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
건축지식 편집부 지음, 정지영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9월
평점 :
959년에 창간된 일본의 건축 전문 월간지로 건축에 관해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던 시기부터 자재와 구조, 안전 등 전문적인 지식을 다뤄 오며 건축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한 곳입니다. 실무에 도움이 되는 주제를 다룬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잡지를 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을 알려주는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을 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부원 악어 와니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회사를 그만두고 서점을 차리겠답니다. 그 말을 들은 편집장 고양이 고린은 와니타가 의지하는 선배 개 이누야마에게 가르쳐 주라고 합니다. 이누야마는 어디에, 어떤 스타일의 서점을 열 것인지를 물어보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난감해합니다. 일단 서점이란 곳에 필요한 물건은 알맞은 책장, 포인트로 활용 가능한 의자, 고객을 맞이하는 입구, 매장을 알리는 광고, 매장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조명, 작업에 중요한 계산대, 회계를 위한 계산 시스템, 서점을 성장시키는 사무용품, 서점을 꾸미는 기타 물품, 청결한 매장을 위한 청소 도구입니다.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에선 3장으로 나눠 서점 콘셉트와 책이 돋보이는 서점, 기초 지식을 조목조목 알려줍니다.
1장에는 작고 유지하기 쉬운 서점과 조금 큰 서점, 복합형 서점, 대형 서점, 취미 공간 서점, 전문 서점, 이동 서점으로 종류별 서점을 구분해 취급하는 책의 종류, 권수, 점포 평수를 보여줍니다. 일반인도 이해하기 쉬운 평면도와 서점의 실제 사진을 함께 실어 어떤 부분에 중점을 주고, 고객과 매장 동선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책의 종류는 어떻게 했는지도 설명합니다. 또한 서점에서 제일 중요한 책장은 어떤 크기, 디자인, 디테일로 특색 있게 꾸몄는지도 알려주는데 비용을 줄인 저렴한 합판이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서점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서점의 전면부를 어떻게 꾸밀지도, 조명과 인테리어 물품도 소개합니다. 2장은 1장에도 나왔지만 진열 방식, 책을 놓는 방법, 조명의 설치 방법 등의 매장 운영 방법을 보여줍니다. 서점에 어울리는 잡화와 행사, 책을 골라주는 서비스 등으로 다른 서점에는 없는 특별한 서점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장 대여 서점으로 하나의 매장을 다수의 구획으로 나눠 구획마다 출점자를 모집하는 매장도 있습니다. 자신이 빌린 구획 내에서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배열할 수 있고, 매입도 각자 하기 때문에 서점에 관심 있는 사람은 부담 없이 점주가 될 수 있는 방식입니다. 3장은 책의 판형, 제본 종류, 부위 명칭, 책을 매입하는 방식, 도서 유통의 구조 등 서점을 운영하는 데 있어 알아두면 좋은 기초 지식을 실었습니다. 마지막 부록에는 업계 용어도 있습니다.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꿈꿔봤을 서점 운영,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동네 서점도 없어지는 판국에 섣불리 차릴 수도 없고, 그저 꿈으로만 그쳤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을 보면서 용기가 생겼고, 일본의 로컬 서점이 왜 인기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서점은 대형서점과 동네 서점이 있는데, 동네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곳이기보다 문제집과 문구를 파는 곳에 가깝습니다. 동네 서점의 대부분이 문제집이고, 나머지 한편에 베스트셀러와 그림책들이 있습니다. 이런 한국의 서점에 비해 일본의 서점은 오래 운영한 곳이 많고, 서점을 배경으로 한 책이 나와 인기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 책에서 그 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책들을 판매하는 서점도 있겠지만, 독립출판과 몇 가지 분야의 특화된 책들을 판매하거나 중고도서를 파는 서점도 있고, 체험과 강연, 모임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는 동네 서점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래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서점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고, 지적 즐거움을 얻으며,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이 됩니다. 이렇게 일본의 개성 넘치는 로컬 서점 40곳을 평면도와 더불어 소개하니, 서점 운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도움이 될 책입니다. 게다가 '책이 바래는 문제, 절도에 대한 대책, 개업 자금은 어느 정도, 경영 지속을 위한 노력, SNS는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해 서점 주인이 직접 답해주고 있어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엔 책방을 차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책에 소개된 일본 서점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그만큼 소개한 서점의 매력을 잘 알려준 책입니다. 예비 서점 운영자에게 읽기를 권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