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비명 킴 스톤 시리즈 1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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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바위와 바다에 대한 짧은 글을 써서 처음으로 상점을 받았을 때 자신이 글쓰기를 매우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저자는 내면에서 그때부터 이야기들을 적어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 배우자의 권유로 '라이터스 뉴스'의 단편소설 공모전에 참가했고 수상했습니다. 두 차례 자비 출판을 거쳐 범죄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은 뒤에는 북쿠튀르 출판사의 첫 범죄소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걸크러쉬 여형사의 시작인 킴 스톤 시리즈, <소리 없는 비명>을 보겠습니다.



클래식 오토바이를 복원하는 취미를 가진 킴 스톤 경위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전화에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8년 전 킴이 참관한 첫 부검을 집도한 법의학자 키츠가 욕실에서 현장을 주관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욕조에서 두 눈을 뜬 채로 물에 잠긴 채 죽었습니다. 피해자 테레사 와이어트는 47세 사립 학교 교장으로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으며 혼자 살았고, 아무것도 가져가거나 손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살인자는 아무리 빨라 봐야 다음날 아침에나 발견되리라는 걸 알고 안전하게 떠날 수 있지만, 불을 질러 경찰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제 킴이 해야 할 일은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스테이시 우드 순경, 브라이언트 경사, 케빈 도슨 경사가 킴의 팀원입니다. 우드워드 경감은 사교성 없고 문제 해결에만 몰두하는 성격으로 마찰이 생기는 킴에 대한 항의를 범인을 잡는 성공률로 봐주고 있습니다.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었던 테레사가 얼마 전 정부 승인이 떨어져 고고학 발굴 작업이 진행될 발굴에 상당히 관심을 보인 것을 포착해 발굴 책임자인 밀튼 교수를 만나러 갔지만 실종 상태랍니다. 죽은 애완견의 귀에 발굴 계획을 중단하라는 협박 메시지를 교수가 발견하고 숨었다가 킴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톰 커트스란 사람이 목이 잘린 채 죽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발굴 예정지는 옛날에 크레스트우드 보육원이 있던 자리인데, 보육원에 불이 나면서부터 그냥 공터였습니다. 테레사 와이어트와 톰 커티스는 그 보육원의 직원이고, 부지 발굴 허가를 받은 교수는 살해 협박을 당했습니다. 이곳에 뭔가가 있음을 직감한 킴은 허가를 받기 전에 먼저 땅을 파기로 하고 고고학자 세리스 휴가 뼈를 발견했습니다. 화재 당시 크레스트우드에서 일했던 것으로 기록된 직원을 찾아보니 원장 리처드 크로프트, 청소부 메리 앤드루스, 야간 경비와 잡역부 윌리엄 페인과 아서 코노프입니다. 하지만 메리 앤드루스는 요양병원에서 죽었고, 아서 코노프는 차에 치여 결국 죽었습니다. 연이은 죽음과 다른 뼈가 더 발견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나도 처음엔 맞서 싸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키우던 물고기가 죽어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키우던 새끼 고양이와 강아지를 죽여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동생 케이틀린에게 아기 토끼들이 있다고 말하며 방심시킨 뒤 그 애의 얼굴을 누르고 목에 올라탔습니다. 그 애의 작은 몸에서 내려오면서, 난 마침내 모든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상태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해방되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원치 않은 것은 파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죄책감이나 후회라는 제약 없이.


킴과 팀원들의 수사는 계속되고, 살인은 막을 수 있을지, 사이코패스 범인의 정체는 누구인지, <소리없는 비명>에서 확인하세요.




며칠 전만 해도 이 아이들은 이름도 모르는,

잊힌 채 침묵하는 존재들이었지만 더는 아니야.

멜라니, 트레이시, 루이즈는 이제 우리 덕분에 목소리를 갖게 될 테니까.

명심해. 우리는 반드시 이런 짓을 한 개자식을 잡을 거야.

이보다 더 큰 동기가 필요한 사람은 엉뚱한 직업을 가진 거다.

(p. 304)

이런 직업관을 가진 킴 스톤, <소리없는 비명>을 읽으면서 그녀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편집증적인 조현병 환자로 쌍둥이 동생을 학대와 방치로 죽였고, 그녀도 겨우 구출되어 보육원과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자랐습니다. 이런 어두운 과거를 가졌지만, 그녀는 불굴의 의지로 그녀 앞의 놓인 모든 것을 헤쳐나갔습니다.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으로 사건을 임했고, 높은 성공률이 그녀를 입증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보육원 부지에서 발견된 뼈들은 그냥 시신이 아니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불량소녀이고, 불량청소년일지라도, 그 애들도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사람이며, 그녀에게 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나쁜 짓을 했다지만 이 소녀들은 죽어 마땅한 아이들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들의 목숨을 없애 버려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니 역겨웠다.

그녀가 바로 이런 소녀 중 한 명이었다.

그들 모두에게는 싸워 볼 기회가 주어져야 했다.

삶을 시작할 때 형편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미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킴이 그 사실에 대한 생생한 증거였다.

(p 276)

투지와 결단으로 가득 찬 그녀의 수사는 때론 절차를 무시해 큰일이 생길 뻔하기도 하지만, 팀원들의 신뢰 속에 앞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에서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키는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저런 일을 저지른 범인을 누가 안 잡아가나 싶어 마음이 부글부글 거릴 때, 피해자의 편에 서서 범인을 잡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킴과 같은 형사가 있다면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에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킴의 매력을 미리 알아본 번역가는 이 시리즈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10년 전부터 오로지 팬심 하나로 출판사를 설립해 '킴 스톤' 시리즈를 출간하게 됩니다. 정말 첫 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킴덕'의 매력에 저도 퐁당 빠져들었습니다. 킴 스톤 시리즈의 2권과 3권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폭염도 기꺼울 따름입니다. 19권까지 있다니 나머지 책들도 어서 출간되었으면 합니다. 부디~!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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