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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한 구가 더 있다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움베르토 에코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으며 애거사 크리스티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자인 저자는 1913년 9월 28일 영국의 슈롭셔주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덜리 지역 약국에서 조수로 일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해군으로 참전하기도 했습니다. 1939년 첫 소설 "네로의 친구 호르텐시우스"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63년 "죽음과 즐거운 여자"로 미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앨런 포 상을 받았습니다. 1970년에는 '마크 트웨인의 딸'이라는 호칭을 얻었으며, 1977년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국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았고, 1995년 10월, 고향에서 여든두 해의 생을 마쳤습니다. 그럼, 캐드펠 수사 시리즈 ② <시체 한 구가 더 있다>를 보겠습니다.

헨리 왕이 돌아가기 전 영주들을 불러 모아 딸 모드 황후를 후계자로 인정하게 했습니다. 영주들은 황후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나, 황후의 사촌인 스티븐 백작이 왕권을 탈취하고 왕이 뒤자 많은 영주들이 애초의 맹세를 잊은 채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스티븐 왕에게 반발하고 슈루즈베리 성에서 항전 중인 피챌런, 아눌프는 공격에 맞서 한 달 동안 버티고 있습니다. 인근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은 전쟁에 관여하지 않고 할 일을 하고 있지만, 전쟁을 피해 자식들을 맡기려는 사람들로 인해 항상 붐비고 있습니다. 캐드펠 수사에게도 고드릭이라는 소년이 조수로 맡겨졌으나, 캐드펠은 고드릭이 여자임을 간파했고, 그녀는 자신이 고디스 애더니라고 말합니다.
윌리엄 피챌런은 스티븐 왕이 직접 슈롭셔 행정 장관으로 임명한 자였으나 이제 그의 반대편에 서있고, 피챌런의 가신들 중 중요한 인물인 펄크 애더니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펄크 애더니의 딸 고디스는 메이즈버리 출신인 로버트 베링어의 아들 휴와 약혼한 사이로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스티븐 왕에게 찾아온 휴 베링어는 스티븐 왕에게 충성을 맹세했고, 왕은 휴 베링어에게 약혼녀를 찾으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병환으로 사망한 부친 대신 스티븐 왕에게 찾아와 충성을 맹세한 얼라인 시워드에겐 오라비 자일스가 있으나 모드 황후 편을 들어 집을 나갔다고 합니다. 스티븐 왕은 그녀의 충성을 받아들였고, 휴와 얼라인은 수도원 접객소에 머물기로 합니다.
슈루즈베리 성을 함락한 스티븐 왕은 피챌런과 애더니를 잡지 못했으나 아눌프를 포함한 94명을 본보기로 처형합니다. 수도원장은 학살당한 죄인들을 기독교식으로 매장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청원했고, 가족들이 직접 매장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도원에서 의식을 베풀어 묻기로 합니다. 캐드펠 수사가 이를 진행하는데, 시신을 수습하고 보니 95명으로 시체 한 구가 더 있습니다. 그 사람은 손을 결박당하지도, 교수형 당하지도 않아 죽은 죄인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입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캐드펠은 왕에게 보고했고, 왕은 은밀히 살인을 자행한 자가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분노해 캐드펠에게 수사를 맡깁니다.
처형당한 시체들 속에 숨겨놓은 시체 한 구를 조사하는 캐드펠 수사의 이야기는 <시체 한 구가 더 있다>에서 확인하세요.
시대 배경은 1138년 사촌 간인 스티븐 왕과 모드 왕후가 잉글랜드의 왕권을 둘러싸고 전쟁 중이었고, 공간 배경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접경지대인 슈루즈베리입니다. 생소한 중세 시대, 낯선 영국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상세한 설명 덕분에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었고, 그 시대의 사람들의 생활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왕의 명령으로 94명의 죄인들은 처형되었고, 주인공 캐드펠 수사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들을 수습하다가 셈이 맞지 않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의 눈썰미는 죄인들과 다른 모습의 시신 상태를 확인하고 이를 죽인 사람과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왕의 명령 하에 조사를 시작합니다. 그는 제1차 십자군 원정에 참여했고, 그 후에는 전투가 그칠 날이 없다시피 한 성지의 해안을 순회하는 배의 선장으로 10년이나 일한 과거가 있습니다. 보통 수사와는 남다른 경험으로 인해 그의 조사는 진실에 점점 다가갑니다. 캐드펠 수사의 조사와는 다른 축으로 4명의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중세 시대 남녀의 사랑은 어떠한지 <시체 한 구가 더 있다>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현대와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주로 읽었던 제게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전쟁으로 참혹한 중세 시대를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앞으로 출간된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기대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