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도 보험이 되나요? - 탐정 전일도의 두 번째 사건집
한켠 지음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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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들어질 때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해결해 달라고 

매달리고 싶은 마음에 전일도 탐정을 탄생시킨 저자. 

무슨 일이 안 풀려도 '네 잘못 아니야'라고 위로해 주는

 "탐정 진일도 사건집"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 

<탐정도 보험이 되나요?>를 보겠습니다.



16개의 이야기 중에서 2번째 이야기, '돌진, 앞으로!'는 

남사친인지 남친인지 잘 모르겠는 썽이가 자비로 완성한 영화가 

예심에서 탈락하고 대학 선배들과 인터넷 매체를 만들어 기사를 씁니다. 

정식 언론사의 기자가 아니기에 알아서 사건사고를 취재해야 하는지라 

탐정 전일도를 한 번씩 따라다닙니다. 

카페에서 음료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흰색 차량이 맞은편 건물에 돌진해서 유리문과 충돌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119 신고를 맡기고 일도는 썽이를 끌고 

자신이 본 내용으로 추리를 합니다. 

번호판으로 렌터카이고, 퇴근 시간대를 노린 걸 보니 인명 피해를 의도한 것 같고, 

운전 미숙이라 보기에 조금 전 빌딩 주위를 돌 때 코너링이 좋았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이제 범행 동기를 알아야 할 차례지요. 

건물 안으로 들어갔더니 누군가가 운전자를 알아봅니다. 

'선생님'이란 호칭을 쓰는 걸로 이 빌딩에 입주한 공공기관이 아닐까 싶었고, 

사고 현장에서 충격받은 것처럼 보이는 얼굴을 찾아 

운전자에 대한 평판 조사를 시작합니다. 

자신은 탐정이고, 썽이는 기자로요. 

사고를 낸 운전자는 계약직으로 일을 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약직을 차별하고, 성추행을 하며, 업무시간 외에 잡일을 시키는 등 

차별이 공공연하게 있답니다. 

게다가 얼마 전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한다는 논의가 있었는데 

정규직과 외부의 반대로 없던 일이 되었답니다. 

상심한 운전자가 일을 낸 게 아닐까 싶어 운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작고 어리고 귀여운'은 달봄이라는 먹방 아기가 

이유식 먹는 모습의 동영상으로 조회 수와 구독이 오르자 

아기의 부모는 퇴사하고 PD와 영상 편집자를 고용해 정기적으로 영상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달봄이가 어린이가 되면서 단순히 먹는 걸로 인기를 끌 수 없어 

달봄 부모는 어른 입맛을 강요했습니다. 

달봄이는 인상을 쓰며 먹다가 엄마나 아빠가 어떻냐고 하면 

환하게 웃으며 맛있다고 합니다. 

일도도 달봄이의 영상을 자주 보는데 

달봄에게서 진짜 엄마 아빠를 찾아 달라는 의뢰가 옵니다. 

일도는 약속 장소에 나갔고, 일도의 쌍둥이 오빠는 팬심으로 따라옵니다. 

진짜 엄마 아빠는 카메라가 없을 때도 많이 놀아 주고, 

날도 안 굶기고 먹을 거 주고, 자신이 먹고 싶은 것만 먹으라고 주고, 

유튜브를 안 해도 자신을 사랑해 준다며 찾아달라고 합니다.


마지막 이야기, '어둠에 묻힌 밤'은 두 번째 이야기의 등장인물 운전자 

승희가 다시 등장합니다. 

역시나 썽이와 함께 그곳으로 갔더니 승희가 1인 시위를 합니다. 

열심히 일했고, 업무도 빠릿하게 잘했는데 

재계약을 안 해줘서 잘렸다고 합니다. 

경비원이 제지해 일도는 텐트를 크리스마스이브에 맞게 전구로 둘렀고 

과자와 담요, LED 촛불을 샀습니다. 

썽이는 이런다고 누가 알아주냐며, 헛수고라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밖으로 나가자 일도는 따라가서 왜 그런 소리를 하냐고 묻습니다. 

