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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처 :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
서맨사 다우닝 지음, 신선해 옮김 / 황금시간 / 2024년 4월
평점 :

첫 작품 "마이 러블리 와이프"가 영미권 미스터리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최고 권위의 상인 에드거 상 최우수 신인상 최종 후보에 올라 단번에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저자는 현재까지 네 권의 스릴러를 출간해 매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럼, 2021년 출간 이후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11개국에서 출간된 저자의 세 번째 장편소설 <티처 :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을 보겠습니다.

테디 크러처가 근무하는 벨몬트 아카데미는 아이비리그가 목표인 부모들이 보내는 사립 고등학교입니다. 전 과목 A를 받는 우등생 잭 워드의 부모가 잭의 중간 과제 성적으로 테디에게 상담을 요청합니다. 테디는 잭이 에세이는 아주 좋았으나 인성이 나쁘다는 생각에 B+을 주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학부모가 내는 학비에 잭의 급료가 포함되는 사실을 잘 아는 테디는 잭의 부모가 제시한 보충 과제를 하는 조건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합니다. 아내 엘리슨과 별거 중인 테디는 혼자 집에 있을 때 소셜미디어에서 17살 소녀로 위장해 시간을 보냅니다. 테디는 제자들이 뭘 하고 다니는지 감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지하 실험실에서 교사 휴게실에 있는 커피 캡슐을 슬쩍해 주사기 구멍으로 바륨, 수면제, 비처방 의약품을 빻아 주입해서 다시 갖다 놓습니다.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감기 약을 먹였고, 수면 부족인 사람은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예민한 사람은 순해지게 만들었습니다. 선행을 베풀고 있다는 생각하는 테디는 '올해의 교사'상을 받았지만 벨몬트 학교 출신으로 교사가 된 소니아 벤저민을 싫어합니다.
로드아일랜드에서 살던 잭의 가족은 아버지가 승진하면서 벨몬트로 이사했습니다. 전학 온 첫날 무시하고, 괴롭히던 패거리로부터 잭을 구해준 코트니 로스와 그날부터 절친이 되었습니다. 학부모회 격인 협의회 의장을 맡은 코트니의 엄마 잉그리드는 코트니를 무조건 예일에 보내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 수시로 체크하고, 문자를 보내며 딸을 압박합니다.
수학교사 프랭크 맥스웰에게 협의의 의장 잉그리드가 접근해 술을 계속 먹였고 프랭크는 만취해 정신을 차려보니 혼자 호텔 방에 있습니다. 일주일 뒤 잉그리드가 다시 전화해 대화를 하자고 했고, 그녀는 딸의 수학 점수를 올려달라며 그녀가 찍은 셀카 사진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얼굴은 머리칼에 가려 알아볼 수 없었으나 프랭크의 얼굴은 선명했고, 두 사람이 침대에 있는데 둘 다 허리 위로 알몸입니다. 협박은 제대로 먹혔고, 신자인 프랭크는 그날 이후로 아내와 아들에게 죄책감을 가집니다.
소니아의 근속 10주년 기념식에 소니아를 목표로 한 테디의 계획이 어그러져 잉그리드가 쓰러졌고 병원에 갔으나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딸 코트니가 모친 살해 혐의로 연행되어 구치소에 갇힙니다. 엉뚱한 사람이 죽은 테디는 무엇을 할지, 테디의 예전 제자 팰런 나이트가 죽은 소니아의 후임으로 들어오며 어떤 일을 할지, <티처 :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에서 확인하세요.
아이비리그가 목표인 벨몬트 아카데미의 부모들은 학교와 자녀들을 압박하고, 실적을 내기 위한 교사도, 성적을 잘 맞기 위해 자녀들도 학교생활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TV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도 아이비리그와 비슷한 명문대가 있고,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유치원 아니 태어날 때부터 조기교육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들만의 세상에선 초등학생이 고등학생 과정을 배우는 것이 당연하고, 새벽까지 공부해야 하며, 주말엔 예체능과 토론, 글쓰기 등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합니다. 소위 치맛바람 부모가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국에도 몰랐을 뿐이지 있습니다. 자녀의 시험도 아닌 과제 성적에도 부모의 기준보다 낮게 나오면 선생을 찾아가서 얘기하고, 부모가 그려놓은 길과 자녀가 조금이라도 엇나가려고 하면 통제를 합니다. <티처 :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에는 이런 극성 부모와 학생들을 바른길로 이끌겠다는 신념에 사로잡힌 교사가 등장합니다. '다 너희를 위한 일이야'란 말을 학생과 자녀 앞에 하는 교사와 부모들이, 진정 학생과 자녀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인지, 위한답시고 자신의 욕심과 욕망을 채운 건 아닌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