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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딸 (양장)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이영의 옮김 / 새움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많이 들어본 작가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이 글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 푸시킨.
그의 완결된 유일한 장편소설 <대위의 딸>은
푸시킨의 생각을 오랫동안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차례입니다.
주인공 표트르 그리뇨프는
에카테리나 여왕 시대의 러시아 지방 귀족 태생으로
아버지의 뜻에 따라 17세에 변방 벨로고로드 요새로 가게 됩니다.
그의 충실한 시종 사벨리치와 가는 중 눈보라를 만나
오도 가도 못하고 있을 때,
우연히 만난 나그네의 도움으로 근처 농민 집에 하루 묵게 됩니다.
그 나그네는 탈주병으로 나중 농민 반란의 대장이 되는 푸가초프였어요.
하지만 그땐 그의 초라한 행색으로 길을 가르쳐 준 보답의 의미로
자신의 토끼 가죽옷을 줍니다.
여러 일을 겪은 후 도착한 벨로고로드에서,
요새장인 쿠즈미치 가족과 친하게 지내며,
그의 외동딸 마샤를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그녀에게 청혼을 거절한 시바브린과 결투를 하게 되죠.
이런 동안에 푸가초프의 반란군이 요새를 습격해,
승리를 거두고 마샤는 신부의 집에 몸을 숨깁니다.
요새장 부부와 모든 장교들은 살해되었지만,
주인공은 옷을 건네준 인연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죠.
배반자 시바브린은 요새장이 되었으나 주인공은 탈출해
반격 대열에 가담하게 됩니다.
마샤로부터 편지를 받게 된 주인공,
시바브린이 마샤에게 결혼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사실을 알고, 그리뇨프는 홀로 마샤를 구출하기 위해 요새로 가지만,
포로로 잡혀 푸가초프에게 마샤를 구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무사히 마샤를 구해내고, 자신의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보냈습니다.
다시 둘은 헤어져 반란군으로, 정부군으로 각지를 전전하게 되죠.
드디어 전쟁이 끝나고, 둘은 결혼생활을 시작합니다.
단란했던 시간도 잠시,
반란죄로 체포된 시바브린이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하고,
그리뇨프는 죄를 뒤집어쓰고 시베리아의 감옥에 가게 됩니다.
마샤는 모스크바로 가서 여왕에게 주인공의 억울한 누명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연히 만난 귀부인에게 사정 이야기를 한 마샤는
그 귀부인이 여왕임을 나중에 알게 되죠.
마샤의 이야기를 들은 여왕은
마샤에게 편지를 보내며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다시 마샤는 주인공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끝인 줄 알았던 이야기 뒤에 에필로그가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닙니다.
역사의 변화 속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심리묘사가 당연할지 모르고,
주인공이 상황이 바뀜에 따라 변화하는 게 마땅하지만,
예전만 해도 주인공은 착하고 끝까지 착해야 하는 것이죠.
처음엔 어수룩하고 꿈에 젖은 청소년 같았던 주인공 그리뇨프가
마샤를 지키기 위해 결단력있고 용감한 인물로
변화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고도, 마샤에게 피해가 갈까
입을 다물고 있는 모습에서 성숙한 한 남자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철없던 어린 남자가 역사적 사건을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볼 수 있는 작품이네요.
이 책은 마샤 역시도 겁이 많던 소녀에서 자신의 남편을 지키기 위해
여왕한테 가는 의지의 여인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눈앞에 어떤 일이 생겨도 중요한 것은,
동정을 느낀 주인공의 호의와 마샤를 향한 사랑입니다.
또한 여왕이 마샤의 뒷일을 봐준 것은
마샤 아버지의 애국심과 충정, 부모를 잃은 마샤에 대한 동정심이라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에 기인한 것입니다.
푸시킨은 말합니다, 선한 감정 즉 선의로 각자 살아가자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