자신도 영화 찍거나 기사 쓸 때 세상을 바꾸고 싶었는데 

안 되었다며 답답해서 그랬다고 합니다. 

일도는 썽이의 손을 잡고 한 사람씩 조금씩 바꾸면 된다며 다시 들어갑니다. 

일도는 캐럴도 부르고 양말도 만들어 매달고, 

자신의 의뢰인들에게 이곳으로 산타 모자와 선물을 가지고 오라고 보냅니다.




불륜 전문 탐정인 부모의 가업을 이어 탐정 일을 하는 전일도, 

하지만 그녀에게 의뢰하는 사건은 어찌 보면 작은 사건입니다. 

출판사 사기, 우주선을 찾아달라는 외계인, 

아이를 낳아야 하는 이유를 찾아달라는 예비 엄마, 

진짜 엄마 아빠를 찾아달라는 꼬마 유튜버,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하고 잠적한 직장인, 귀신이 보인다는 의뢰인, 

임신 중절 수술을 같이 가달라는 의뢰인, 

같은 부서 직원이 갑자기 안 나와 찾아달라는 의뢰인 등 

당사자에겐 큰일이지만 세상에선 사소한 사건입니다. 

그런 사소하지만 중요한 사건의 해결을 위해 

전일도는 열심히 일하고 위로도 합니다. 

어떨 땐 의뢰받지 않은 일까지도 합니다. 

의뢰인들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탐정이 받아주고 

감당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사건을 맡깁니다. 

'열 번 의뢰하면 한 번 공짜' 쿠폰을 건네며, 

오늘도 탐정 전일도는 '일상 속의 수상한 것'을 찾습니다. 

관찰력과 직감을 총동원해서 사건을 발견하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사이코패스처럼 보이지만 사연 있는 연쇄살인마'를 잡는 

본격 하드보일드 누아르 탐정이 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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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신화 백과 - 한 권으로 끝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 영웅, 님페, 괴물, 장소,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아네트 기제케 지음, 이영아 옮김, 짐 티어니 삽화 / 지와사랑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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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라웨어 대학의 고전학 교수이자 고대 그리스·로마학과 학과장인 

저자는 에피쿠로스 철학,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에서부터 

자연환경에 대한 고대의 태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해 글을 썼습니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저자의 지식이 담긴 <고전 신화 백과>를 보겠습니다.



신 중에서도 유명한 '아프로디테'는 성애적 사랑, 성, 

아름다움을 관장하는 그리스 여인입니다. 

올림포스 12신 중 한 명으로 인간과 동물의 생식, 토양의 비옥함, 

식물의 번식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로마인은 베누스라는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아프로디테 탄생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를 적었고 

여신을 섬긴 물적 증거와 흔적, 아프로디테 신앙의 기원을 알려줍니다. 

아프로디테는 무수한 신과 인간의 연애사에 간섭할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도 수많은 상대와 정을 통했습니다. 

에로스, 데이모스, 포보스, 하르모니아,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낳았고, 

일설에는 다산의 신 프리아포스, 시칠리아의 왕 에릭스를 낳았다고도 합니다. 

그녀의 인간 애인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는 미소년 아도니스였고,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연애에 성공한 인간 영웅도 많았습니다. 

아프로디테와 관련된 상직 식물과 여신에게 바쳐진 성스로운 동물도 소개합니다.


하늘의 별자리로 많이 들어본 '안드로메다'는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와 카시오페이아의 딸입니다. 

신화 기록가 아폴로도로스에 의하면 카시오페이아는 

님프들보다 자신이 더 아름답다고 떠벌리고 다녀 

그녀의 딸 안드로메다는 바닷가의 험한 절벽에 쇠사슬로 묶이는 신세가 됩니다. 

영웅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잘린 머리를 손에 든 채 하늘을 날고 있다가 

그녀를 보았고 사랑에 빠져 그녀의 아버지 케페우스에게 괴물을 쫓아줄 테니 

신부로 달라고 제안합니다. 

