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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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캐릭터, 이색적인 소재와 배경을 자유자재로 주물러 늘 전대미문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의 이력을 살려 2009년 독창적인 수학 미스터리 "하마무라 나기사의 계산 노트"로 고단샤 소설 부문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 외 "니시카와 마코" 시리즈 등을 발표했고, 옛날이야기와 본격 미스터리를 결합한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와 "빨간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를 출간했습니다. 그럼, 시리즈 3탄인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죽세공 탐정 이야기'는 일본 전래 동화 '가구야 공주'를 바탕으로 합니다. 가난한 대나무 장수 할아버지가 빛나는 대나무 속에서 어린 가구야 공주를 발견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큰 가구야 공주는 어느 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달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비밀을 밝히고 결국 달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죽세공인 쓰쓰미 시게나오와 부하 아리사카 야스히라는 어느 날 마디마디 사이가 빛나는 대나무를 잘랐더니 엄지손가락 크기만 한 소녀가 있습니다. 소녀는 시게의 집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가구야는 놀라울 만큼 성장이 빨랐는데 열흘쯤 되자 열두 살 정도로 자랐습니다. 가구야와 함께 대나무를 베러 간 지 이레째 되는 날 뿌리가 빛나는 대나무를 발견해서 보니 황금이 있습니다. 매일같이 빛나는 대나무가 발견됐고 집에는 황금이 쌓여갔습니다. 그걸로 가구야는 시게와 야스에게 새집을 지으라고 했고, 가구야의 성인식도 크게 치렀습니다. 가구야는 이 세상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고 그 소문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다섯 명의 남자가 가구야에게 결혼하자고 청했고, 그녀는 원하는 물건을 가져다주는 사람과 결혼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은 일본 전래동화 '데굴데굴 주먹밥'을 바탕으로 합니다. 부지런한 노부부가 산에서 나무를 하다 점심으로 주먹밥을 먹으려다가 주먹밥 하나가 떨어져 굴러가 나무 밑동에 난 구멍 속으로 빠집니다. 주먹밥을 주우러 간 할아버지가 실수로 구멍 안으로 빠지고, 그곳에는 흰쥐들이 주먹밥의 보답이라며 크고 작은 고리짝 두 개 중 하나를 골라가라고 합니다. 마음 착한 할아버지는 작은 고리짝을 골라 가져갔고 거기서는 금은보화가 잔뜩 나왔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욕심 많은 이웃집 할아버지는 일부러 주먹밥을 구멍에 떨어뜨리고, 고양이 흉내로 쥐들을 위협해 두 개의 고리짝 모두를 빼앗아가려고 합니다. 그러자 화가 난 쥐들이 할아버지를 물어뜯어 죽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요네하치가 생쥐들에게 자루를 선물 받아 보물들이 나왔다는 소문에 욕심 많은 소시치는 따라 합니다. 생쥐들이 춤을 추며 잔치를 열자고 했고 소시치는 자루만 받고 싶은 마음에 고양이 울음소리를 냅니다.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던 생쥐들 때문에 나무가 부러지고 뭔가가 쓰러지면서 범종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다시 소시치 영감은 주먹밥을 굴린 장소에 있습니다. 똑같이 주먹밥을 굴리고 생쥐들을 만나 잔치가 끝나길 기다리는데, 콩 창고 안에 만푸쿠가 죽어 있다고 소리칩니다. 모두 그리로 갔더니 콩 창고 안에 상반신만 나온 커다란 관음상이 보였고, 바닥에는 3할 정도 먹은 주먹밥과 그 옆엔 씨름 선수처럼 몸집이 거대한 노란 쥐가 쓰러져 있습니다. 모두가 만푸쿠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소시치 영감은 자루를 훔치려고 당기다가 범종이 다시 쓰러지고 또다시 주먹밥을 굴린 장소에 있습니다.


가구야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올 기한이 다 될 무렵 야스가 죽은 채로 발견됩니다. 소시치 영감은 타임 루프에 갇히고 어떻게 하면 빠져나올까요. 그리고 다른 세 개의 이야기는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에서 확인하세요.




대나무 속에 있던 엄지 소녀와 밀실 살인사건, 데굴데굴 주먹밥과 무한 루프에 갇힌 욕심쟁이 영감, 물건을 계속 바꿔 부자가 된 볏짚 부자와 똑같은 사람을 자신들이 죽였다고 나선 범인들, 게가 준 주먹밥을 빼앗고 대신 감 씨앗을 준 욕심쟁이 원숭이에게 복수하는 동료들의 옛이야기와 진짜 이야기의 정체, 차솥으로 변신한 너구리 이야기와 밀실 살인사건. 이렇게 전래동화와 본격 미스터리 트릭을 가미한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린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는 작가의 기발함이 돋보입니다. 일본 전래동화를 비틀어 살인 사건을 추가했고, 그것을 추리하는 인물과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마지막 이야기까지 잠이 오지 않는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하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이야기는 연결되어 더욱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이야기의 빠진 부분은 아이가 알아차려 할아버지가 진상을 들려줍니다. 글의 재미와 추리의 묘미, 등장인물들의 욕망이 잘 드러나 시리즈와 연결 짓지 않아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출간 1년 만에 판매 부수 10만 부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을 쓴 시리즈의 첫 번째와 서양 전래동화를 밑바탕으로 한 두 번째 책은 어떤지 호기심이 생깁니다. 아직 언제가 될지 모를 네 번째 책이 출간되길 기다리며 그동안 못 읽은 앞권들의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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