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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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교포 3세인 저자는 1981년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태어나 오사카 예술대학 영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15년 "도덕의 시간"으로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제73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이자 제4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과 제162회 나오키상 후보작인 "스완", 제163회 나오키상 후보작인 "우리들의 노래를 불러라", 제20회 오야부 하루히코상 수상작 "하얀 충동" 등이 있습니다. 그럼, 2023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1위, 2023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1위, 2023년 서점대상 4위, 제167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른 <폭탄>을 보겠습니다.



술에 취해 주류 판매점 자판기를 차고 그걸 말리러 온 직원을 때려서 노가타 경찰서에 붙잡힌 49세 스즈키 다고사쿠는 형사 도도로키 이사오에게 이름과 나이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고 가진 것도 없다며 비굴한 태도를 보입니다. 스즈키는 도도로키가 마음에 든다며,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거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함과 동시에 아키하바라에서 원인불명의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불행히 당시 거리를 걷던 두 사람이 폭발 충격으로 그 자리에 쓰러져 유리 파편을 맞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청년이 갓길에서 의식을 잃었습니다. 다행히 피해자들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단서라고 할 말한 것은 같은 시각, 이곳 노가타 경찰서에 상해 혐의로 연행된 스즈키라는 술주정뱅이가 조사 도중에 갑자기 폭발을 예언했다는 사실뿐입니다. 도도로키는 스즈키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지만 그는 촉이 내려오지 않는다며 말하지 않았고, 11시 1분쯤에 프로야구 뉴스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그때 도쿄돔 인근에서 폭발이 났다는 자막이 뉴스 아래에 나옵니다. 사건은 경시청에 넘겨졌고 수사 1과 특수 범죄 수사과 기요미야와 루이케가 맡습니다.


기요미야는 스즈키에게서 예고 없이 폭발을 기다릴 의향이 있는지와 단순한 테러인지, 아니면 테러를 구실 삼아 다른 요구사항이 있는지를 알아내려고 합니다. 12시가 다 되어가자 스즈키는 '아홉 개의 꼬리'라는 게임으로 기요미야 마음의 형태를 맞혀 보겠다고 제안합니다. 기요미야는 이에 응해 그와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끌어내고자 합니다. 스즈키의 네 번째 질문에 갑자기 등장한 '하세베 유코'. 하세베 유코는 명물 형사라 불리는 사람으로 기합과 근성, 사명감이 사건을 해결한다고 믿어 어려운 수사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조사해 매년 놀라운 검거율을 기록했습니다. 서장조차 눈치를 보는 형사과의 숨겨진 실력자였으나, 4년 전 여름 불량 청소년들이 친구를 집단 폭행해 중상을 입힌 녹지 공원의 주차장에서 늦은 밤 그곳에 들러 자위행위를 한 사진이 주간지에 실렸습니다. 모자이크 처리됐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그의 행위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감찰관에게 불려 간 하세베는 자신의 행위를 전부 인정하고 경찰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런 수치스러운 불상사의 당사자 이름이 스즈키의 입에서 거론되었습니다.


기요미야와 루이케는 스즈키의 감시를 본부에서 지원 나온 형사에게 맡기고 취조실에서 나와 회의실로 이동했습니다. 루이케는 스즈키의 말에서 나온 '타이거즈, 반인반수 괴물, 우설, 신의 말씀은 오직 어머니와 자식뿐인가'로 구단시타의 신문사 또는 판매소에 폭탄이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스즈키를 처음 연행해 온 고다 사라도 출동했으나 폭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학창 시절 친구가 신문 배달을 한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 무언가가 번뜩입니다. 현장에서 가장 지위가 높아 보이는 사복형사에게 다가가 배달 오토바이와 연락이 닿았는지를 물어봅니다. 배달용 오토바이는 판매소 밖에 세워져 있으며 그곳에 폭탄을 설치한 것입니다.


고다 사라는 배달용 오토바이에 실린 폭탄을 찾을 수 있을지, 기요미야와 루이케는 다음 폭탄의 힌트를 풀 수 있을지, 3번이 아니라 3회란 말은 무슨 뜻인지, <폭탄>에서 확인하세요.




처음엔 흔히 보던 술주정뱅이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촉이 있다며,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거라고 말합니다. 그 말은 현실이 되면서 그는 흔한 술주정뱅이에서 폭탄범으로 바뀝니다. 그가 한 말을 듣고 있으면 인생을 포기한 부적응자의 푸념 같지만 그 속에서 폭탄에 대한 힌트를 찾아낸 담당 조사관과 부하는 폭탄을 제거합니다. 하지만 남은 폭탄은 아직도 있고, 폭탄범은 도쿄의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난다고 장담합니다. 실제로 이미 폭발은 일어나고 있고 여러 명이 죽었습니다. 폭탄범은 미리 제작한 영상으로 자신이 있는 경찰서를 알려주며 범인을 죽이면 폭탄이 멈추게 된다고 합니다. 패닉 상태에 빠진 사람들은 경찰서에 몰려오고, 그는 이 상황을 즐깁니다.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악당 캐릭터를 <폭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지적 능력을 자랑하며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그간의 악당 캐릭터와 달리 퉁퉁한 몸에 술배가 튀어나온 볼품없는 중년 남성의 외형에 시종일간 실실거리는 표정과 비굴한 태도, 철저한 자기 비하입니다. 가족, 친구도 한 명 없는 그는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는 사람으로 이른바 '무적의 사람'입니다. 요즘 일본에서 이런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문제시되고 있는데, 붙잡혀도 자신은 잃을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 세상 무서울 게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에게 맞서는 '가장 보통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선하다기보다 선악의 경계선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때론 넘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결국 악당이 아니라 사람으로 남습니다. 이런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멋지게 그린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합니다.



저 녀석은 인간이다.

설령 속으로 이런 세상 따위 망해 버리라고 바라고 있다고 해도,

그래도 인간이다.

머리로는 멸망하라고 생각해도 마지막 버튼은 누리지 않는다.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망설이다가 결국 포기하는,

인간인 것이다.

(p.553)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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