안드로메다는 남편을 따라 그리스로 가서 세 아들과 세 딸을 낳았고, 

그녀가 죽자 아테나는 하늘로 올려 보내 동명의 별자리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영화 등장인물로 친숙한 '탈로스'는 살아 있는 조각상 혹은 

로봇으로 묘사되어 왔지만 감각을 가진 생물이랍니다. 

시인 아폴로니오스는 탈로스가 고대 청동 종족의 후손이며 

제우스가 에우로페에게 준 선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크레타 섬 주위를 돌며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섬을 지켰으나 

피가 흐르는 발목은 약점입니다. 

탈로스는 마녀 메데이아와 동행한 이아손의 아르고호 원정대와의 대결로 유명합니다.


키프로스 섬의 현대 도시 루클리아 부근의 팔리아파포스(고대 파포스)는 

아프로디테의 가장 중요한 성지로, 신화에서 그 여신과 인연이 있습니다. 

바다의 거품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가 

제일 처음 발을 디딘 곳이 파포스 근처의 키프로스 해안이었다고 합니다. 

파포스의 건설에 관해서는 서로 모순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고전 신화 백과>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 영웅, 괴물, 장소를 담은 모음집입니다. 

신화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화의 모든 것이 있진 않습니다. 

그보다는 이디스 해밀턴의 고전 "그리스 로마 신화: 신과 영웅의 영원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로 범위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해밀턴은 원전에 충실하면서 생생한 문체와 표현을 사용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세계에 대한 권위 있고 대중적인 안내서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 책의 범위는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로 정해졌지만 내용은 

신화의 세계를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신, 인간, 괴물, 장소로 나눠 소개하고 있으며, 

신은 불사의 신과 필멸의 신 모두를 포합니다. 

인간에선 여성 전사들 아마조네스 같은 집단뿐만 아니라 영웅 개개인도 아우르며, 

거대한 몸집의 인물과 반인반수는 유순하든 포악하든 상관없이 괴물로 분류했습니다. 

책에 나온 특정 내용은 오늘날 가장 잘 알려진 원전들에서 따온 것이며 

이 책에 언급된 모든 고대 작가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마지막에 모아놓았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한 신화에 대해 여러 버전의 기록을 남기면서, 

확신하지 못하는 내용까지 함께 담았습니다. 

그러므로 <고전 신화 백과>를 읽으면서 유명한 버전, 

가장 재미있는 버전, 신빙성 있는 버전, 설득력 없는 버전을 골라보며 즐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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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기분은 철학으로 할래 - 디즈니는 귀엽고 코기토는 필요하니까
마리안 샤이앙 지음, 소서영 옮김 / 책세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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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생조셉 드 라 마들렌의 철학 교사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철학에 대중문화를 접목한 '팝 철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칼럼 등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저자가 쓴 <오늘 내 기분은 철학으로 할래>를 보겠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정말 오랜만에 본 '겨울 왕국', 특히 자녀들 때문에 한 번 이상 강제로 더 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 겨울 왕국과 철학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철부지 동생 안나가 첫눈에 사랑에 빠져 막무가내로 결혼하겠다고 언니에게 말하는데요, 이런 사람이 바로 욕망에 눈이 먼 사람입니다. 안나는 누구와 사랑에 빠질지 알기도 전부터 이미 사랑에 빠지기를 원했다는 거죠. 대상은 일종의 핑계에 불과하고 실제 욕망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면, 욕망은 나쁜 만남, 나쁜 선택, 실수 같은 위험으로 가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욕망의 대상이 수동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욕망의 대상은 의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결정 작용은 사랑하는 대상을 수많은 환상 속의 장점으로 포장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 작용은 일정 기간만 지속되고, 머지않아 콩깍지가 벗겨지면,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제야 자기가 사랑하던 대상의 객관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경악하게 됩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 엘사와 안나를 구한 것은 왕자 한스의 사랑이 아니라 두 자매가 서로에게 베푼 사랑이었습니다. 엘사의 힘은 자신의 욕망을 조절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엘사는 얼음 결정을 만들지만, 결정 작용에 휘말리지 않습니다. 그녀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았습니다. 철학의 힘 덕분입니다.


