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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책임도 아닌
아사노 고세이 지음, 전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26년 9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2001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2022년 도쿄대 법학부 재학 중 쓴 단편 "살인범"으로 '제1회 도쿄대학생 미스터리 소설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2024년 <누구의 책임도 아닌>으로 '제44회 요코미조 세이지 미스터리&호러 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럼, 미스터리 소설 <누구의 책임도 아닌>을 보겠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것은 2010년 2월 28일 오전 3시 7분이었습니다. 당시 마쓰노 도루는 우메가오카 서 형사과에 있었습니다. 오전 1시가 지날 무렵부터 차가운 비는 눈으로 바뀌었고 파트너 마즈와키와 야간 당직 근무 중으로 도로를 순찰하고 있었습니다.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며 속도도 오락가락하는 경차를 세우고 불심검문을 하는데 운전자의 오른손이 무언가를 격렬하게 구타하고 난 뒤처럼 새빨갛습니다. 운전자가 갑자기 도주를 하고 이를 뒤쫓다가 교차로에서 승합차를 들이받고 전원 사망합니다. 처음에는 경찰의 과잉 대응을 비판했으나, 사고 직전에 발생한 강도치상 사건의 피의자로 경차 운전자 후지이케 미쓰히코가 지목되었습니다. 피해자 안넨 기요시는 가혹한 폭력을 당했고 정황증거가 확실했으나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습니다. 보름이 지난 후 피해자 자택 앞에서 경차 뒤편에 애니메이션 캐릭터 '마룬'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으로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매년 후지이케 미쓰히코의 묘를 찾아가 향을 피우고 그를 추모하는데, 12년이 지나 그의 부모가 마쓰노에게 재조사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지금은 경시청 수사 1과에 근무 중인 마쓰노는 부채감에 이를 받아들이고 조사를 시작합니다.
재조사를 시작한 마쓰노가 찾아낸 진실은 무엇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누구의 책임도 아닌>에서 확인하세요.
빨간 불에 오토바이가 갑자기 튀어나왔고 차에 그대로 부딪쳐서 죽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만취 상태여서 그의 100% 과실이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신경 쓰지 말라고 말라고 하지만 차를 운전한 사람은 후회를 하고 책임을 느끼고 속을 끓입니다. 그 마음은 응어리진 채 괴로움으로 남습니다. 나쁜 짓을 하면 보통 벌이 따릅니다. 뭔가를 해야만 해야 합니다. 사과를 하거나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가거나요. 사람이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벌을 받는 것만으로도 다소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물론 자신이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런 마음이 들지도 않겠지만요. 그런데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타인이 큰 피해를 입었다면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의 무게는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일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그냥저냥 사는 것 같은데,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을 탓하며 속세를 버린 사람처럼 삽니다. 누가 옳고 그른 게 아닙니다. 그저 안타깝게 느껴지며 일상으로 돌아가기는데 힘을 주고 싶을 뿐입니다. 하지만 진짜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또 죄를 지으며 오래도록 안온하게 살아왔다는 사실엔 울분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란 말에서 선을 행하면 선의 결과가 오는 것까진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도 최소한 악을 행하면 악의 결과가 따라주었으면 합니다. 결국 세상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며 잊어버리기 때문에 사건이 일어난 그때만 모면하면 된다고 여깁니다. 아무도 책임지기 싫어하는 이 사회에서 <누구의 책임도 아닌>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사회에 안테나를 세우고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