 사람은
쇼베의 동굴에 혼자 있지 않았습니다.
그를 위해 불을 밝힌 또 다른 호모 사피엔스가 있고,
울퉁불퉁한 동굴의 벽을 긁어내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는
또 다른 호모 사피엔스가 있습니다.
동굴의 벽이 평평해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수월하게 재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죠.
3만 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홀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
호모 사피엔스의 본질입니다.
인간은 진화를 거듭하며 인간이 존재하고 삶을 영위하는 구체적인 양태는 변화했지만,
우리의 본질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고로 인류는 하나의 공동체이며 코로나19의 시대에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란 종은 신체항상성을 유지하고, 후대에 유전자를 전달하고자 하는
생명의 가장 근원적인 목적을 위해 노력하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인간의 신체가 주변 환경에 적응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갈등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생겨나고,
생명이 존재하는 한 갈등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이 제 기능을 점차 잃어가면서
갈등의 빈도와 정도는 점차 줄어들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안정성을 추구하는 우리의 뇌는 수많은 편견, 차별, 혐오를 만들어냅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 뇌에 저장된 감정의 리스트는
내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내 안에 체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위기와 갈등에
얼마나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해 왔는지를 보여줄 것입니다.
'존재를 위한 투쟁'은 "종의 기원" 3장의 제목입니다.
태고의 세상은 평화롭고 행복하고 완벽한 곳이라는 원시주의의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화론은 이러한 원시주의적 믿음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그토록 그리워하는 원시 이상향은 사실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지구상에 생명체가 나타난 이후 존재를 위한 투쟁은
잠시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영원한 낙토는 없다는 진화론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인류를 고통스럽게 하는 주요 원인은,
사실 생존을 위한 기나긴 진화사적 과정에서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존재를 위한 투쟁이 인간성에 남긴 커다란 진화적 트라우마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기나긴 진화의 산물입니다.
인간 정신에 관한 '단 하나의 이론'을 제시한다면
바로 '존재를 위한 투쟁'으로서의 마음의 진화입니다.
<단 하나의 이론>에서 리처드 파인만의 질문에 대해
7명의 지성인들의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파인만은 무엇을 꼽았을까요?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다'라는 원자론입니다.
이 이론에 기대어 화학을 비롯한 과학기술
그리고 인류 문명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어서 그는 "하나의 이론에 약간의 상상과 추론을 더하면,
이 세계에 대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끌어낼 수 있다."라며 덧붙입니다.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복잡다단한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를
손에 쥘 수 있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지성인 7명의 강의는 특정 분야에서 발견된 하나의 개념이
어떻게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 복잡한 세계를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로 확장되는지 전달합니다.
나아가 세계관을 확장해 통상적인 시각으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면들을 발견하도록 이끌어줍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불변의 진리와 삶을 가치를 구하는 이에게
<단 하나의 이론>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