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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펠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9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85년 일본 나가사키 현에서 태어나, 효고 현 고베 시에서 자란 저자는 오카야마 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한 후 방사선과에서 일하는 틈틈이 소설을 썼습니다. 2017년, "시인장의 살인"으로 제27회 아유카와 데쓰야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으며, 이 작품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주간분슌 미스터리 베스트10',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등 각종 미스터리 랭킹에서 1위를 휩쓸었습니다. 이듬해에는 제1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까지 수상하며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렸습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 "마안갑의 살인", "흉인저의 살인", "아케치 교스케의 분주" 등이 있습니다. 그럼, 오컬트와 본격 미스터리가 만난 <디스펠>을 보겠습니다.

오컬트 마니아인 기지마 유스케, 학급반장을 맡아온 모범생 하타노 사쓰키, 봄에 전학 온 하타 미나는 2학기 게시판 담당입니다. 게시판 담당은 최소 한 달에 한 번, 전지에 쓴 벽신문을 복도에 붙이는 일을 하는데, 하타노가 '오쿠사토 정의 7대 불가사의'를 아느냐며 쪽지를 보여줍니다. 'S 터널의 동승자, 영원한 생명 연구소, 미사사 고개의 목이 달린 지장보살, 자살 댐의 아이, 산할머니 마을, 우물이 있는 집'이 적혀 있는데 괴담은 6개밖에 없습니다. 일곱 번째를 알면 죽는다는 소리가 있다며 같이 7번째 불가사의가 뭔지 조사해 보자고 합니다. 제일 먼저 S 터널로 짐작되는 소몬 터널을 답사합니다. 하타노가 건네준 내용엔 기지마가 알고 있는 것과는 미묘하게 다르거나 묘하게 상세했으며,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 같지도 않았습니다. 하타노는 괴담을 믿지 않지만 어떻게든 일곱 번째 불가사의를 알아야만 한답니다. 하타는 각 이야기의 머리글자를 히라가나로 바꿔 한 글자씩 이어서 읽으면 '마녀의 집'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동네 아이라면 누구나 아는 으스스한 양옥집에 갔고, 쪽문을 열었더니 저택 안은 벽지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방 구석구석까지 책장으로 빼곡합니다. 그리고 안쪽 방 입구에서 휠체어를 탄 노파가 이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노파는 그들을 혼내지 않고 도리어 용기를 칭찬하며 차와 과자를 대접합니다. 작년 가을 마을 체육공원 운동장에서 죽은 하타노의 사촌 언니가 남긴 노트북 바탕화면에 신경 쓰이는 텍스트 파일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오쿠사토 정의 7대 불가사의'였답니다. 하타노는 죽은 마리코 언니가 눈에 띄는 곳에 저장해둔 건 분명 의미가 있다는 거라 생각해 어른들에게 말했지만, 상대해 주지 않자 조사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과연 이 괴담의 끝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 있을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디스펠>에서 확인하세요.
초등학생 세 명이 마을의 '7대 불가사의'를 추적합니다. 사촌 언니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그녀가 남긴 괴담에 나오는 장소를 답사합니다. 사촌 언니 마리코는 '일곱 번째 불가사의를 알면 죽는다'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여섯 가지 괴담의 수수께끼를 풀면 어떤 중대한 비밀을 알게 됨을 말하는 것 같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오컬트 찬성파인 기지마 유스케, 오컬트 반대파인 하타노 사쓰키, 공정한 의장 역할의 하타 미나가 7대 불가사의의 비밀을 밝히기로 합니다. 조사를 할수록 협박 문자를 받고,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진 배후가 그들의 활동을 방해합니다.
이 책의 띠지에는 '오컬트 미스터리'라고 적혀 있습니다.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엮어 이렇게 결합할 수도 있구나 하며 책을 읽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평범한 일상 풍경입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집들, 평소와 다름없는 하늘, 평범하고 지루하다며 지겨워하던 일상 속에 엄청난 것이 숨어 있었음을 주인공은 깨닫습니다. 그런 특별한 일상을 경험한 세 명의 주인공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몸도 마음도 성장했습니다. 오컬트와 미스터리가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고 있지만, 평범한 초등 6학년 2학기를 보낼뻔했던 세 명의 주인공이 책의 마지막에는 어떤 모습이 되었는지를 읽게 되면 제 생각에 동의할 것입니다. 어떤 내용으로 새로운 장르를 보여줄지 기대를 하며 저자의 다음 책을 기다리겠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그곳에 사는 사람들.
평범하고 어디에나 있는 마을에도 각기 쌓인 역사와 이야기가 있다.
발전을 바라는 사람도, 쇠퇴를 한탄하는 사람도,
고향을 버리는 사람도, 다시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시바타 할아버지가 보아온 마을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마음도 있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누군가가 주입하는 정보가 아니라 내 힘으로 찾아보고 싶다.
p. 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