우리는 외면의 아름다움에 쉽게 현혹되기에 겉모습에 어떤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 너머에는 겉모습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일반적인 질문이 숨겨져 있는 '미녀와 야수'. 겉모습은 사물의 실재 자체를 파악할 수 없게 합니다. 그렇기에 시선을 돌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야수 혹은 왕자에게 가르침을 준 노파는 사실 "향연"에 등장하는 현인 디오티마와 같습니다. 그녀는 소크라테스에게 진정한 실재를 인지하고 온전히 인간적으로 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상승의 변증법을 설명해 주었다고 합니다. 진리는 겉모습 너머에 있는 걸 봐야 합니다. 벨은 감각계의 헛됨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벨의 눈은 단순히 육체의 눈이 아닌 정신의 눈입니다. 그녀는 겉모습 너머에 있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나무 인형에 불과한 '피노키오'는 남을 먼저 생각하고 용감하며 착하다는 것을 푸른 요정에게 증명해야 진짜 아이가 됩니다. 양심은 언제나 옳고 그름을 바로 알려주고, 유혹을 만났을 때 바른길로 인도해야 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계와 달리 인간은 의지가 있기에 선한 일을 할 수도, 악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직 인간에게만 칸트가 말한 도덕법칙이 있습니다. 인간성을 완성하는 길은 가능한 한 많은 도덕적인 행위를 하면서 좁은 의무의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나를 자연 및 기계와 구분해 주는 것, 그리고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선택을 하는 것, 바로 이것이 피노키오에게 주어진 시험입니다.




철학은 어렵고 따분할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내 기분은 철학으로 할래>에선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철학이 만납니다. 그래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미녀와 야수'는 플라톤이 말한 예지계를 보는 법을, '윌-E'는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윤리가 필요해지지는 않았는지를, '라이온 킹'의 심바는 영원히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에서 온전히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한지 등 디즈니의 캐릭터들과 철학의 연결고리입니다. '겨울 왕국'부터 '라이온 킹'까지 22개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안에 가득 찬 수많은 철학의 조각들을 발견하고 함께 읽어봅시다. 오늘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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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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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변호사로 일하는 신조하 작가, 환상문학웹진과 괴담 전문 레이블 소속인 유이립 작가, 한국크리에이터진흥협회 '제1회 SF 초단편 콘테스트' 우수상의 임하곤 작가, 이곳에서 처음 쓴 SF 이자 처음 발표하는 소설을 쓴 최희라 작가, 장르문학 플랫폼 '브릿 G'에서 활동하며 여러 소설을 시도하는 이세형 작가, 환상문화웹진 필진으로 활동하는 클레이븐 작가, 2021년 카카오페이지 NEXTPAGE 7기에 선정된 강윤정 작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회원인 이성탄 작가, 감춰진 세계에 완전한 질서가 있다고 믿으며 쓰는 안리준 작가,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을 모은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인간의 대리인"은 무뇌증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뇌를 통째로 이식받아 변호사로 일하는 이야기입니다. 인구 감소로 대체 노동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국 정부들은 로봇 개발에 걸린 모든 규제를 풀었고, 바리스타 같은 ALP(Alternate Labour Provider, 대체 노동력 제공자)들을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역할이 커질수록 사회는 이들에게 더욱 복합적인 기능을 요구했고 복합기능 수행에는 자율적인 판단이 요구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과학계는 뉴런의 세밀지도가 완성되고 체내 전기신호를 뇌까지 막힘없이 전달해 주는 하이퍼 실리콘이 개발되어 부분 뇌가 완성되었고, 결국 전체 뇌까지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ALP가 변호사가 될 수 없다는 로스쿨 동기들의 부모님의 반대에 인공지능 판사는 주인공의 손을 들어주었고 그럭저럭한 성적으로 졸업한 나는 작은 법률사무소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실험 부작용 사건을 변호하기 위해 법정에 도착했습니다.


