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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시간 2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55년 미국 아칸소주에서 태어난 저자는 1977년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1981년 미시시피 올미스 법대에서 JD를 받습니다. 졸업과 합께 테네시 주에 법률사무소를 차리고 근 10년간 근무하며 범죄 변호와 개인 상해 소송을 전담했습니다. 1984년에는 미시시피주의 하원 의원으로 선출되어 1990년까지 역임하였습니다. 1989년 "타임 투 킬"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고, 1990년 "더 펌(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는 출간되기도 전에 파라마운트 영화사에서 판권을 팔았으며, 출간 후 전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습니다. 그해 저자는 주 의원을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글을 쓴 결과 세 번째 작품 "펠리컨 브리프"로 2년 연속 전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이후 현재까지 약 30작품이 연달라 전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이름만으로 흥행 보증수표가 된 저자의 신간, <자비의 시간 2>를 보겠습니다.

보안관보 스튜어트 코퍼는 근무 중일 땐 괜찮은 동료이자 부하지만, 근무 중이 아닐 때는 음주와 폭력으로 문제를 일으킵니다. 동거녀 조시 갬블과 그녀의 아이들 드루와 키이라에게 지속적인 폭력을 휘두릅니다. 사건이 벌어진 새벽에도 인사불성인 채 들어와 조시를 때려 기절시켰고, 아이들은 엄마가 죽었다고 믿고 911에 신고했습니다. 드루는 스튜어트가 깨어나면 이번엔 자신들 차례라 생각해 자고 있는 그를 향해 눈을 감고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순찰차와 구급차가 도착해 조시를 병원으로 옮겼고, 드루는 1급 살인범으로 기소된 채 구치소에 들어갑니다.
여동생의 목격담과 명백한 살인 증거로 드루의 변호사가 된 제이크 브리건스는 난관에 부딪치지만 어린이 변호 재단의 리비 프로빈이 그를 돕기로 합니다. 또한 올해 로스쿨에 입학할 예정인 비서 포샤 랭과 건물주이자 법률사무소의 예전 소유주인 루시엔 윌뱅크스, 다른 사건의 파트너 변호사인 해리 렉스, 제이크의 부인이자 학교 교사인 칼라 등이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됩니다.
게다가 판사, 검사를 포함한 모두를 경악시킬 사건이 법정에서 공개되는데, 제이크는 시작부터 불리한 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움켜질 수 있을지, 자세한 이야기는 <자비의 시간 2>에서 확인하세요.
정당화할 수 있는 살인이란 무엇일까요. <자비의 시간 2>의 주인공 변호사 제이크 브리건스는 피고인 16살 드루 갬블의 행동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드루는 엄마가 죽은 줄 알았으며, 여동생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술에 취한 채 자고 있는 스튜어트를 총으로 죽였습니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한 드루, 하지만 그는 1급 살인죄로 기소당하고 성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인으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에 놓인 제이크지만, 그래도 주인공이기에 이 모든 것을 뒤엎고 이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책을 손에 놓지 못하게 됩니다. 재판이 열리기 전부터 배심원을 선택하고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까지, 변호사와 검사의 치열한 수 싸움이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해 변호사로 일한 저자의 이력이 현실감을 높여주었습니다. 게다가 마냥 영웅으로 그려지지 않은 주인공의 모습이 친근함을 더하고, 실수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관심 있게 읽게 됩니다. 우리나라 재판 과정과 전혀 다른 배심원제를 보는 재미는 늘 그렇듯 흥미진진했고, 배심원들이 논의를 거쳐 만장일치 판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만약 배심원들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재판은 다시 시작된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만약 이 소설의 주인공이 제이크 혼자라면 재판 결과가 나왔을 때 이야기는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제이크가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드루의 미래를 계획하는 행동을 하면서 이야기가 끝나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남을 깊이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거나 그렇게 여겨서 베푸는 혜택이라는 뜻을 가진 '자비'란 단어가 이토록 마음에 와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책의 제목으로 적절했음을 느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위상을 또다시 실감했습니다. 저자의 다음 작품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이크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점이었다.
경찰, 상대측 변호사, 지켜보는 방청객들, 지역사회 전체까지.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아무리 인기가 없는 소송을 맡더라도 의뢰인을 위해 싸우는 거였다.
p. 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