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앤드 앤솔러지
조예은 외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한 조예은 작가, 2019년 문학사상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임선우 작가, 2009년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의 삽화로 데뷔한 리단 작가, 제8회 브런치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정지음 작가, "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에 단편소설을 수록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전건우 작가까지, 5명의 작가가 쓴 앤솔러지,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아메이니아스의 칼'은 물질적과 정신적 사랑을 완전히 구별해 공평하게 키워진 일란성 쌍둥이 수미, 선희의 이야기입니다. 자매의 생일날 선물을 하나만 사서 누가 이 선물을 양보할 것인지를 엄마는 묻습니다. 언니 수미는 이번에 양보하면 내년에 선물을 자신이 받을 수 있겠다는 계산에 동생 선희에게 양보했고, 엄마는 수미를 다정하게 안아주며 온갖 칭찬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선희에게 선물을 건네며 양쪽 뺨을 세게 때리고 양보도 배려도 모르는 나쁜 아이라고 훈계를 합니다. 그렇습니다. 선희는 선물을 얻었지만 생일날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과 축하는 조금도 얻지 못했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포기해야 합니다. 그 이후로 수미는 계속 양보해서 칭찬과 포옹을 받았고, 선희는 선물을 받고서 뺨을 맞았습니다. 뺨 한쪽을 대가로 더 많은 아이템을 가진 선희는 자신을 꾸미는 데 사용했고, 수미에게 죄책감을 가진 선희는 수미의 말이면 다 따랐습니다. 어릴 때 교통사고로 아이들의 아빠는 죽고, 고등학생이 되던 해 집을 나간 엄마를 대신해 수미는 일을 하며 선희에게 용돈, 대학 학비와 생활비도 줍니다. 미안해하는 선희를 보며 수미는 선희의 의사를 조종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얻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없는 사람'은 15년 차 소설가가 문화센터에서 8주 동안 수강생에게 단편소설 작품을 완성하는 수업을 하는 중에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수강생들은 매주 쓴 분량만큼 정리해서 이메일로 소설가에게 보내는데, 수강생 L은 정해진 요일에 가장 먼저 과제를 제출했고, 그의 글은 상당히 재미있어 다음 이야기가 기대될 정도입니다. 특히 묘사 솜씨가 훌륭했고, 3년 동안 신작을 발표하지 못한 소설가는 그의 재능이 훔치고 싶을 만큼 부러웠습니다. 마포구에서 연쇄 살인이 발생했다는 동료 작가의 말에 알아봤더니 공교롭게도 수강생이 쓴 소설의 내용과 많이 비슷합니다.




책의 제목이면서 인격장애의 종류 중 하나인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뜻합니다. 소시오패스는 우리 가족 중에, 학교에, 혹은 직장에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중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시오패스가 사이코패스에 비해 훨씬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전 인구의 4% 정도, 즉 25명 중 1명이 소시오패스라고 합니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으로 충동적이고 즉흥적이며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며 윤리나 법적 개념이 없어 옳고 그름에 대해 구별할 수 없지만, 사이코패스는 자라온 가정이나 사회적 환경에 의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에는 다양한 인격장애를 소개합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쌍둥이 자매를 이야기하는 '아메이니아스의 칼', 해파리로 변신해 바다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픈 히키코모리의 '지상의 밤', 우울증과 약물 남용에 충동적인 특징을 갖는 경계선 성격장애 소설 지망생의 '레지던시', 부모가 죽고 큰아빠의 집에 얹혀살면서 보고 배우게 된 정원의 이야기 '안뜰에 봄',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이야기를 쓴 수강생의 소설이 탐나는 소설가 '없는 사람'까지. 소설의 등장인물을 읽으면서 처음엔 조금 이상하다 정도였는데, 갈수록 묘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그런 이질감에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아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다가 결국 소름 끼치는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스릴러와 미스터리의 대가 조예은 작가와 전건우 작가가 참여한 앤드 앤솔러지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은 우리 주변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서 더욱 섬찟하게 다가옵니다.


그들은 우리의 일상 속에 늘 함께 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을 알아야 한다.

심리학자 마샤 스타우트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