다섯 번째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이야기는 대리 알바를 하다 만난 두 남녀가 토탈 이모션이라는 곳에서 의뢰가 들어옵니다. 그곳은 AI를 통한 감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최고의 감정 서비스를 위해 감정 대리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 경험이 있으니 그 경험을 토탈 텍스트(문자메시지 자동 생성)에 입력하면 기술팀이 두 사람의 노하우를 알고리즘화하고, AI가 내놓은 아웃풋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해주면 됩니다. 즉 직원이 되어 데이버베이스 제공, 아웃풋 확인 그리고 피드백을 하면 됩니다. 두 사람은 일을 시작했고 개인을 상대로 한 토탈 텍스트는 대박이 났으며, 이어 기업을 상대로 한 토탈 ARS도 성공을 거둡니다. 그 후로 회사는 토탈 픽션, 토탈 사운드, 토탈 드로잉, 토탈 프렌드까지 승승장구를 하고 두 사람 역시 결혼하고 풍족한 삶을 누립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며 여자는 예전에 자신이 했던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고 합니다. AI가 사람들을 만족하는 시나리오를 쓰기에 사람이 쓰는 건 없는 현실에 말이죠. 그러면서 남자에게도 예전처럼 색소폰을 불고 싶지 않냐고 물어봅니다.


여섯 번째 "도덕을 도매가에 판매합니다"는 도덕 인증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7년 전, 반 외계인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우주 공항에 테러를 가했습니다. 이 일로 우주 공항은 잔해가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외계인들은 지구를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지구에 외계인은 오지 않습니다. 이 사건으로 전 세계적으로 금융 위기가 발생했고 물자는 부족했으며, 특히 외계 기술이 접목된 물건은 씨가 말랐습니다. 그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직장과 집, 가족을 잃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도덕적이지 않은 이들을 인간 취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죄의 경중 보다 부도덕한 자들을 모두 엄하게 처벌하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정수는 젊을 때 밤늦게까지 술 마시며 놀다가 나이만 먹고, 벌어놓은 돈도 없어 도덕 3.4 버전만 가지게 됩니다. 겨우 택배회사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데 얼마 전 도덕 3.0버전 인간이 특수 강도를 저질러서 정부에서도 곧 버전 4이하의 도덕을 소유한 자는 일 시키지 말라고 한답니다. 돈이 없어 상위 버전의 도덕을 살 수 없는 정수는 광장에서 화형에 처해질까 두렵습니다.




가까운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는 진정한 '인간다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죄인을 돕는 건 죄가 없는 성자만이 가능하고, 사람을 구원하는 건 사람이 아닌 신의 아들이었든 인간을 변호할 수 있는 건 인간이 아닌 자일 거라는 '인간의 대리인', 상대방의 순수한 의견을 전달해 주는 장치 스키마 리셋터를 사용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따르게 된다고 생각했으나 잠시 생각을 바꿀 뿐임을 알게 되는 '스키마 리셋터', 휴머노이드와 인간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나와 올퓌', 윤리적인 뇌를 주입한 인류는 범죄는 줄어들었지만 사회의 활력이 사그라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일부가 반세기 전 주인공이 내린 결정이 무엇인지 회고하는 '영원', 감정적 체험이 시장을 통해 돈으로 거래되는 시대에 물질적 빈부는 공감과 연민의 빈부로 확장된 현재를 그린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됩니다', 돈을 주고 도덕 단말기를 척추에 이식해야 하고 일정 버전 이하의 사람들은 일할 수조차 없는 세상을 그린 '도덕을 도매가에 팝니다', 인공자궁 기계에서 아이를 태어날 때까지 키우는데 대통령의 인공자궁 기계가 납치되었고 그 배후를 추적하는 '대통령의 자장가', 하나의 뇌 속에 두 개의 정신이 공존하는 이야기를 그린 '정신의 작용',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나 겪은 일을 프로그래머가 받아들이는 방식을 말하는 '미래의 죽음'까지, 9편의 신선한 SF 단편입니다. 배경도 놀랍고, 소재마저 처음 접해봐서 각각의 단편을 읽으면서 이런 상황이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덕분에 앞으로 벌어질 미래를 위해 지금의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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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숫자들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가
사너 블라우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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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뒤흔든 크라우드펀딩 저널리즘의 시초 "코레스폰던트"의 

