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누이, 다경
서미애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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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이라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추리작가가 된 저자는 30년 넘게 드라마와 추리소설,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며 미스터리 스릴러 전문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장편소설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잘 자요 엄마",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소설집 "반가운 살인자", "까마귀 장례식" 등이 있으며, "잘 자요 엄마"는 영국, 미국, 독일을 비롯한 17개국에 번역, 출간되었고,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은 러시아, 대만 등에 출간되었습니다. 장편소설 "인형의 정원"으로 2009년 대한민국 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고, 여러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 연극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여우누이, 다경>을 보겠습니다.



경호와 정환은 함께 건축사무소를 운영했고, 10년 넘도록 여름마다 며칠, 길게는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의 휴가를 함께 보낼 정도로 가족들끼리도 친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경호 부부가 교통사고로 죽고, 혼자 남은 중학생 딸 다경은 정환에게 함께 있고 싶다는 부탁을 합니다. 정환은 다경을 데리고 왔고, 아내 세라는 입시 준비로 공부 중인 고2 큰아들 민규방 대신 동갑내기 작은 아들 선규의 방에서 지내게 합니다.

선규는 다경이 어른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잘 보일지 알고 그때그때 얼굴을 갈아 끼우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또래 여자아이들의 내숭과 아양, 순진무구한 척하는 가식에 익숙해진 터라 그러려니 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다경은 화장을 시작했고 말도 거침없었고 해가 지날수록 선규는 차츰 거리감을 느꼈습니다. 정환 집에 온 다음 날부터 다경은 정환이 출근하는 모습을 2층 창가에서 지켜봅니다. 정환은 처음엔 낯선 집에서의 불안감 때문인가 했는데 매일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보니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다경이 정환 집에 머물면서 생기는 미묘한 긴장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여우누이, 다경>에서 확인하세요.




가족들끼리 매년 여름휴가도 함께 갈 정도로 가깝게 지낸 친구 부부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혼자 남겨진 중학생 딸 다경은 정환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여름휴가 때 생긴 사건으로 서먹하게 된 큰아들 민규, 다경과 동갑내기 작은아들 선규, 딸을 바라왔던 아내 세라, 다경이 마냥 편하지 않은 정환까지 네 식구는 다경과 지내며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각 장마다 서술자(큰아들 민규, 둘째 선규, 엄마 세라, 아빠 정환, 누이 다경)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서술자가 달라져도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점이 이 책의 매력입니다. 제목을 보면 자연스럽게 '여우누이'가 떠오릅니다. 여우누이는 누이가 여우로 변해 가축과 사람을 해치고, 오빠가 신비한 도구로 이를 물리치는 설화입니다. 이 책에서는 누가 나쁜 사람인지 책에 중반부에서 드러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읽게 됩니다. 결국 욕망에 무릎을 꿇은 악인은 자신의 죄를 느끼고 처절한 후회를 합니다. 나쁜 사람이 법의 심판을 받는지는 직접적으로 서술되지 않지만, 오누이 같은 이들의 대화로 이야기가 끝나는 것도 제목과 연관되어 또 다른 매력을 줍니다. 한국 미스터리를 이끄는 여성 작가 모임' 미스 마플 클럽'에서 선보이는 미스터리 경장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해도 그냥 포기하면 안 돼.

그럼 다경이 네 세계는 아주 작을 거야.

이해하지 못하면 가만히 지켜봐.

오래 지켜보다 보면 네가 모르던 것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

앞으로 살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될 거야.

미리 판단하지 말로 오래 지켜보고 그런 다음 이해하고 받아들여.

그런 뒤에도 네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냥 그런 세상이 있구나 하고 잊어버려.

세상엔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으니까.

p.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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