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탐정
이동원 지음 / 스윙테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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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병원 내에서 벌어진 연쇄 자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살고 싶다"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저자는 "수다쟁이 조가 말했다", "당신들의 신", "완벽한 인생" 등을 썼습니다. 카카오페이지와 CJ ENM이 공동 주최한 '제5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에서 단편 웹소설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천국에서 온 탐정>을 보겠습니다.



경찰서 앞 횡단보도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골목 안에 자리 잡은 '천국에서 온 커피'는 12평 남짓한 동네 카페입니다. 그곳의 주인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 맛을 잊지 못해 오늘도 들린 강력계 형사 성요한은 대충 감겨 있던 붕대에서 흘러내린 피를 보고 난감해합니다. 주인이 신속하게 처치를 하며 작은 상처를 무시하다가 감염이 돼서 죽은 사고를 말하며, 병원 진단서를 떼서 상사에게 고소를 하라고 조언합니다. 상처만 보고 어떻게 알았는지 의아한 성형사는 금방 생긴 상처에 경찰병원에 가지 않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미뤄 재떨이로 맞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은 것으로 짐작했다고 바리스타 겸 목사인 유진신이 대답합니다. 법의학을 전공했고 주중엔 카페로 주말엔 교회 예배당으로 사용한답니다. 교회에 발길을 끊은 지 10년이 지난 성형사는 마음이 상해 경찰서로 돌아갔고 며칠 후 커피를 가져온 유목사를 만납니다. 얼마 전 자살한 노숙자가 교회 성도여서 장례를 치르려고 하는데 자살이 아니라며 부검을 해달라고 합니다. 노숙자 구원준은 죽기 전 간증을 하겠다고 했고, 깔끔한 옷 한 벌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답니다. 그런데 간증할 때 그 옷을 입지 않고 간증을 했고, 감사 인사를 하려고 만났는데 유목사가 사드린 정장을 입고 외출을 하더랍니다.


올해 29살이 된 배창선은 경찰서 근처 수산 시장 안에 있는 횟집 사장 아들입니다. 허름한 횟집이지만 정직하게 장사한다는 소문이 나서 단골이 많았고 강력팀도 단골입니다. 지난 금요일 성요한은 경찰서 앞에서 횟집 사장 배동호와 마주치자마자 자신의 아들을 찾아달라고 엎드립니다. 실종 신고를 했는데 성인 남성이라고 수사를 시작하지도 않는답니다. 두 번 경찰시험에 떨어지고 이번에 다시 경찰시험을 준비 중인 배창선은 시험 당일 일찍 나가서 시험 장소에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다가 골목 안으로 사라졌습니다. 사람의 그림자도 보기 힘든 금속 기계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이 있던 거리엔 유령이 사는 골목 같습니다. 카페를 발견해 직원에게 배창선 사진을 보여주었으나 낮에 돌아다닌 사람을 찾는 거라면 근처 사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라고 합니다. 마침 가게 앞으로 아이가 지나갔고 아이에게 물었더니 무서운 형아들보다 더 무서운 마법사가 있다고 합니다. 철가면 마법사가 아이를 가두는 것을 봤다며 그리로 안내합니다.


성형사는 신학교에서 믿음을 잃고 방황했는데 송대범 전도사를 만나 자신이 믿는 길로 가라는 조언을 받습니다. 송 전도사는 자신의 구역에서 불량한 일을 저지르는 이회성을 진심으로 대했고, 그는 패거리들에게 그만하겠다는 말을 하려고 만났습니다. 어쩌다 보니 말할 타이밍을 놓쳐 같이 가는데 패거리들은 지나가는 사람을 퍽치기하고 도망갔습니다. 이회성은 그들에게 화를 내고 헤어졌습니다. 이후 뉴스에서 피해자가 사경을 헤맨다는 것을 알았고 이회성은 괴로운 마음에 송 전도사에게 털어놓았더니 그는 패거리를 만나러 간 후에 죽었습니다. 그 일로 성형사는 신학교를 자퇴하고 형사가 되었습니다. 악연이었던 성형사와 이회성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자 출신 유튜버 서오봉이 자신의 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빌라에 주차된 차 CCTV에서 이회성이 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명한 심장전문의 양재익 교수를 협박하던 서오봉의 모습이 잊히지 않던 성형사는 양재익의 과거를 조사합니다. 양재익은 이회성과 같은 보육원 출신으로 본명은 김인성이고 성형을 해서 모습도 바꿨습니다. 유튜버 서오봉이 보육원에 들러 이회성과 김인성에 대해 묻고 갔다고 원장이 말합니다.


대형마트에서 현직 법의관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인 범인 임치수가 치료감호소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이 뉴스에 나옵니다. 그는 탈출하던 중에 병문안을 와 있던 경찰과 마주쳐 격투 끝에 경찰을 살해하고 도주했고, 그에게 인질이 되었다가 풀려난 의사는 양재익 교수입니다. 임치수와 정신상담을 한 이새록 전문의가 동행합니다. 자주 가던 골프장에서 임치수가 나타나 공격을 받았다는 형의 신고에 현장으로 갔고, 형은 동생이 가족들을 죽이겠다고 난리 쳤다고 흥분합니다. 여동생 임보라는 얼마 전 임치수에게 편지를 보냈고 BAM 스쿨에서 공부하겠다고 남겼습니다. BAM은 비즈니스 선교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유목사를 따라 임보라를 만났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스토커 때문에 왔냐고 물어봅니다.


성형사가 재수사를 해서 잡은 설강훈 목사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고 방송을 앞두고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앞선 사건들의 나머지 이야기와 모든 이야기에 등장한 양재익 의사의 의도는 무엇인지 <천국에서 온 탐정>에서 확인하세요.




합동수사라면 노련한 선배 형사와 좌충우돌 신입 형사가 짝을 이뤄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상상됩니다. 하지만 <천국에서 온 탐정>의 합동수사는 신학대를 자퇴한 강력계 형사와 법의관을 그만둔 목사가 주축이 됩니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을까부터 경찰 관계자도 아닌데 수사를 같이 할 수 있을까까지 의아함이 가득한 가운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들의 이야기에 금방 빠져듭니다. 신학대를 자퇴한 이유와 법의관을 그만둔 이유가 알려지고, 그들을 그렇게 만든 사건들도 다시 등장합니다. 내용은 5개의 장으로 각 사건은 다르지만 앞선 이야기에 등장한 인물이 뒤에 나오기도 하고, 모든 사건들의 연결고리인 인물도 있습니다. 책 제목이 만남의 장소가 된 '천국에서 온 커피'가 아니라서 의아했는데,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제목의 의미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에필로그에서 등장한 미얀마 청년의 사연이 궁금하며 혹시나 다음 권을 염두에 두고 등장시킨 인물은 아닐까 하는 기대마저 듭니다. 욕심에서 비롯된 사람의 추악한 모습에서 환멸이 들지만 선한 마음을 지킨 사람의 모습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천국에서 온 탐정>, 그들의 합동수사는 계속되리라 믿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해요. 중요한 건 그다음이죠.

가족이라면 지켜 주어야죠.

무조건 감싸는 게 아니라 다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요. (p. 53)


임치수 형제는 사람을 죽인 죄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와 같은 죄인이 천국에 갈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천국은 스스로 의롭다고 믿는 자들이 아니라

용서받은 죄인들이 가는 곳입니다. (p. 348)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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