수학 전문기자인 저자는 에라스무스 대학교 경영 대학원과 

턴버겐연구소에서 계량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네덜란드 고등연구소 전속 저널리스트이기도 합니다. 

블라우가 몸담고 있는 "코레스폰던트"는 새로운 시선을 담은 

양질의 기사를 내보이기 위해 출범했으며, 

펀딩이 시작된 지 불과 8일 만에 1만 7,500명의 구독자와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 4000만 원)를 모으며 주목받았습니다. 

숫자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심층 취재한 <위험한 숫자들>을 보겠습니다.



우리가 숫자에 열광하게 된 최초의 계기는 바로 나이팅게일이 

1856년에 쓴 크림반도 상황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85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통계수치들을 화려한 도표로 표현했는데, 이 도표들을 유력 인사들에게 보냈습니다. 

이를 본 정부는 나이팅게일의 조언대로 많은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도표를 사용한 

세계 최초의 인물들 중 한 명입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통계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표준화를 도입했으며 

수치를 대규모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숫자는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도 있지만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숫자를 대규모로 사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개념(표준화, 수집, 분석)은 틀릴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틀리기도, 단단히 틀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없었더라면 보지 못했을 것들을 드러내줄 수 있습니다. 

약의 효과를 검사하거나 어린이의 발달 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 

흑인 미국인과 백인 미국인 간에 다른 IQ 점수를 통해 

불평등의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숫자를 대화의 종착지로 삼지 말고 출발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질문들을 계속 던져야 합니다. 

연구 과정에서 어떤 선택이 있었을까?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런 차이가 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숫자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미리 결정한 것을 측정한 값이 아닐까?


빅데이터는 Volume(양), Velocity(속도), Variety(다양성),

 Veracity(진실성)이라는 네 가지 V로 정의됩니다. 

달리 말해 신속하게 움직이며 온갖 종류에다 

굉장히 많은 양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오늘날 수조 바이트의 데이터를 다루기 위해 알고리즘을 내놓았습니다. 

이 기법들은 구글에서 어떤 검색 결과를 얻을지, 

페이스북에서 어떤 게시물을 볼지 등을 결정합니다. 

컴퓨터는 인공지능의 한 유형인 기계학습을 이용해 

사전에 프로그래밍하지 않았던 과제를 단계적으로 배웁니다. 

희한하게도 알고리즘은 자기학습 능력으로 매우 복잡해져서 

아무도, 심지어 프로그래머조차도 소프트웨어가 

어느 단계를 밟고 있는지 모를 정도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알고리즘은 표준화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프트웨어가 데이터를 분석하게 만듭니다. 

이런 단계들은 각각의 단계에서 많은 것이 잘못될 수 있습니다.

'좋거나 나쁜' 것은 알고리즘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런 까닭에 알고리즘이 어떤 목적에 봉사하는가라는 논의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데이터가 아무리 신뢰할 만하고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알고리즘은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가 그릇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싶다면, 

자신의 직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수 뒤에 누가 있는가? 그 사람이 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가?'입니다.




숫자는 현대사회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통계든 시험 점수든 여론조사든 빅데이터든 

숫자는 이 세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자는 <위험한 숫자들>을 쓰면서 숫자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자신의 삶이 숫자에 지배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인 지금은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완전히 달라진 까닭은 숫자 때문입니다. 

또는 바이러스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수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수를 잘 아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숫자가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때에는 

그 숫자를 나쁘게 이용하려는 동기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이 책으로 숫자에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우고 

숫자의 쓸모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세상&맘수다 카페를 통해 책을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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