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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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 무사시대학 인문학부를 졸업한 뒤 "재회"라는 작품을 통해 일본 추리 소설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최고 영예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습니다. "루팡의 딸", "그녀들의 범죄", "스마일 메이커", "가면의 너에게 고한다" 등이 있으며, 특히 "루팡의 딸"은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럼, 저자의 데뷔 10주년 기념작 <악연>을 보겠습니다.



2020년 9월 3일, 구라타 유미는 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에서 퇴사하고 집에만 있던 유미에게 아버지가 대학 친구 마쓰다의 카페를 소개해 줬습니다. 이제 일한 지 1년이 지났고, 한가한 오후 시간에는 유미 혼자 가게를 도맡게 되었습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들어왔고 주문한 커피를 내려놓으니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맞는지 물어봅니다. 3년 전 사건으로 사람들에게 막을 치게 된 유미가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보자, 자신은 호시야 다카히로고 같이 사건을 검증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사건이 종결된 지 3년이나 지났다며 검증할 필요가 있냐고 물어보자 호시야는 사건이 다 해결되지 않았다며, 전혀 다른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3년 전 2017년, 유미는 무사시다이라시 시청 수납 총무계에서 6년째 일하는 공무원입니다. 점심시간 업무 당번은 돌아가면서 맡는데, 유미는 9월 1일 당번이었습니다. 12시 40분에 민원전화 업무를 처리하고, 창고에 파일을 가져다 놓고 나오는데 다시 전화가 옵니다. 아무도 받지 않자 유미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떤 남자가 여자친구 바바 히토미가 돈을 가지고 집을 나갔다며 이사 간 주소를 알고 싶다고 합니다. 유미는 가까운 컴퓨터로 조회를 해 그녀가 이사 간 주소를 확인했지만 개인 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유미의 이름을 다시 묻고는 부동산 중개소에서 금방 얻을 수 있는 방을 찾는다고 하고 몇 군데 소개를 받았답니다. 알려 준 곳을 부를 테니, 히토미가 사는 곳이 있으면 '네'라고만 하라고 말하며 유미의 이름을 외웠다고 합니다. 주소를 하나씩 말하면서 유미의 반응으로 어디에 있는지 알겠다며 고맙다고 전화를 끊습니다.


2011년 10월, 호시야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1년 넘게 일하고 있었는데, 잦은 야근과 갑질을 참지 못하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사직서와 갑질 보고서를 회사 이메일로 보낸 후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걷고 있는데, 라이브 공연 이벤트 안내장을 나누고 있는 여자들을 봅니다. 그녀들이 오늘 나카노에 있는 라이브 하우스에서 데뷔를 한다는 내용이었고, 전단지를 준 여자가 마음에 들어 보러 갔습니다. 데뷔 라이브임에도 관객이 20명쯤 있었고, 반응도 뜨뜻미지근했습니다. 하지만 10대의 5명 멤버들은 열심히 춤추고 노래했습니다. 그 열정에 마음이 뺏겼고, 전단지를 준 멤버가 호시야와 눈이 마주치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이 무대가 주오선 방위대, 그리고 오기쿠보 히토미와의 첫 만남입니다. 이후 그는 라이브 공연을 6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보았고, 세무사 사무소 소장 다와다 마코토, 법률 사무원 미나미노 요이치, 술집 종업원 구마다 쇼헤이와 히토미의 찐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히토미가 요근래 무대에서 안 나와 팬들이 걱정하던 차에, 괜찮냐고 트위터에 글을 달자 히토미의 DM이 왔습니다.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괜찮냐고요. 호시야는 괜찮다며 무슨 상담인지 물었지만 한참 뒤에 잘못 생각했다며 미안하다고 답장이 옵니다. 호시야는 히토미가 휴식기에 돌입한 것과 상관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불안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2017년 9월 3일 도쿄도 무사시다이라시의 그린 공원에서 22살 바바 히토미가 날붙이에 가슴을 찔려 과다 출혈로 사망한 것을 산책 중인 주민이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나카노를 거점으로 활동 중인 주오선 방위대에 오기쿠보 히토미라는 예명으로 소속되어 있다는 뉴스가 보도됩니다. 그 소식을 접한 호시야와 유미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시청 직원이 스토커에게 주소를 알려줘서 죽었다는 악의적인 소문이 퍼져 유미는 일을 그만두고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호시야는 도와주지 못했다는 마음에 히토미의 죽음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이 모든 일들이 우연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과연 어떤 진실이 있을지 <악연>에서 확인하세요.




TV가 아닌 소규모의 무대에서 노래하는 아이돌을 지하 아이돌, 라이브 아이돌이라고 부릅니다. 그녀는 고등학생 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해 대회에 나갔고 입상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하 아이돌을 전문으로 키우겠다는 한 기획사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6년 동안 활동하다 스토커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칼에 찔러 죽습니다. 경찰 수사로 찾은 범인은 한사코 범행을 부인했고, 그녀의 팬인 호시야는 죽기 전 상담을 부탁했던 그녀의 메시지를 마음에 품고 혼자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은 우연이 아니고 제목처럼 <악연>이 됩니다.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호시야의 끈질긴 노력은 오타쿠의 편견을 깹니다. 누군가를 좋아하지만 어딘가 이상한 사람이 아닌, 동경하는 대상을 응원하며 힘을 얻는 평범한 사람임을 느끼게 됩니다. 힘들 때 힘이 되는 무언가가 있나요. 그것은 사람일 수도, 사물일 수도, 꿈일 수도 있습니다. 힘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삶이 더 불쌍해 느껴집니다. 그러니 힘든 세상에서 각자 힘이 나는 무언가를 가지길 바랍니다.


오타쿠를 얕보지 마.

그 말에 자기 비하나 콤플렉스는 없었다.

오히려 호시야의 자부심마저 느껴졌다.

만약 그가 오타쿠가 아니었다면 이 사건은 어둠 속에 묻혔을 가능성도 있다.

(p. 397)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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