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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묘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1960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저자는 교토 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후기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교토 대학교 미스터리 연구회에서 활동하던 1987년 "십각관의 살인"으로 데뷔하여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주목받았습니다. 1992년 "시계관의 살인"으로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습니다. "수차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등 '관' 시리즈라고 불리는 일련의 장편은 현대 본격미스터리를 견인하는 원동력입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어나더",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진홍색 속삭임" 등이 있습니다. 그럼, '관' 시리즈의 여섯 번째 <흑묘관의 살인>을 보겠습니다.

1989년 7월 초순에 관리인 아유타 도마는 연락을 받습니다. 이 저택은 사이타마 현에 사는 모 부동산 회사의 사장이 소유하고 있지만, 토지와 가옥의 실질적인 관리는 이 지방의 대리인 아다치 히데아키 씨가 도맡고 있는데, 아다치 씨가 사장 아들과 친구들이 며칠간 머무른다고 합니다. 그들이 사용할 방을 준비하고, 머무르는 동안 식사 등의 시중을 부탁한다는 내용입니다. 풍향닭 대신 함석으로 된 검은색 고양이가 달려 있어서 '흑묘관'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에 현 소유주 아들 가자마 유키와 외사촌 히카와 하야토, 친구 기노우치 신과 아사오 겐지로가 옵니다. 그들은 대학 학생 록밴드 '세이렌'으로 활동하면서 친해졌고, 여름방학을 맞이해 같이 여행을 다니다 이곳에 온 것입니다. 담배를 사야 한다며 아유타의 차를 빌려 시내로 간 가자마와 기노우치는 그곳에서 만난 쓰바키모토 레나를 데리고 와서 같이 놉니다. 술과 약을 하며 노는 모습에 아유타는 방으로 들어가서 잠이 들었고, 다음 날 비명 소리에 잠긴 장서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더니 긴 의자에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목에 스카프가 감긴 채 죽어 있습니다.
숙박하던 호텔 화재로 오랫동안 의식불명 후 깨어난 아유타 도마는 역행성 건망증으로 기억을 잃었습니다. 그가 품에 지니고 있던 공책엔 '수기'란 제목으로 1989년 8월 1일부터 4일까지 '흑묘관'에서 일어난 사건의 기록이 적혀 있습니다. 그걸 읽은 아유타는 기단샤 출판사 편집자이자 추리작가 시시야 가도미를 담당하는 가와미나미 다카아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기억을 잃은 아유타 도마가 쓴 수기의 내용은 진실인지, 그렇다면 누가 레나를 죽였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흑묘관의 살인>에서 확인하세요.
<흑묘관의 살인>은 저자의 '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1989년 8월에 일어난 일을 '수기' 형태로 설명하는 과거의 한 축과, 1990년 6월 기억을 잃은 수기의 작성자가 그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현재의 한 축이 번갈아 진행됩니다. '흑묘관'은 천재이자 괴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건물이며, 그의 손길이 닿은 만큼 남들은 모르는 비밀 통로나 비밀 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시나 이 저택의 장서실에도 비밀장치가 있었으나 그 안에서만 조작이 가능합니다. 장서실의 잠긴 문안에서 발견된 시체, 밀실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범인은 그 방 안에 있던 네 명 중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약과 술에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서 누가 범인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범인이라며 말하고 자살한 한 명이 나타나고, 범인은 그라고 여기며 사건은 끝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탐정이자 추리작가인 시시야 가도미는 사건의 진실을 간파합니다. 그동안 놓치고 지나쳤던 많은 복선들이 전부 회수되며 반전을 선사하는데, 그런 추리 요소들의 장치를 곳곳에 숨겨둔 작가의 실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아직 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한 힌트를 주자면, '나는 거울 세계에 사는 사람이다'란 말을 기억하며 읽기를 바랍니다. '왜 몰랐지'라는 탄식을 독자들로부터 자아내게 하는 <흑묘관의 살인>, 다음 '관' 시리즈도 얼른 읽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