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고미네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21년 일본 효고현 고베시에서 태어난 저자는 오사카외국어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무역상사 직원, 교사 등의 직업을 거쳐 1943년 마이니치신문사에 입사했습니다. 1973년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로 제19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했으며, "피타고라스 콩밭에 죽다", "소크라테스 마지막 변명", "파스칼의 코는 길었다"등을 썼습니다. 청춘 미스터리 소설 분야를 확립했다는 평을 받은 그의 작품을 보겠습니다.



1972년 10월 3일, 오사카부 도요나카시의 고급 주택가에서 독경 소리가 들립니다. 고인은 도요노고등학교 2학년 17세 시바모토 미유키로 상주인 시바모토 겐지로는 건설 시공사인 주식회사 시바모토공무점 대표이사 겸 사장입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난 딸 미유키의 장례식에 온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서 중절 수술에 실패해서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사실과 어느 정도 맞습니다. 미유키는 중절 수술은 괜찮았으나 이후에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어 죽었습니다. 아버지는 미유키에게 임신시킨 남자를 알려달라고 여러 차례 설득했으나 죽기 전까지 밝히지 않았고 누구인지 찾아 복수할 거라고 아내에게 말합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시바모토 겐지로는 학교로 가서 담임 후지타 마사유키를 만났습니다. 후지타에게 사망 원인을 밝히자, 그는 학교에서 소문이 돌았다고 말합니다. 겐지로는 부모도 9월 초까지 알지 못했고, 알자마자 바로 등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소문이 났는지 생각합니다. 소문을 흘린 놈은 미유키보다 먼저 미유키의 임신을 알았고, 그놈이 미유키의 상대라고 확신합니다. 임신시기를 고려해 8월 초에 일이 있었으며 그때 미유키는 비와코 호수로 같은 학년 여학생과 3박 4일 물놀이를 갔습니다. 삼우제를 치르는 날 겐지로는 미유키와 친한 학생들을 초대해 이야기하며 미유키를 죽인 상대를 알아낼 거라고 합니다. 후지타에게 미유키와 친한 학생들을 알려달라고 하자, 피의자로 취급하지 말고 딸의 학교 친구로 대화하겠다고 약속을 받습니다.


삼우제 날, 후지타의 인솔하에 미유키와 탁구부 활동을 함께 한 하야마 히로유키, 중학교부터 동창인 미네 다카시, 짝꿍인 나이토 기쿠오, 마음이 맞아 친하게 지낸 아라키 유키오, 비와코와 함께 놀러 간 엔메이 미유키, 마에카와 가요코, 미야자키 레이코가 함께합니다. 엔메이는 미유키가 아빠를 증오했다며 올봄에 지은 주민 반대를 무릅쓰고 맨션을 지은 사실을 겐지로에게 확인합니다. 겐지로는 그 이야기가 학생들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었고, 엔메이는 맨션 바로 아래에 나이토의 할머니가 살고 있었는데 건축 소음과 일조권을 빼앗겨 죽을 때까지 어두워라는 말을 반복하다가 돌아가셨답니다. 겐지로는 법을 지키며 사업을 했다고 말하면서 소란을 피웠고, 학교에서 후지타에게 전화가 옵니다. 나이토 도시락에 독이 들어 있었는데 그것을 야규 다카야스가 먹고 쓰러졌다고 합니다.


도요나카히가시경찰서 수사과 노무라 쓰네오와 오쓰카 노리미쓰가 중독 사건을 수사하러 입원한 야규를 만납니다. 야규에게 원한을 산 일은 없었냐고 묻자 시바모토 미유키 일을 듣고 싶은 거냐고 도리어 묻습니다. 노무라는 미유키와 중독 사건이 무슨 관계인지 알아봅니다. 야규는 미유키의 장례식 날 형사가 자신을 조사했다고 말했고, 이름은 모르지만 안주머니에서 검은 수첩을 꺼내 필기해서 형사라고 알았다고 대답합니다. 미유키가 죽기 전에 말한 '아르키메데스'에 대해 생각나는 게 있냐고 야규에게 물었고, 문병 온 나이토가 학교 축제 영어 연극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들려줍니다.


미유키의 죽음과 다카야스의 중독, 야규의 누나와 교제 중인 유부남 가메이 마사카즈의 실종. 이 세 가지 사건은 서로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형사 노무라는 관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조사를 합니다. 과연 이들 사건의 연결고리는 무엇이며, 미유키가 죽기 전 말한 아르키메데스는 무엇을 뜻하는지,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에서 확인하세요.




소녀가 죽었고, 소년이 쓰러졌으며, 청년이 사라졌습니다. 시바모토 미유키의 죽음, 야규 다카야스의 중독, 가메이 마사카즈의 실종은 전혀 연관 없는 사건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들의 교모한 연결고리를 도요나카히가시경찰서 수사과 노무라 쓰네오가 밝혀냅니다. 그렇게 사건의 진범은 알려지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가 드러납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1973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읽다 보면 70년대 일본 사회의 모습과 당시 학생들의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뭔가가 어긋난 순수함을 찬양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묘사됩니다. 학생 시기엔 정의감이 불타오를 때이고, 어른들의 모습이 부조리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적극적인 일부 학생들은 부조리함에 맞서 자신들의 방법으로 싸우기도 합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처럼 느껴지듯 그런 열정이 극단적으로 치달아 이해하기 힘든 방식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죄에서 비롯되어서 이런 일을 벌였다고 말하는 그들의 논리를 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순수하기에 더없이 맹목적으로 행동한 그들에게 우린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생각하게 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