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청소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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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인 저자는 1961년 일본 기후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48세의 나이에 정식 추리소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은수의 레퀴엠", "악덕의 윤무곡",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를 비롯해 "작가 형사 부스지마",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속죄의 소나타",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 등이 있습니다. 그럼,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는 그가 쓴 <특수청소부>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기도와 저주'는 외제차 판매회사에서 일했으나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틀어박혀 생활한 30대 세키구치 마리나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생활을 2년 정도 지속되다가 죽은 지 한 달 반이 지나 발견되었습니다. 설거지를 안 해서 싱크대에 식기가 쌓여 있었고, 쓰레기봉투가 길을 막아 안으로 들어가기도 힘든 쓰레기 집. 무슨 이유로 마리나 씨는 집을 이렇게 방치했을까 하는 의문에 '엔드 클리너'의 대표이자 전직 형사인 이오키베는 신입 직원 아키히로 가스미와 함께 그녀의 주변을 조사합니다.

세 번째, '절망과 희망'은 '엔드 클리너' 직원 시라이 히로시의 대학 친구 가와시마 루이토의 이야기입니다. 시라이는 드럼을 맡았고, 작사 작곡 겸 베이스를 맡았던 가와시마 루이토, 보컬이자 미카롱인 야마구치 미카, 기타의 마쓰사키 유까지 대학에서 밴드를 했었습니다. 인기가 생기면서 대형 음반사에서 계약 제안을 받은 미카롱이 솔로로 데뷔했고, 이후 밴드는 대학 졸업과 함께 공중분해되었습니다. 밴드의 중심이었던 가와시마는 음악의 꿈을 접지 못하고 성공할 거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는데, 전기가 끊긴 채로 열사병으로 죽은 채 보름 만에 발견되었습니다. 그가 남긴 스트리밍 데모 음원 중 하나가 5년 만에 인기를 얻은 미카롱의 신곡과 똑같습니다.




특수청소부란 직업은 우리나라 유품정리사가 쓴 에세이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의 글을 읽으며 태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수청소부>는 고독사한 사람들의 방을 청소하는 전문업체 '엔드 클리너'의 이야기로, 대표 이오키베는 '특수청소란 사는 곳에 배어 있는 한까지 닦아내는 일'이라며 '집에 서린 고인의 넋을 위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합니다. 1년 선배 시라이 히로시와 신입 아키히로 가스미도 이오키베와 뜻을 같이해 단순히 청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독사한 인물이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이런 따스한 마음으로 청소를 하니 남들은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것을, 보고 느끼게 되어, 책 속 인물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거짓말을 할 방법이 없어. 소원도 다들 비슷하지."

"다들 뭘 원하는데요?"

"내 마음을 헤아려 줘, 라고 나는 생각해."

p. 45


고인을 생각하며 하는 일이기에 더욱 의미 깊은 특수청소. 그들의 마지막은 불행했을지언정 그들의 흔적은 '엔드 클리너'에서 정리했으니 여한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반전의 제왕이 그리는 휴먼 미스터리, 미스터리의 맛은 덜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집은 거주자의 성격과 취향이 드러난다는데, 내가 머문 이 집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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