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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숲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6년 3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일본 나라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에는 출판사에 들어가 호러와 미스터리에 관련된 다양한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1994년 단편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가 되었고, 2001년에는 첫 장편소설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을 출간했습니다. 2010년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으로 제10회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고, 지금은 '미쓰다 월드'라 불리는 작가의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일본 본격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럼, <괴담의 숲>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유마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 세토 도모히데와 간사이에서 도쿄로 전학을 옵니다. 새아빠는 성실하지만 고지식한 종합상사 임원으로 똘똘한 유마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합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옥상에서 천체 관측을 하며 새아빠는 유마와 시간을 보내는데, 유마가 어떻게 하면 남자답게, 아들답게, 후계자답게 자랄 수 있는지에 대해 일방적으로 설교를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유마는 이를 거부하거나 저항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여름방학 때 새아빠가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임신한 엄마와 외국으로 나간답니다. 그동안 유마는 유마가 다니기에 적당한 학교를 찾을 때까지 성격은 딴판인 새아빠의 배다른 남동생 도모노리에게 맡깁니다. 종업식 날, 집 앞에서 삼촌을 만나 그길로 그의 소유의 별장으로 갑니다.
20년 전 회장 고무로 도쿠야와 손자 히사시가 오쿠하쿠쇼에 있는 고무로 저택에 머물렀는데, 당시 대학생 도모노리는 별장지 관리인으로 아르바이트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손자 히사시가 행방불명이 되었고, 다음날 저택 뒤편 숲에서 삼촌이 발견했습니다. 오쿠하쿠쇼를 따라가면 마을이 있는데, 옛날에 아이들이 행방불명되는 일이 꽤나 잦아 '가미카쿠시(어린아이가 갑자기 행방불명되는 일로, 옛날에는 마신의 소행으로 여겼다.)' 마을이라 불렸답니다. 지역 사람들은 가미카쿠시의 숲에 히사시가 불려가서 사로잡혔고, 수색에 나선 도모노리가 우연히 아이를 발견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히사시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고, 손자를 찾아준 답례로 고무로 씨에게 별장을 받았습니다. 숲에만 들어가면 문제없다는 태평한 삼촌 말을 듣고 고무로 저택에 도착하니 삼촌의 애인 사토미가 맞이합니다. 그녀는 아들 세이이치를 친정 부모님께 맡겨두고 삼촌의 부탁을 받아 이곳에 왔습니다.
생각보다 큰 저택의 규모에 압도된 것도 잠시, 관리인 요시마타에게서 또 다른 실종 어린이 이야기를 들은 유마는 으스스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삼촌은 일이 생겨서 도쿄로 떠나고 넓은 저택에 사토미와 둘만 남게 됩니다. 밤중에 이상한 소리와 인기척이 들리고, 저택 숲에서 검은 형체가 보이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괴담의 숲>에서 확인하세요.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유마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가 생긴 것도 혼란스러운데, 새아빠와 살게 되면서 전학을 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도 해야 합니다. 새아빠는 고지식한 사람으로 유마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었고, 유마는 이를 거부하기가 힘듭니다. 거기에 새아빠가 해외로 발령이 나고, 엄마도 임신을 하며 둘만 먼저 외국으로 간답니다. 유마는 엄마와 같이 있고 싶지만, 누구도 유마의 생각을 묻지 않았고 신경 쓰지도 않습니다. 새아빠는 그렇다 치고, 엄마는 유마를 너무 내버려두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새 가정이 생기고, 멀리 이사를 하고, 부모가 멀리 떠나는데, 그것도 몇 달 만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른도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어린 유마에겐 더 힘든 상황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유마가 어떻게 느끼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묻는 사람은 없고, 유마도 자신의 기분을 말하지도 못합니다. 아직 아이인데 투정 부리지 못하고, 떼쓰지 못하는, 그래서 애어른이 되어버린 유마가 안타깝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유마는 새아빠와 반대 성격인 새삼촌에게 끌립니다. 앞날이 어찌 될지 알 수 없어 공포마저 느낀 유마는 그와 한동안 살게 되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심합니다. 하지만 새삼촌과 지내게 된 곳은 또 다른 공포를 주는데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에서의 괴기함이 다가 아닙니다. '미쓰다 월드'를 구축한 저자는 으스스한 숲에 우리를 집중하게 만들다가 반전을 보여줍니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놀라기도 잠시, 책의 제일 마지막에 보여준 마지막 반전에 '아~!'란 감탄사만 하게 됩니다. 호러소설에서 진정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절판된 그의 작품도 재출간되길 바라며, 그동안 못 읽었던 작품을 읽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