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파수꾼 이판사판
신카와 호타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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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난 저자는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자라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했습니다. 동 대학원 수료 후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전 남친의 유언장"으로 제19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럼, 출간 즉시 "전 남친의 유언장"에 이어 연속으로 동시간대 드라마화된 <공정의 파수꾼>을 보겠습니다.



사업자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반칙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단속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5년째 일하고 있는 시로쿠마는 얼마 전 주임관 도야마와 함께 부관이라 불리는 조수를 맡아 도요시마의 심문을 담당했습니다. 도요시마는 공공 공사 발주 담당인 시청 직원이었는데 업체들이 수주할 업체를 사전에 내정해 두고 수주 가격을 끌어올리는 담합을 했습니다. 공무원은 담합한 업체들의 편의를 봐주고 퇴직 후 낙하산식 재취업 자리를 제안했으니 은퇴 후 생계를 위해서라도 일개 담당자인 도요시마는 담합 사실을 묵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청취를 시작하고 두 달이 지나도록 입을 열지 않았으나 돌연 눈물을 흘리며 사실을 털어놓고 작성한 조서에 서명 날인을 했습니다. 그날 밤 시청으로 돌아간 그는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었습니다. 그 일로 시로쿠마는 과장 보좌 가자미 신이치와 모모조노 밑으로 들어가고, 육체파 계원인 자신과 달리 16살에 공인회계사 시험, 20살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도쿄대 법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국가공무원 시험에 1등인 두뇌파 고쇼부 쓰토무가 계장으로 합류합니다.

이 팀에 새로운 사건이 할당되는데, 도치기 현 S시에 있는 호텔 3사(S클래시컬 호텔, 온센고S, 호텔 아마사와S)의 카르텔입니다. 고쇼부와 시로쿠마는 도치기 현 S시로 출장을 가서 조사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수확은 없고, S클래시컬 호텔 사장 안도 마사오가 칼에 찔려서 의식을 잃은 채로 병원에 입원했답니다. 원래 일정대로 S클래시컬 호텔을 탐문하러 라운지로 들어가니, 호텔 아마사와S 전무이자 창업주 일가인 아마사와 운카이를 발견합니다. 이 정도의 중역이 경쟁사를 방문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그를 미행하다가 누군가가 식칼을 쥐고 들이대는 것을 보고 가라데 기술로 시로쿠마가 범인을 제압합니다. 경찰이 출동했고 조사를 작성하던 중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운카이가 공정위로 연락을 해서 이번 조사는 보류되었습니다.

검찰의 지시로 호텔 아마사와S가 납품업체에 과도한 요구를 하며 갑질한 정황으로, 운카이를 살인미수한 용의자 이시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집계 대상의 30%가 넘는 납품업자가 혼례 서비스와 무관한 상품이나 서비스 구입을 강요받았답니다. 납품업자의 약 90%는 향후 거래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요구에 응했습니다. 호텔 아마사와S를 제외한 아마사와 그룹 계열 호텔에 의한 납품업자 갑질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조사가 진행되고 증거도 확보되었지만, 입회 검사를 거부한 운카이로 인해 호텔 아마사와S만 증거가 충분치 않습니다. 공정위의 조사를 거부하며 텔레비전에 출연한 운카이가 꽃가게 6개 업체가 담합해 호텔 거래를 제한하고 신규 참여 업체를 배제하고 있다고 고발합니다. 이를 계기로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시로쿠마와 고쇼부가 웨딩업체의 카르텔과 지역 꽃가게의 담합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지, <공정의 파수꾼>에서 확인하세요.




<공정의 파수꾼>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관이 주인공입니다. 들어는 봤지만 어떤 일들을 하는지 잘 몰랐는데, 이름 그대로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는지를 조사하는 곳입니다. 어떤 곳이 불공정하다는 혐의가 포착되면 현장 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입회 검사를 합니다. 공정위는 사업자 측에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고하고, 사업자 측은 적발을 피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증거 은폐를 막기 위해 한날한시에 전체 사업소에 일제히 입회해야 하고, 많은 인력이 필요하므로 조사를 담당하는 팀원 이외의 직원까지 동원하여 공정위 전체가 한 덩어리로 행동합니다. 또한 입회 검사를 눈치채지 못하게 숙소도 각자 따로 정하고 입회 사업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모인 뒤에 현장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바로 세우기 위해 심사관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공정(公正)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일반인인 우리는 서비스의 전문적인 비교는 힘들기에 유명한 서비스를 선택합니다. 그렇게 시장을 먼저 선점한 서비스가 계속 득세하면서 시장 독점이 되고, 우리는 또 일등 기업이 만들어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이것이 정말 민주적이고 건전한 국민경제일까요. 일등 기업이 허락하는 행복을 누리는 게 정말 행복일까요. 시민 생활에 이익을 준다고 해서 뭐든지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경쟁이 필요합니다. 이런 기울어진 시장에서 약자가 패배하고 강자가 승리하는 것이 과연 옳은 걸까요. 거대 자본을 가진 회사가 돈을 더 벌려고 저지르는 위법 행위와,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개인 가게가 생존을 위해 저지르는 위법 행위는 정말 대등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일까요.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공정의 파수꾼>, 다음 편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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