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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수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윤시안 옮김 / 리드비 / 2025년 8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71년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수많은 미스터리 작가를 배출한 교토대학 추리소설 연구회 출신으로, 동아리 활동 때부터 '범인 알아맞히기'의 명수로 유명했습니다. 2002년 단편 "그녀가 페이션스를 죽였을 리 없다"로 데뷔했고, 2004년 "알파벳 퍼즐러스"로 호평을 받았으며, 2012년 <밀실수집가>로 제1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2018년 "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는 2019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2020년 발표한 "왓슨력"은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과 2020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에 모두 올랐습니다. 2022년 "시계방 탐정과 이율 배반의 알리바이'로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단편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밀실수집가>를 보겠습니다.

때는 1937년, 류엔고등여학교 아유타 지즈루는 탐정 소설을 즐겨 보던 여학생이었고, 점심시간에 책을 보다가 책을 놔두고 집에 온 것을 알게 됩니다. 저녁을 먹고 학교로 간 그녀는 책을 찾았고, 집으로 돌아가려다 음악실 창문 커튼 사이로 불빛을 발견했습니다. 음악 선생님 기미즈카 신고가 다가오는 연주회를 앞두고 피아노를 연습하던 중이었습니다. 커튼 사이로 보던 지즈루에겐 그랜드피아노와 교단 언저리만 보였습니다. 그러다 기미즈카 선생님이 피아노 연주를 멈추고, 그녀의 시야 왼쪽 끝으로 사라졌습니다. 왼편에는 복도와 통하는 문이 있는데, 노크 소리를 듣고 문을 열러 간 모양입니다. 그가 다시 커튼 왼쪽 끝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무어라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다음 순간 희미한 파열음이 울리고 그의 몸이 흔들렸습니다. 선생님은 오른쪽 넓적다리를 누르며 주저앉았고, 한 번 더 파열음이 울렸고 선생님은 뒤로 튀어 나가듯 쓰러졌습니다. 방문자가 기미즈카를 권총으로 쏜 것입니다. 지즈루는 숙직을 서고 있는 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숙직실로 뛰었으나 문과 창문이 전부 잠겨 있어 돌아가야 했습니다. 숙직실 창문을 두드려 영어 교사 하시즈메 야스오에게 이를 말했고 창문을 넘어 하시즈메와 같이 현장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음악실 문이 닫혀 있어 모든 열쇠를 보관하는 소사실에 가서 소사 도지마 겐지와 함께 다시 왔습니다. 도지마가 열쇠로 음악실 문을 열였으나 기미즈카 선생은 죽은 채였습니다. 하시즈메는 자신은 현장을 감시할 테니, 도지마에게 경찰에 전화로 신고해 달라며 지즈루를 부탁합니다.
문과 창문이 닫힌 음악실에서 범인은 어떻게 빠져나갔을까요. 이외에도 흥미진진한 밀실 수수께끼가 4편 더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밀실수집가>에서 확인하세요.
어디선가 사건이 생기면 명탐정 코난이 나타나듯, 밀실 사건이 생기면 '밀실수집가'가 홀연히 현장이나 수사본부에 나타나 추리로 그 자리에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어느 순간 연기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게다가 밀실수집가가 해결했다고 알려진 여러 가지 사건 사이에는 수년에 걸친 시간 공백이 있었음에도 항상 서른 살 전후로 보이는 외모였답니다. 누가 들어도 믿기지 않는 일이라 형사들 사이에선 소문처럼 떠도는 이야기였습니다. 밀실 사건의 범인을 알아내지 못해 고심하던 담당 형사들에게 밀실수집가가 홀연히 나타나 이야기만 듣고 밀실 수수께끼를 풀어버립니다. 문과 창문이 모두 잠긴 교실에서 피해자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사라진 범인, 경찰이 감시하던 집에서 나온 고등학생 남녀의 타살 시체,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방에서 추락한 여자, 창문과 문이 잠긴 방에 열쇠를 삼킨 채 총에 맞아 죽은 피해자, 새하얀 눈밭에 범인의 발자국은 없고 다이닝 키친에서 식칼에 꽂힌 채 죽은 여의사까지, 어떻게 살인을 했고, 누가 범인인지도 알기 힘든 다섯 건의 사건들입니다. 하지만 밀실수집가는 그 자리에서 진상을 알아내고, 그 순간 그가 보여준 능력은 초능력처럼 느껴집니다. 어떻게 알아냈을까 의아하지만, 밀실수집가가 풀어내는 추리를 듣고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갑니다. 그러나 이건 추리를 들었을 때 이야기고, 밀실 사건만 놓고 보면 어떻게 밀실 현장에서 범인이 빠져나갔는지, 범인은 누구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밀실수집가가 말하는 추리는 천재처럼 대단하게 보이고, 이런 밀실 수수께끼를 쓴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래서 작가의 다음 작품은 어떤 밀실을 선보일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