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자들의 밤 안전가옥 FIC-PICK 6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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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애 작가는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으로 데뷔했고, "잘 자요 엄마"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6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송시우 작가는 "계간 미스터리" 2009년 겨울호에 단편소설로 신인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달리는 조사관"은 2019년 OCN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방영되었습니다. 정해연 작가는 "더블", "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 등을 출간했고, "유괴의 날"은 2023년 하반기 드라마 방송 예정입니다. 홍선주 작가는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으로 등단해 "나는 연쇄살인자와 결혼했다", "푸른 수염의 방" 등을 썼습니다. 이은영 작가는 "우울의 중점"을 썼습니다. 이 다섯 명의 작가가 함께 쓴 <파괴자들의 밤>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죽일 생각은 없었어'의 나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와 지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할머니는 집 뒤 텃밭 비닐하우스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었고, 학교 식물도감에서 할머니가 키우는 것들이 전부 독초임을 알게 된 나는 할머니에게 알려주었으나 할머니는 이미 알고 있었답니다. 누구나 다 세상을 살아가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며, 독성이 있다는 걸 알면 조심하면 될 일이라고 말합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파란 지붕 할머니와 싸운 뒤 며칠이 지나 마을 입구에 구급차가 보였습니다. 파란 지붕 집 할머니가 들것에 실려 나가고 난 할머니에게 달려가 그 소식을 말했더니 별일 아닌듯 하던 일을 하십니다. 전날 할머니는 나물 반찬을 만들어 마을회관에 있는 사람들에게 먹으라고 주고, 파랑 지붕 할머니에게도 한 그릇 나눠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지병으로 결국 죽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파란 지붕 집 할머니에게 건네준 나물 반찬은 할머니가 따로 만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8살 서정우의 실종 신고가 들어오면서 시작합니다. 학교 CCTV를 확인해 보니 스카프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여자와 함께 어디론가 가는 모습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미혼모인 정우 엄마, 외할머니, 외삼촌은 CCTV의 여자를 처음 본다고 했고, 경찰들은 수색을 하다가 뒷산에서 어떤 여자가 커다란 기타 케이스 같은 것을 절벽으로 던지는 것을 봤다는 주민의 제보에 기타 케이스에서 정우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용의자 18살 김윤주를 체포하고 담당 형사 이규형은 동기를 추궁합니다. 아무것도 모른다던 김윤주는 갑자기 화를 내고 욕을 하더니 죽은 정우의 사진을 보여주자 흠칫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라라이고, 욕하고 그런 짓을 한 아이는 치치랍니다.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어떤 관계도 없는 서정우를 죽인 이유를 알아내는 이야기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 '나뭇가지가 있었어'는 한때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전자 연구 학자인 김민규 교수가 갑자기 행방불명되었고 3년이 지나서야 사체로 발견되면서 시작합니다. 연구실 조교 박한경 박사는 3년 전 김민규 교수의 비리를 언론에 고발했으나 같은 연구실 동료들이 입을 다물어 혼자 싸우다가 결국 쫓겨났습니다. 손목에 나뭇가지가 있었다는 목격자 교수 딸의 증언에 몬스테라 줄기의 문신을 손목에 지닌 담당 하경사는 그를 의심했지만, 대상포진으로 입원한 터라 용의자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소개한 이야기의 뒷부분과 스토커와 죽지 않고 되살아나는 세계를 그린 이야기를 <파괴자들의 밤>에서 확인하세요.




여성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들과 함께하는 모임 '미스 마플 클럽'은 하나의 섬처럼 홀로 외롭게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서로의 작업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이 되기 위해, 오로지 집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모임입니다. '미스 마플 클럽'과 안전가옥이 '여성 빌런'이라는 키워드로 다섯 작가들의 단편을 모아 앤솔로지 <파괴자들의 밤>에 담았습니다. 현실의 빌런도 픽션 속 빌런도 인기가 많은 요즘, 특히 여성 빌런은 우리나라 여성 작가들이 어떻게 풀어나갈까 궁금했습니다. 제목처럼 정말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사고처럼 사람을 계속 죽이게 되는 '죽일 생각은 없었어'의 주희, 특정한 세계관에 따라 개설된 커뮤니티의 캐릭터에 몰입해 초등생을 죽인 고등학생 윤주와 그녀를 조종하는 여왕 알렉산드리아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첫눈에 반했지만 만남이 이어질수록 그녀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껴 헤어지자고 말한 태현을 스토커 하는 '좋아서가 아냐'의 지영, 유명 교수의 실종으로 밝혀진 그의 추악한 민낯과 그를 복수하기 위해 참고 기다려온 '나뭇가지가 있었어'의 성실, 죽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 평소처럼 지내는 이상한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사일런트 디스코'의 나진까지. 다섯 캐릭터가 독특하고 매력적이어서 읽으면서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했습니다. 어떤 캐릭터는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놀랐지만 어느 정도 이해되는 면도 있었고, 또 다른 캐릭터는 여성 빌런과 보통 여성인 나와의 괴리감에 끝내 이해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강렬하고 눈을 뗄 수 없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괴적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그것이 현실에선 통용되고 받아들일 순 없지만, 소설이니까 멋대로, 끝까지 밀고 가는 여성 빌런들의 모습에 짜릿함을 느낍니다.



…네가 사는 세상의 표면을 한 꺼풀 벗기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p. 290)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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