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룰렛
오윤희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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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조선일보 기자로 사회부, 산업부, 국제부 등에서 15년간 근무한 저자는 동유럽 특파원을 거쳐 미국 뉴욕 특파원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경제주간지 이코노미 조선에서 근무하며, 재직 당시 집필한 경제경영서 "정반합"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엄마가 남기고 간 것", "삼개주막 기담회" 시리즈, "수상한 간병인" 등을 출간했습니다. 오늘도 우리 사회의 투철한 관찰자이자 치밀한 소설가로 세상 곳곳에 숨은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이야기'를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금붕어 룰렛>을 보겠습니다.



에버그린 투자자문회사 대표 정상구의 시체가 발견된 곳은 인적 드문 주택가의 막다른 골목입니다. 현장에 나와 있던 과학수사팀 정동훈의 말에 따르면, 처음 공격한 건 배고, 피해자가 부상을 입고 당황한 사이 왼쪽 목의 경동맥을 잘렸고, 손쓸 틈도 없이 쓰러져 과다출혈로 죽었다고 합니다. 신입 경찰 김도윤은 그가 찬 고급 명품 시계가 있는 것을 보며 돈을 노린 범죄가 아닌 것 같다며, 강력반에서만 어언 20년 근무한 이준현 경위에게 의견을 말합니다. 하지만 시체에 지갑은 없었고, 지갑 속에 돈 말고 범인이 필요로 했던 다른 뭔가가 있었던 건 아닐까라고 준현은 생각합니다. 정상구의 가족은 아내 강희원과 10대 아들이고, 강희원은 예전에 룸살롱에서 손님으로 남편을 만났으며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는 머리 좋은 개새끼라고 말합니다. 원하는 것은 어떡해서라도 손에 넣고 죗값은 안 치르기에 원한을 가진 사람아 한 둘이 아니랍니다. 정상구와 강희원에게 부모와 형제자매는 없으며, 사설탐정 장은모를 고용해 알아낸 최근 내연녀인 최지호를 찾아가 보라고 아내는 말합니다.

에버그린 투자자문회사로 찾아가 부대표 전명호와 만나 사건 당일인 어제저녁 함께 식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전명호는 저녁 9시 정도에 아들이 다쳐서 병원에 가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먼저 일어섰답니다. 고객들에게 투자 어드바이스를 해주고, 바쁘거나 투자 방법을 잘 모르는 고객을 위해 자산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명호와 달리, 잠입 취재 중인 미래일보 사회부 한성주는 이곳이 불법 TM 조직이라고 합니다. 온라인이나 전화로 고급 재테크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일반인들을 투자자로 끌어들이고, 그렇게 포섭한 뒤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기를 처먹는 불법 텔레마케팅 조직입니다. 자신이 면접 볼 때 박영우가 사무실에 들이닥쳐 난동을 피워 경비가 끌고 갔다며, 정보를 줄 테니 자신에게 사건 정보를 단독으로 달라고 합니다. 한성주가 불러준 박영우의 연락처로 그의 주소지를 찾아갔고, 호스트바 출신인 그는 아는 누님이 정상구를 소개해 줬답니다. 투자에 대해 몰라도 정해진 대사 외워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받은 메시지만 SNS에 뿌리는 되는 일이라 어려울 게 없었던 그는 매출 1위를 기록했는데, 정상구가 박영우를 사기 쳤답니다. 기본급이 없고 성과급을 받는 TM인 그가 받을 돈을 정상구가 대박날 코인에 투자하라고 말했고, 그의 말을 믿고 투자한 돈이 상장폐지가 되며 돈이 전부 날아갔습니다. 박영우가 알려준 곳에서 건물주 이선우를 알게 되었고, 그는 여자친구 장혜영과 그녀의 이종사촌이라는 정상구에게 1억을 사기당했습니다.

회사 근처에 서성이던 김민철을 한성주가 보고 이준현에게 연락했고, 그는 에버그린 투자자문회사 대표 안현수에게 사기를 당했답니다. 안현수라는 사람이 정상구를 사칭해 사기를 친다는 것을 알았고, 본명이 안준영임을 알아내고, 용의자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모텔 욕조에서 산성 용액에 부식된 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녹은 용의자를 발견합니다. 도대체 정상구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 <금붕어 룰렛>에서 확인하세요.




수백억 대의 재력가가 주택가 골목에서 칼에 찔린 채 발견됩니다. 재력가의 주변을 조사하던 중 그를 사칭하던 사람이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그 용의자도 시체로 발견됩니다. 베테랑 형사와 신입 형사가 두 건의 살인사건을 두고, 5명의 용의자를 추려냅니다. 재력가의 회사에서 일하다가 재력가에게 사기당한 전직 호스트바 남성, 열등감 가득한 젊은 건물주, 피와 살을 깎아 헌신했지만 말기 암을 선고받은 명퇴자, 의사 사모님에서 빈 껍데기만 남은 이혼녀, 벼랑 끝에 내몰린 공시생 중에 누가 범인일까요. <금붕어 룰렛>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옵니다. 배가 터져 죽는 줄도 모르고 주는 대로 계속 먹이를 받아먹는 금붕어처럼 눈앞의 이익만 탐내는, 순간의 욕심에 도취되 현실에 눈이 머는 범죄자들이 책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도 많이 있습니다. 일확천금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사람들과 그 욕망을 노리는 사기꾼들이 쳐놓은 그물에 자신은 안전하다고 백 프로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사기 당한 놈이 나쁜 거지, 안 그래?'라며 남들에게 사기 치는 재력가의 말은 사기당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풍비박산 난 가족들의 마음을 송곳으로 찌르는 말입니다. 마지막 진실에서 드러나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의 마지막이 그래서 더욱 씁쓸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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