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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오브 퓨처 ㅣ 안전가옥 FIC-PICK 1
윤이나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월
평점 :

거의 모든 장르의 글을 쓰는 윤이나 작가와 서울에서 영화도 만들고
아이를 키우며 1년 중 10개월은 글을 쓰며 보낸다는 이윤정 작가,
배우이며 극작가인 한송희 작가, 소설과 대본을 주로 쓰는 김효인 작가,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가작으로 데뷔한 오정연 작가가
함께 쓴 근미래 로맨스 단편소설을 엮은 작품집 <무드 오브 퓨처>를 보겠습니다.

글로벌 로맨스 서바이벌 리얼리티를 표방한 '아날로그 로맨스' 프로그램은
연애와 생존을 표방한 쇼입니다.
태평양 한가운데의 무인도에 출연자들을 내려놓고
실시간 통역 기술이 적용된 란토없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면서
살아남고 연애를 해야 합니다.
나 준은 올리와 3년 동안 연애를 했고 헤어졌습니다.
친구 니나가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우연히 전 애인 올리가 여기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이곳에 출연한 이유를 묻기 위해 펑크 난 출연자 대신 준이 들어갑니다.
섬 안에는 제작진과 소통할 수 있는 바퀴로 이동하는 깡통 로봇 헤이가 있습니다.
헤이는 섬 곳곳에 숨겨진 카메라와 연결되어 있고
언제 어디서든 허공에 대형 가상 스크린을 펼쳐,
제작진의 메시지나 미션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세계 30개국의 언어로 대화할 수 있지만 개인 인터뷰 상황이 아닐 때는
어떤 질문을 해도 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헤이는 제작진의 스파이였고, 모두를 바라보는 눈이고,
모든 소리를 듣는 귀였으면 심판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올리는 나와 소통하려 하지 않았고,
나는 첫 번째 미션에 우승해서 특전을 받기 위해 달립니다.
SA0341QT709(이하 SA)는 아직 인간의 형상을 갖추지 못한 코드 덩어리입니다.
SA는 인공운명연구소(AFI)에서 개발한 주문형 인격체 AF 중의 하나로
생성과 동시에 형상을 부여받습니다.
매니저 제임스가 SA를 지은이라고 부르는 순간 SA는 지은이 되었습니다.
AF들은 열차를 타면서 저마다의 과거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학습합니다.
그곳에는 기쁨, 슬픔, 실망, 분노 같은 온갖 감정이 흘러넘칩니다.
지은은 오랜 친구였던 성진의 고백에 결혼을 했고
함께 지낸 지 3년이 넘은 2028년 4월 26일,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남편에게 고백합니다.
지은은 플랫폼에서 벤치에 앉은 은수를 봅니다.
은수는 지은이 흥미로웠고 그렇게 지은과 은수는 가까워졌습니다.
부지런히 학습하고 만남의 창에 나가 성진을 만나고,
성진의 피드백에 따라 지난 학습의 오류를 수정하는 생활을 계속하면서도,
저녁이면 은수의 벤치를 찾아가 커피를 마시는 게 지은의 일상이 됐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벤치에 은수가 없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는 피를 흘리며 은수가 기차에서 내립니다.
예술인 빌라 401호에 사는 소혜는
2년에 하나씩 거주 자격 확인용 작품을 제출하지 못한
401호 친구이자 배우 승은이 떠나고 그 집에 다른 남자배우가 이사 옵니다.
승은이 떠난 후에도 글을 쓸 수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3개월 안에 거주 확인용 작품을 제출하라는 문자를 받고 마음이 급해집니다.
기분 영양제인 비타무드를 큰마음 먹고 주문해서 한 알 먹었는데 똑같아서
열 시간 정도 지나 다시 한 알을 더 먹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한이 들면서 토해내듯 비명과 눈물이 쏟아집니다.
소리를 내며 우는 와중에 속이 갑갑해져서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옥상 흡연 구역에서 마음 놓고 울음을 쏟아낸 소혜는
다음날 자신의 현관에 누운 채로 눈을 뜹니다.
부작용으로 고소를 하기 위해 제약회사 매장을 찾아갔으나
명현 현상이라며 쌓인 게 많아서 그렇답니다.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 소혜는 집에 들어가다가
옆집 남자도 어제 이것을 먹고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시달렸다고 말합니다.
피가 날 정도로 온몸을 긁는 그를 보며 다큐멘터리를 제안합니다.
준은 올리에게 물을 수 있을지, 인공지능 은수와 지은은 어떻게 될지,
기분영양제로 만난 감동과 배우는 어떻게 될지,
무기력증에 걸리는 번아웃증후군의 변종인 '런아웃증후군'에 걸린 사람들 이야기와
과거와 미래, 지구와 우주 사이에서 이메일을 통해 첫사랑을 만나는 이야기도
<무드 오브 퓨처>에서 확인하세요.
안전가옥의 첫 기획 앤솔로지인 옴니버스 픽션 시리즈 FIC-PICK의 첫 번째 책,
<무드 오브 퓨처>는 다섯 명의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SF와 로맨스는 뭔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런 거리감은 1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너무나 잘 어울려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어서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오는 소통의 부재, 가상현실의 인공지능과 안도로이드들의 의미,
비혼주의자에게 닥친 연애주의보, 현실을 피해 도망간 사람들,
과거와 미래를 관통해 만나는 사람들까지, 앞으로 우리 앞에 닥칠 미래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더욱 등장인물들의 사랑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을 만나기 힘든 요즘,
앞으로의 연애 모습은 변할지라도 사랑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