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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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프랑스 생로에서 태어난 저자는 시립학교에서 자동차기계학부 3학년 졸업을 앞두고 선생님의 격려로 그림학교 콩쿠르에 참가해 현재의 막시밀리엉 북스에 입학했습니다. 그는 만화, 영화, 방송 등 여러 분야에 종사했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작가로 글쓰기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1991년 출간한 "랭보를 위한 무지개"는 1996년 영화화되고, 이후 "오랜 고통", "중력의 법칙", "천둥꽃" 등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면서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2006년 출간한 "나, 프랑수아 비용"이 전기소설상을 수상했고, 2007년 "달링"과 2012년 "자살가게"가 작품성을 인정받아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2022년 10월 18일 69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저자가 쓴 <자살가게>를 보겠습니다.



튀바슈 가문은 대대로 '자살가게'를 운영합니다. 이 상점에는 목매달기용 밧줄, 동맥절단용 면도날, 할복자살용 단도, 독 묻은 사과와 사탕들, 투신자살을 위한 콘크리트 블록 등을 판매하며 주인 미시마와 부인 뤼크레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부에겐 세 명의 자식이 있는데 첫째 뱅상은 머리를 온통 붕대로 친친 감은 채 식용부진증으로 빼빼 마른 모습이고, 둘째 마릴린은 자신이 제일 못생겼다고 생각해 의기소침하며 우울한 모습입니다. 막내 알랑은 이 가문에서 태어난 아이가 맞는지 의심스럽게 아기일 때부터 항상 웃었고, 즐거운 노래를 부르고, 어떤 일이든지 긍정적인 모습을 봅니다. 부모님은 그런 알랑을 잘못 키웠다며 한탄을 하고, 자신들의 육아관에 맞게 자장가 대신 유명인의 자살 이야기, 안 좋은 일만 늘어놓은 뉴스 등을 들려주고 보여주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미시마는 40분마다 자살이 한 건씩 발생하는데, 전체 15만 건의 시도 중에 성공한 건 1만 2천 건밖에 되지 않는다며 완벽한 죽음을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자살 기구 개발에 몰두합니다. 그동안 자살가게를 방문한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자살 기구를 샀고, 부부는 '죽어도 상관 안 해' 상사에서 부족한 물품을 추가 주문도 합니다. 부모는 그녀의 18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맹독이 들어간 주사를 선물합니다. 이번에 출시한 독액으로 그것을 정맥에 주사하면 자신은 아무 탈이 없지만 차츰 침샘에서 독이 만들어지고, 키스를 하면서 독액을 사용하게 된답니다. 마릴린과 입을 맞추는 모든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대요.


마릴린의 죽음의 키스 사업은 성공적이었지만 묘지 관리인 뤼크레스와 사랑에 빠지면서 혼란에 빠집니다. 그때 알랑이 튼 노래의 볼륨이 극에 달하고 진동이 가해지면서 약병들이 흔들거립니다. 사람들을 모두 보내고 가족이 식탁에 앉아 뤼크레스가 만든 양고기를 먹습니다. 알랑은 엄마의 음식 솜씨를 칭찬했고, 마릴린은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하지 못한다고 슬퍼합니다. 그러자 알랑이 독액 대신에 포도당 용액을 넣어놨다고 고백합니다. 그 말을 들은 아빠는 크게 화를 내며 2주간의 겨울방학 동안 모나코에 있는 자살특공대로 알랑을 보냅니다.


골칫거리 알랑이 떠난 자살가게는 평화로워졌을까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자살가게>에서 확인하세요.




원치 않게 태어난 셋째 알랑은 아무리 봐도 '자살가게'에 어울리지 않는 아이입니다. 10대째 내려온 상점을 운영 중인 튀바슈 가문은 사람들의 자살을 돕는 자살 기구와 독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랑은 가게 손님들에게 항상 웃으며 용기를 주는 말을 하고 별거 아닌 일에도 행복을 느낍니다. 그런 알랑이 못마땅한 부모는 자살특공대 연수를 겨울방학 동안 보냅니다. 이제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리라 생각했지만 알랑이 없는 자리는 컸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있을 때 알랑에게서 온 우편엽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처럼 알랑이 보낸 엽서 속 내용에 튀바슈 사람들은 맥없이 쓰러집니다. 알랑은 자라면서 자신의 생각과 180도 다른 가족과의 마찰이 힘들었을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마지막 알랑의 선택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의 목적을 다 이뤘다고 생각하고 끝을 맺는다니 슬펐습니다. 마지막이 아쉬워서 더욱 마음에 남는 <자살가게>입니다.


삶이란 있는 그대로의 삶 자체를 말하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이죠!

서툴거나 부족하면 서툴고 부족한 그대로

삶은 스스로 담당하는 몫이 있는 법입니다. (p. 174)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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