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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따로 있나, 이곳이 미궁인걸 - 의문의 사건, 몸부림치는 어느 가족의 비극 ㅣ 지옥이 따로 있나, 이곳이 미궁인걸 1
신상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이 비극을 당한 지 어언 3년여 시간이 흘렀다는 저자는 현재도 진행 중이고, 온 가족의 마음의 상처는 깊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부디 다른 사람들은 이런 처참한 일을 당하지 않고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답니다. 그럼, 저자가 쓴 믿기지 않는 실화 <지옥이 따로 있나, 이곳이 미궁인걸>을 보겠습니다.

60대 사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 전업주부 어머니, 영업직으로 일하는 오빠, 재택근무로 마케팅 관련 일을 하는 여동생이자 화자, 이렇게 평범한 대한민국의 가정입니다. 오빠는 NGO(후원단체)에서 1년 넘게 영업직으로 업무를 보다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자 2022년 8월경 퇴사를 하였습니다. 퇴사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 대표란 사람에게 연락이 와서 전산 사진을 보여주며 70만 원을 내놓으라고 했답니다. 함께한 정을 생각해 깊게 추궁하지 않고 3개월 동안 돈을 요구하는 대로 보내줬답니다. 퇴사 후 4개월 차 되는 달까지 87만 원을 요구하자 오빠는 아니라 생각하고 자신의 의사를 통보하고 연락처를 바꿨습니다. 그러자 주거래 은행을 통해 1원씩 보내며, 협박성 메시지를 하기 시작합니다. 오빠는 블로그를 통해 아버지의 사업을 홍보하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명함을 올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빠와 함께 일하는 박본관이라면서 아버지께 돈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 왔답니다. 아버지는 일에 방해된 나머지 차단을 했더니, 아버지의 주거래 은행으로 1원씩 보내면서 협박성 문자를 보냅니다. 그리고 오빠의 휴대전화를 원격 제어해 '토스 뱅크 통장'을 개설해서 대출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출, 상조, 이삿짐센터 등의 인터넷 광고를 하는 곳에서 오빠를 찾으며 아버지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이른바 전화 테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동생에게도 문자와 1원 테러가 시작됩니다. 또한 아버지 명의를 도용해서 대출을 받고, 마이너스 통장도 개설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인터넷 은행에 지급 정지를 하고자 거래 명세서를 받아보니 토스 뱅크에서 아버지 주거래통장으로, 주거래통장에서 어머니 통장으로, 어머니 통장에서 여동생 통장으로 돈이 흐르다, ATM 기계로 현금을 찾았습니다. 돈을 출금할 때 비상금, 비자금, 용돈 등의 단어가 주로 쓰였는데, 아버지 휴대전화엔 비상금이란 단어가 스팸 단어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래서 문자도 오지 않았고, 돈이 빠져나갔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아버지 명의로 토스 뱅크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전혀 동떨어진 곳으로 주소지를 해놨습니다. 그렇게 아버지 신용카드로 거금의 현금을 ATM을 통해 매번 출금해 갔던 것입니다. 또한 어머니 이름으로 토스 뱅크 통장을 개설해 대출을 받고, 주거래은행의 잔액을 빼갔습니다. 피해 금액만 얼추 계산해도 2억 8천여만 원입니다. 수사관은 가족 간의 거래하며 수사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영업직이던 오빠가 전화번호를 바꿨더니 새벽에 블로그를 보고 연락을 했다는 고객 문의를 받았습니다. 미심쩍었지만 생계를 유지해야겠다는 마음에 연락처를 알려줬더니 하루에 200통에 가까운 전화 테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이름의 휴대폰 소액 결제, 아버지 이름의 보험 약관 대출 등이 터졌습니다. 오빠와 같이 일하던 직원분은 테러에 견디지 못해 퇴사했고, 결국 오빠는 방송사의 도움을 받고 취재를 했습니다. 범인 검거는 실패했지만 관련 자료로 경찰서에 진정을 했습니다. 해당 방송이 방영된 후 잠잠해졌습니다. 그러나 경찰서로부터 여동생과 오빠 이름으로 사기 범죄와 마약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이 가족이 당한 피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지옥이 따로 있나, 이곳이 미궁인걸>에서 확인하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범죄가 전문화, 조직화되어 일반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한 보이싱 피싱 범죄도 예전엔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었다면, 이젠 진짜 같은 확인과 사칭을 통해 깜쪽같이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똑똑해진 만큼 범죄도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지옥이 따로 있나, 이곳이 미궁인걸>은 한 가족이 어떻게 고통 속으로 떨어졌는지를 그립니다. 시작은 협박전화 한통이지만 이후 문자와 전화 테러, 명의를 도용한 은행과 신용카드, 보험사의 대출, 후원 사기와 공문서 위조, 마약 범죄 연루 등 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범죄 피해자가 됩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자동이체를 쓰면서 우린 통장과 카드 거래를 잘 확인하지 않습니다. 결제 내역도 지로가 아닌 메일로 하면 내가 쓴 카드 금액만큼 결제가 되었거니 생각해 잘 확인하지 않습니다. 범죄자는 이런 생각의 틈을 파고들어 우리가 모르는 새에 돈을 빼갑니다. 사이트에 가입한 개인정보를 해킹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 개인정보를 이용해 본인도 모르게 신용카드를 발급해 결제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카드나 대출을 받으면 본인의 휴대전화로 확인을 하지만, 개인정보를 변경하거나 전화를 원격제어해 본인이 전혀 인지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눈 뜨고 코 베일 수가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힘든 상황에서 누군가가 호의를 베풀며 자기 일도 아닌데 도와준다고 나서면 그 사람을 믿고 의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엔 자신의 일도 아닌데 그렇게 열심히 도와주는 사람은 절대 없습니다. 공짜가 없듯이 이유 없는 호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사람이거나 신분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의심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 나한테 악마의 손길이 뻗어오지 않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며, 이 가족이 어서 빨리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