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후더닛
아사네 주지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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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86년 일본 나가노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신슈대학교 이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진화생물학을 전공했습니다. 석사과정을 마친 후 시청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미스터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붉은 여왕의 살인"으로 제16회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문학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두 번째 장편 <천 년의 후더닛>을 보겠습니다.



2038년 인류 최초로 1000년 뒤 깨어날 예정인 냉동 수면 실험이 실시됩니다. 행성 간 이주를 염두에 둔 콜드 슬립 기술이 성공했고, 희망자를 전국에서 모집했습니다. 20대에서 40대의 건강한 남녀라면 누구나 가능하며, 슬립 인원은 총 7명이고 그중 한 명은 연구소 직원 이리야입니다. 이번 슬립이 안전하다는 걸 홍보하고 또한 천 년 후의 세상에서 피실험자를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고등학교 교사로 3년 전 아내와 사별한 쿠란, 하청업체 직원으로 콜드 슬립을 실현하기 위한 고성능 기계인 테그미네를 개발한 카이, 생물학 연구자인 시나, 재력가 딸인 크로에, 의대생인 마르코, 회사의 연구개발직인 시몬까지 총 7명입니다. 하나둘씩 의식을 차리며 천 년 후의 세상에서 깨어났습니다. 하지만 시몬은 153년 전 테그미네의 작동이 멈춘 채 등에 칼이 찔린 채로 미라로 변했습니다.

유아는 싱글맘 엄마의 방치 속에서 낡은 주택단지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같은 단지에 사는 대학교 진화생물학 교수 구라이시가 유아에게 말을 걸었고, 집에 놀러 오라고 합니다. 매일 선생님 집에서 시간을 보냈고, 생물학자를 꿈꾸며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특히 집단유전학 강의에 흥미를 느꼈고, 졸업 후 생물학 계열 연구소 연구원으로 취직했습니다. 취직 후에도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 싶은 갈망과 자신이 그 갈망과 동떨어져 있다는 절망의 간극이 유아를 괴롭힙니다.

천 년간 모두가 잠든 사이에 살해된 채 죽은 실험자, 냉동실 안쪽 상자에서 발견된 얼굴이 뭉개진 소년의 시체, 천년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을 정리한 기사 중에서 124년간 비어버린 기록까지, 깨어난 6명은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천 년의 후더닛>에서 확인하세요.




보통 추리 장르에서 사건이 벌어지면 범인이 '누구(Who)'인지, '왜(Why)' 사건을 벌였으며, '어떻게(How)' 사건을 저질렀는지가 핵심이며 그것을 푸는 것이 이야기의 흐름입니다. 이것을 '후더닛(Whodunit, 누가)', '하우더닛(Howdunit, 어떻게)', '와이더닛(Whydunit, 왜)'이라 칭하며, 추리소설의 3요소입니다. 추리소설 장르의 변곡은 이들 3요소 중 무엇을 중심으로 두고 있는가에 달려있는데, <천 년의 후더닛>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누가'에 중심을 둡니다. 왜냐면 사건 현장은 천 년간 외부의 공격이나 간섭을 막기 위해 안에서 나갈 수는 있지만 밖에서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냉동 수면 기술을 성공한 연구소 직원들조차 외부에서 이곳에 들어올 수 없답니다. 그런 곳에서 테그미네라는 냉동 캡슐 안에서 살해된 채 한 명이 발견됩니다. 천 년이 지나 잠에서 깬 6명 중에 범인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냉동 수면 실험으로 처음 본 사이인 그들 중 죽은 남자를 무엇 때문에 죽였는지도, 언제 죽였는지도 의문입니다. 시작은 후더닛이지만, 와이더닛과 웬더닛까지 연결되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미궁에 빠져버리는 <천 년의 후더닛>.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아 계속 읽게 만듭니다.

우리는 한 번쯤 꿈꿉니다. 타임슬립 혹은 냉동 수면으로 미래에 갈 수 있다면 어떨까요. 첨단화된 미래를 상상하다가, 그곳에 혼자 있다면 대부분 바로 포기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을 놔두고 혼자 미래에 가면 외롭기만 할 뿐입니다. <천 년의 후더닛>의 등장인물들은 지금 세상에 미련이 없는 사람들과, 미래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은 사람입니다. 천 년간 이어지는 밀실 미스터리 소재에서 풀어내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저자의 다음 책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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