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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저택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6월
평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1960년 일본 도쿄, 후카가와에서 태어난 저자는 23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987년 올 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받은 단편 "우리들 이웃의 범죄"로 데뷔합니다. 그 후 "마술은 속삭인다"로 일본추리서스펜스 대상, "용은 잠들다"로 일본추리작가협회 상, "화차"로 야마모토 슈고로 상, "가모우 저택 사건"으로 일본 SF 대상, "이유"로 나오키 상, "모방범"으로 마이니치 출판대상 특별상, "이름 없는 독"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 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로 군림합니다. 그럼, 미미 여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저자의 <귀신 저택>을 보겠습니다.

1화 '통수치기'는 센키치 대장의 문고 가게가 불이 나고, 그곳에서 일하는 식모 오소메가 범인으로 몰립니다. 이를 누명이라 여긴 기타이치는 혼자 조사를 합니다. 화재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지은 가설주택에서 사람들에게 물품을 나눠주는 사내들을 보고 이상함을 느낀 기타이치. 마침 문고 가게 근처에서 판목장을 하던 부부가 가설주택에서 1냥짜리 금화 25닢에 해당하는 기리모치 두 개를 도둑맞은 사건이 벌어집니다.
2화 '귀신 저택'은 대본소 주인 무라타야 지헤에의 부인이 28년 전 사라졌다가 보름 뒤 숲에서 죽은 채로 발견됩니다. 당시 범인으로 남편인 지헤에가 의심을 받았지만 앞뒤가 안 맞는 점이 많다는 의견에 따라 무혐의로 풀려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편을 의심하는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행방불명된 여성이 한 둘이 아님이 드러납니다.
방화범과 기리모치 절도범은 누군지, 여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과 진실은 무엇인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귀신 저택>에서 확인하세요.
<귀신 저택>은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 소설입니다. 제2막이라는 부제가 달린 만큼, 가난한 16살 고아 기타이치가 주인공입니다. 기타이치는 '붉은 술 문고' 행상이며, 자신을 돌봐주었지만 복어를 먹다 갑자기 죽어버린 오카핏키 센키치 대장의 유지를 받들어 동네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라면 으레 잘 생기고, 똑똑하고 능력이 좋을 거라 생각하지만, 기타이치는 정반대입니다. 관찰력과 판단력은 괜찮지만 몸은 약한 편입니다. 그래서 탐정 역할은 대장의 미망인인 장님 마쓰바가 맡고 있습니다. 기타이치는 마쓰바의 눈을 대신해 발로 뛰면서 단서들을 모아 마쓰바에게 알려줍니다. 그리고 신출귀몰한 능력을 가졌지만 과거는 베일에 싸인 목욕탕 가마 담당인 기타조, 절대로 잊어버리는 법이 없는 암기력을 가진 짱구, 탁월한 법의학적 능력과 수사력을 지닌 구리야마도 함께합니다. <귀신 저택>은 '통수치기'와 '귀신 저택'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척하며 이야기의 제목처럼 뒤통수를 치는 사람들을 혼내주고, 28년 전 여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읽으며 기타이치가 많이 성장했음을 느낍니다. 기타이치는 탐정도 아니고, 딱히 조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도대체 작가는 왜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궁금했는데, 사람의 제대로 볼 줄 아는 점이 그의 능력이자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꾸미고 포장해도 사람의 진가를 파악하고,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는 기타이치, 오캇피키가 되기에 조금 부족할 순 있지만 그의 곁엔 든든한 동료들이 있기에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되고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