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공부가 뭐야? 높새바람 28
윤영선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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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궁금증이 마구 일어난 동화책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조금 실망을 한 작품이예요.

70년대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 주인공 11살 영희의 눈에 비친 언니들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놓았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라 70년대 농촌 여자아이가 나와서 저희 아이가 동질감을 느끼기엔 거리가 있었습니다.

저또한 그 뒤에 태어난 사람이고, 도시에서 자란터라 100% 공감할 순 없었고요.

그래도 주인공 영희의 마음이 되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영희의 눈엔 악착같이 공부하는 언니들이 이상하게만 보입니다.

큰언니는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이제 작은언니마저 중학교 들어가는 시험을 본대요.

월남한 아빠는 딸들이 자꾸만 바깥으로 나가는 것에 불만이 많습니다.

잘못하다가 남으로 내려온 간첩에게 자신이 붙잡힐까봐, 그래서 가족들이 다칠까봐 전전긍긍하지요.

하지만 딸들은 자기들의 꿈을 향해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큰언니는 장학금을 받으며 중학교를 다니다가, 대구에 있는 산업고등학교로 진학합니다.

아버지는 중학교 졸업하면 집에 돌아와 농사짓다가 시집가라고 하지만, 큰딸의 꿈을 꺾을순 없었어요.

그곳에서는 한나절 일하고 한나절 공부해서 학비 걱정 없고, 공장에 기숙사가 있어 방을 얻을 필요가 없대요.

이렇게 자신의 앞가림을 마련해 놓고 열심히 공부하려는 큰언니, 그래서 대학교에 들어가 디자이너가 되고 싶대요.

당찬 큰딸의 말에 아버지는 말을 잃고, 엄마는 자신의 못배운 것을 큰딸은 그러지 않길 바라며 독려합니다.

작은언니 역시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이제 집에는 주인공 영희와 갓난쟁이 남동생, 부모님만 남습니다.

이제 5학년이 된 영희는 시인인 총각 담임 선생님께 동시를 배웁니다.

그러면서 차츰 글쓰기와 동시 쓰기의 재미를 알게 되고, 잘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칭찬에 더욱 열심히 하리라 다짐하죠.

하지만 큰언니와 작은언니의 학비 마련을 위해 부모님은 누에를 더 많이 치고,

덕분에 동생 돌보기와 자질구레한 집안일은 모두 셋째 영희 차지가 됩니다.

학교 갔다 오면 숙제할 겨를도 없이, 동생 돌보고, 숙제를 겨우 다 마치면 동시 연습할 새도 없이 피곤해서 잠이 듭니다.

이제 영희는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읽고 싶고, 동시 연습도 많이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럴 수가 없지요. 그때마다 문득 큰언니와 작은언니가 야속합니다.

이제 왜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이 곳을 벗어나려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영희입니다.

 

이 책은 저자의 어릴 적 이야기가 묻어있습니다.

저자 역시 둘째 언니가 자길 돌보느라 제대로 공부할 수 없었다는 말을 듣고 고향 마을에서 겪은 일화를 모티브로 만들었습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먹게 된 5학년 담임 선생님이신 신갑선 선생님, 덕분에 저자는 글 쓰는 고상한 취미를 가지게 되었대요.

가난했기에 돈 안 드는 취미생활인 글 쓰기 또는 시 쓰는 일이 피곤해도 피곤치 않는 즐거움이였다네요.

그렇게 꿈을 꾸면서 그 꿈을 위해 달려갔던 저자의 이야기가 오롯이 묻어 나오는 책입니다.

70년대 어렵지만 저마다 다부진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살았던 수많은 영희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풍족하지만 아이들의 꿈은 더 적어진 것 같아요.

그 꿈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없어진 아이들의 꿈을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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