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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26년 4월 미국 앨라배마주 먼로빌에서 변호사이자 주 의회 의원인 아버지 밑에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저자는 먼트가머리에 있는 헌팅던 여자 대학과 앨라배마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했으며 교환 학생 자격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1년간 수학하기도 했습니다. 학생 시절 짤막한 글을 발표하던 그녀는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글쓰기에 전념하게 되자 "파수꾼" 원고를 출판사로 보내고, 출판사에서는 그 작품을 기반으로 <앵무새 죽이기>를 집필할 것을 제안합니다. 1960년 출간된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전역에서 호평을 받았고 그 이듬해 저자에게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겨 주었습니다. 89세의 나이로 고향인 앨라배마주 먼로빌에서 타계했습니다. 그럼, 리커버 특별판 <앵무새 죽이기>를 보겠습니다.

주인공 진 루이스(스카웃) 핀치는 6살이며 호기심이 많고 말괄량이입니다. 그녀의 오빠 제이미 핀치와 이들의 아버지이자 변호사인 애티커스 핀치가 가족입니다. 스카웃의 엄마는 2살 되던 해 돌아가셨고, 집안일을 하는 캘퍼니아 아줌마와 함께 삽니다. 스카웃과 제이미는 이웃집 이모에 놀러 온 딜과 친구가 되어 함께 여름을 보냈습니다. 학교에 입학한 스카웃에겐 또 다른 세상이 열립니다. 변호사 애디커스는 백인 여성 메이엘라 에웰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흑인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습니다. 흑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찬 마을 주민들은 진실을 밝히려는 그를 외면하고 오히려 그를 협박합니다. 톰이 범죄자 취급당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서, 애티커스는 인간의 존엄과 진실을 위해 싸우지만 배심원은 유죄 평결을 내립니다. 애디커스는 항소를 통해 끝까지 싸우려고 결심하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힌 톰이 이송 도중 도주하는 일이 벌어지고 결국 그는 보안관의 총에 맞아 사망합니다. 애디커스는 메이얼라의 오빠 밥 에웰에게 위협받지만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한편 이웃집의 괴물처럼 여겨졌던 부 래들리가 밥에게 공격당하던 아이들을 구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지, 앵무새는 무엇인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앵무새 죽이기>에서 확인하세요.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문학 작품은 20세기 미국 작가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01년 온라인 회사 '플레이닷컴'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나 J.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를 따돌리고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훌륭한 문학 작품 중 제1위에 올랐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소설을 이제야 읽었지만,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30년대 미국 앨라배마주는 미국 남부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가장 낙후된 지역입니다. 그래서 노예로 일하던 흑인이 많았고, 그랬기에 이후 흑인 인권 운동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흑인 인권을 다룬 소설은 많지만, 이 작품이 그중에서도 특별한 이유는 주인공 6살의 스카웃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1인칭 소설이란 점입니다. 그래서 "사랑 손님과 어머니"가 떠오르고,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지만 주제는 다릅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순수한 어린이의 눈과 부조리한 세상이 대비되어 더욱 슬프게 느껴집니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다지만 그 당시 미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앨라배마주는 정의의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스카웃 아버지가 변호사로서 정의를 위해 싸우지만 현실에 부딪치고,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스카웃은 정신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른 이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기울이게 된 스카웃을 보며, 지금 우리 사회의 '앵무새'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