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3년에 태어나 2019년 "교수상회의 후계인"으로 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한 저자는 같은 해 "교수상회"로 데뷔했습니다.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서커스에서 온 집행관"을 썼으며, 클로즈드 서클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방주>를 선보였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화자인 고시노 슈이치는 시스템 엔지니어로 사촌 형 시노다 쇼타로와 함께 이곳에 왔습니다. 대학 시절 등산 동아리 모임의 친구 유아는 얼굴 한번 보자고 제안을 했고, 2년 만에 유아 아버지의 별장에 모였습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어마어마한 산속의 지하 건축물이 있다는 유아의 인도로 등산 동아리 6명과 사촌 형까지 7명이 갔습니다. 맨홀 뚜껑 같은 덮개를 들어 올려 안으로 들어가니 지하 3층의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발전기가 있고 연료인 LP 가스통도 있어 천장의 불이 들어왔고 물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통화권 이탈 지역이라 휴대폰은 먹통이 됩니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은 비슷한 구조였고 209호에 실제로 사용했는지는 모를 고문 기구들이 있습니다.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곳은 제일 끝에 있는데 수몰된 상태였고 지하 3층의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하는 부분까지 물에 잠겼습니다. 이곳의 출입구는 이들이 내려온 구멍과 지하 3층에 굴뚝같은 좁다란 통로가 있지만 물에 잠겨져 있어 못 지나가는 상황입니다. 기계실에는 구형 15인치 모니터가 있는데 작동 중이고 감시카메라 영상이 비칩니다. 화질은 선명하지 않지만 누군가가 출입구나 비상구에 다가가면 눈에 띕니다. 도면 위쪽에 '방주'라고 적혀 있어 노아의 방주가 떠오릅니다. 하나, 유아, 사야카가 나갔다가 들어오는데 버섯을 따다가 길을 잃었다며 세 가족을 데리고 옵니다. 전기기사 야자키 고타로, 아내 히로코, 고등학교 1학년 아들 하야토까지 총 10명이 이곳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나가기로 했습니다.


각자 방에 들어가 자고 있는데 방 전체가 흔들리고 철제 선반이 떨립니다. 5분 정도 진동이 이어졌고 진동이 더는 못 견딜 만큼 강해졌을 때 징을 때린 것 같은 이상한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소리는 이곳 전체에 메아리쳤습니다. 진동이 멎었고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철문 너머 동굴 같은 통로에 있던 바위가 방금 지진으로 굴러가 철문에 충돌해 문을 막고 있습니다. 이곳에 갇힌 10명은 탈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합니다. 천장 상태를 보니 철골을 제거하고, 바위에 감긴 쇠사슬은 닻감개에 연결돼 있고 그 손잡이를 돌리면 바위는 아래로 떨어지고, 그러면 위쪽 통로가 트여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닻감개를 돌리는 사람은 이곳에 갇히게 됩니다. 따라서 이들이 이 지하 건축물에서 빠져나가려면 누군가 한 명이 지하 2층의 작은방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지진으로 인해 지층이 영향을 받아 어디에서 물이 들어와 지하 3층의 물이 조금씩 불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상주 주변에 산사태가 발생해 밖으로 나가더라도 구조대를 불러오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망연자실했고, 자신이 지하에 남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했습니다. 갑자기 유아가 어디 있는지 찾았고 야자키 가족의 아들 하야토가 유아가 살해당했다고 비명을 지릅니다. 창고로 사용된 120호실에 엎드린 상태로 시체가 있습니다. 목에 감긴 로프는 등 쪽에 매듭이 묶여 있었습니다.


지하에 남아 목숨을 희생할 사람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놀니 것처럼 유아가 살해당했습니다. 누가 유아를 살해했는지, 그리고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지, <방주>에서 확인하세요.




불행한 일이 연달이 벌어진다는 설상가상이란 말이 여기에 딱 어울립니다. 지하 3층 규모의 건축물에 대학 등산 동아리 7명과 근처에 버섯을 따다가 길을 잃었다는 3명의 가족이 모였습니다. 그날 밤만 이곳에서 자고 다음날 돌아가려던 10명은 새벽에 벌어진 지진으로 인해 출입구는 아주 큰 바위로 막혔고, 지상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하에서 물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이곳을 벗어나려면 한 명의 희생이 필요한 때에 이곳에 오자고 했던 유아가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고, 화자인 고시노 슈이치는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주>는 클로즈드 서클물을 빌어 폐쇄된 지하 건축물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범인이 누구인지도 궁금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희생할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죽어도 괜찮을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겠지만,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나도 다른 사람이 대신 희생해 주었으면 하고 바랄 겁니다. 보통은 먹어야 할 처자식이 있다고, 늙으신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며 자신은 살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웁니다. 그렇다면 가족이 없는 사람이 희생해야 하는 걸까요. 그것도 명쾌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물에 가라앉고 그 안에 산 사람만 살아남는 '노아의 방주'가 옳은 일인지, 책의 <방주>처럼 이곳에 갇힌 사람들 중에 희생해야 할 사람을 찾는 일이 옳은 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