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블루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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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 3세인 저자는 오사카 예술대학 영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15년 "도덕의 시간"으로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제73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이며 제4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인 "스완", 2023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1위인 "폭탄", 제20회 오야부 하루히코상 수상작 "하얀 충동" 등을 썼습니다. 그럼, 경찰 소설의 대가 사사키 조가 극찬한 <라이언 블루>를 보겠습니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사와노보리 요지는 고향인 시시오이 파출소로 근무지 이동을 자원해 10년 만에 귀향합니다. 그는 현에서 유명한 야구 명문 고등학교에서 투수로 예선전에서 큰 활약을 보여 고시엔에 진출했습니다. 시시오이군 전체가 지역 에이스의 승리를 응원했고 지역 유지인 지토세 집안에서 거액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마운드에 선 요지는 4자 연속 포볼, 그리고 5번 타자에게 던진 첫 번째 공은 상대의 관자놀이를 강타했습니다. 그 데드볼로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고 결국 2:0으로 졌습니다. 마운드에 서서 망연자실해 있는 고교생 야구 선수의 모습은 스포츠 뉴스의 화젯거리가 되었고 요지도 그날 자신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고향을 떠나 경찰이 되어 경찰학교에서 나가하라 신스케를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고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나가하라는 홀로된 엄마와 산사태로 죽은 누나 부부의 딸 스미레를 부양하기 위해 경찰이 되었고, 시시오이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중 권총, 경찰수첩, 무전기 등을 소지한 채 실종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고 나가하라 실종의 진실을 밝히기 고향에 돌아온 요지는 그의 순찰 기록을 살펴보고, 같이 근무한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나가하라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모리 준이치로의 집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통보로 모두가 달려갔습니다. 사망자는 모리 준이치로뿐이고 아내는 남편과 종종 있는 다툼으로 여동생 집에 있어서 화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집은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고 모리 씨는 술과 담배를 많이 하며 평소에도 말썽을 잘 일으켜 동네 골칫거리였습니다. 그의 죽음이 사고인지 타살인지 수사는 시작되고 결국 사고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실종된 나가하라도 모리의 집을 자주 찾았고, 실종 직전 마지막으로 순찰한 곳 역시 모리 준이치로의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지는 단순한 화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지는 마을에서 인정받는 순경 아키미쓰 다이고와 함께 순찰을 하던 중 발포음으로 추정되는 소리를 듣고 무전으로 보고합니다. 근처 민가는 지역 폭력 조직 두목 가나이의 별장이고 가나이가 나가하라의 총을 손에 쥔 채 죽었습니다.


시시오이군 주민들은 개발을 미끼로 한 오토리시와의 합병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나뉘었고, 개발 예정지에 요지의 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지가 이곳에 부임한 지 한 달간 수상한 사망 사건이 두 번이나 벌어졌는데 이권다툼의 희생양인지, 나가하라 실종의 원인은 무엇인지, <라이언 블루>에서 확인하세요.




겉으로 보기에 조용한 시골 마을, 하지만 살펴보면 도시보다 더 시끄럽습니다. 모두들 입을 다물어서 조용해 보일 뿐입니다. 자신을 다시 살려준 동기 나가하라 순경이 실종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 요지는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변한 것도 있지만 안 변한 것이 더 많은 이곳은 아직도 지역 유지 가문을 거스르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두가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고, 파출소 순경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로 나뉘고, 개발에 따른 이권을 위해 사람들이 움직입니다. 요지가 나가하라 실종 사건을 수사하면서 수상한 사망 사건들이 벌어지고, 자살과 사고로 마무리되었던 옛날 사건들도 재조명됩니다.


나이가 들면 한적한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에 옮긴 사람들은 대부분 몇 년 있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옵니다. 불편해서이기 보다 그곳 사람들의 텃세 때문에 적응을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랫동안 본 동네 사람들이라 결속력이 강해 가족처럼 챙기지만 그만큼 타지인에 대한 배척이 심합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함께 나눠먹고 같이 모여서 즐겁게 지내는 장면들은 자신들이 인정한 동네 사람들끼리의 모습입니다. '좁은 동네야. 사이좋게 지내야지.'란 문장이 마음 깊이 남는 경찰 미스터리 <라이언 블루>. 좋게 좋게 넘어가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이유도 모른 채 그저 행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한 명보다는 둘이 강하다.

둘보다는 셋이 강하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팔다리를 제압당하면 그저 샌드백일 뿐이다.

하지만 세 명을 움직이는 건, 한 명이다.

그리고 그 한 명이 옳고 그름을 정한다. (p. 331)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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