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월드컵 - 지적이고 흥미로운 20가지 월드컵 축구 이야기
이종성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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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인 저자는 1982년 학교까지 빼먹으며 월드컵에 입문한 뒤 스포츠 팬이 되었답니다. 이후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에서 스포츠 담당 기자로 일했고 기자로 2006년 월드컵을 취재하면서 한 국가의 문화가 스포츠에 미친 영향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영국 레스터로 건너갔습니다. 드 몽포트 대학교에서 스포츠 문화사 석사 과정을 밟았고, 남북한 축구 역사를 다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세계사를 바꾼 월드컵>을 보겠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가 주최한 월드컵의 '월드'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월드컵에는 세계 모든 대륙의 국가가 참여할 수 있지만 사실 유럽과 남미 대륙을 뺀 나머지 대륙의 국가들은 오랫동안 들러리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과거에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대륙에 할당된 월드컵 본선 티켓 숫자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이 지역 국가들에게 월드컵 본선 진출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그래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것은 세계적인 나라가 됐다는 만족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축구 전문가들은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을 최초의 진정한 월드컵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1982년 대회는 월드컵 대회 역사상 최초로 24개 팀이 본선 진출한 대회였습니다. 월드컵 첫 출전 국가가 무려 6개국이나 됐고, 사상 최초로 100억 명이 넘는 TV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전 세계 중계권료의 총합은 대략 2조 원이 넘습니다. 이는 컬러 TV 중계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중계권료가 가파르게 상승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이전까지 유럽의 월드컵 중계방송사는 무료 지상파 TV였으나 ISL이 월드컵 중계권 판매 대행을 하게 되면서 유럽의 유료 TV도 월드컵 중계사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에서는 1990년대 국가적으로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를 지상파 무료 방송사가 중계방송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이 있었으나 자국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경기와 월드컵 준결승, 결승전만 해당됐습니다. FIFA는 이 틈을 파고들어 보편적 시청권이 확보되어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유료 TV가 일부 월드컵 중계방송을 할 수 있으나, 영국의 월드컵 보편적 시청권은 월드컵 대회의 모든 경기를 무료 지상파 TV가 중계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예외입니다. FIFA는 영국을 유럽 재판소에 기소했으나 2011년 유럽 재판소는 영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월드컵보다는 먹고사는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한 시대라 제대로 된 지원이 없었습니다. 한국과 첫 경기의 상대는 헝가리고 그 중심에는 당대 최고의 축구 선수 페렌츠 푸슈카시가 있었습니다. 그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헝가리의 금메달을 이끌었으며 잉글랜드 축구를 침몰시킨 주인공이었습니다. 1956년 스탈린주의자들의 공포 정치에 반대하는 민중봉기가 헝가리에서 일어나 축구 선수들은 서유럽으로 떠났습니다. 최고 스타 푸슈카시는 스페인으로 건너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선수가 됐습니다. 왼발 슈팅이 너무 강력해 캐논시토로 불렸던 푸슈카시는 1966년 은퇴한 뒤 사람들의 이름에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FIFA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푸슈카시 상'을 저장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은 다시 높아졌습니다. 푸슈카시 상의 주인공은 호날두, 이어서 네이마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입니다. 한국 선수가 이와 같은 상을 받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2020년 토트넘의 손흥민이 푸슈카시 상을 수상했습니다.




월드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스포츠 경기가 되었습니다. 저도 그전까지 축구 경기는 보지 않았지만 2002년 이후로 축구 경기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2002년은 임신 중이라서 솔직히 경기를 잘 보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이런 빅 이벤트가 끝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스포츠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와 멀어져 지내다가 아이가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저도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선수도 있고, 축구게임도 하며 축구에 진심인 아이와 이야기하다 보니 저도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함께 유럽 경기를 시청하며 축구로 관심사를 공유하며 아이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입대할 무렵 시작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내용을 인터넷편지로 적어 아이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세계사를 바꾼 월드컵>은 월드컵과 세계사를 연결합니다. 유럽 축구가 강한 이유와 국경을 넘은 독일의 월드컵 중계, 중국의 축구 굴기의 실패, 미국 축구의 빛과 그림자, 전쟁으로 탈락한 러시아, 월드컵으로 축구 전쟁이 일어난 나라까지 20가지 월드컵 축구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세계의 사회, 경제, 정치, 외교, 문화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월드컵 이야기를 읽어보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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