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니타도리 케이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81년 일본 지바 현에서 태어나 지바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한 저자는 2006년 홋카이도대학 로스쿨 재학 중에 "이유가 있어 겨울에 나온다"로 제16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가작에 입선했고, 같은 작품으로 2007년에 데뷔했습니다. 2014년 TV 드라마로 방영돼 큰 인기를 끈 "전력 외 수사관" 시리즈, 제3회 우쓰노미야 대상을 수상한 "드세요, 용의자부터-파티시에의 비밀추리", "서술 트릭의 모든 것"과 "서점의 명탐정" 등을 썼습니다. 그럼 <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를 보겠습니다.



국립대학 보소대 법학부 신입생 후지무라 미사토는 이곳 지바 출신에 대인기피증입니다. 중고등학교 입학식 때 뒤처져서 어떤 그룹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혼자가 되어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졸업했습니다.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간은 학창 시절과 달리 강의안만 나눠주고 끝일 줄 알았는데 교수가 각자 자기소개를 하라고 합니다. 겨우 출신과 이름, 지망을 말하고 앉아서 이 시간이 얼른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기소개가 다 끝나고 교수는 친구를 만들 기회니 메신저 아이 등을 교환하라면서 해산을 명령했습니다. 후지무라 양옆 사람은 후지무라와 반대쪽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고 순식간에 후지무라만 혼자가 되었습니다. 괜히 말을 꺼냈다가 필사적이라며 비웃음을 사게 될까 말도 못 꺼내고 있다 보니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눈을 뜨니 1시간 정도 지났고, 빈 강의실을 나가려고 하다가 우산을 발견하고 다시 가까이 갔습니다. 대학생이 들고 다니기엔 가격이 꽤 비싼 고급품으로 누군가에게 선물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밖을 보니 눈이 계속 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산이 있는 자리 주변엔 특별한 흔적이 없고, 벽의 고리가 단 하나뿐이지만 이쪽을 향해 있습니다. 후지무라는 평소에 전혀 사용되지 않는 코트 걸이가 우산이 있던 자리에서만 사용됐다는 점과 눈이 내리고 있는데 아직까지 우산을 찾지 않았다는 점을 조합해 마지막에 소개한 6명 중에 누가 우산 주인인지 생각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알게 된 미하루와 두 번째 이야기에 등장한 초등학교 동창 사토나카와 미나키, 다른 친구 2명과 후지무라는 노래방을 갔습니다. 대인기피증은 타인과 이야기하는 것도 힘들지만 노래방도 만만찮습니다. 후지무라는 선곡을 어떤 노래를 해야 할지, 타인이 노래를 부를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노래를 안 부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고민하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입니다. 친구들이 오렌지주스와 술을 시켜서 같이 마시다가, 겨우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나왔다가 들어가니 미하루가 오페라를 원대한 발성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아연실색한 채 그저 듣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에도 어찌 됐든 모두 미하루에게 압도돼 누가 부르는지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게 되었고, 후지무라와 미나키에게 마이크가 돌아오는 일도 없이 예약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다 같이 일어서는데 미하루가 쓰러집니다. 보니까 언제부터인지 미하루를 술에 취했고 몸을 가눌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사토나카와 후지무라가 미하루를 미나키 집에 옮겼고, 간식을 대접한 미나키의 집에 앉아 미하루에게 술을 먹인 범인이 누구인지 생각합니다.


지바 현에는 대나무와 전통지로 만든 보슈 부채라는 특산품이 있으며, 수년 전부터 지바 현의 장인이 한곳에 모여 부채를 판매하는 축제가 니시노부토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프리마켓 같은 분위기였는데,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명도가 높아지고 규모도 커졌습니다. 대학 근처에서 열리는 이벤트인데다가, 엄청난 수의 포장마차도 더해져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었습니다. 경제학과 친구들에게 미하루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토나카가 미하루와 미나키, 후지무라를 불렀고 축제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린 축제에서 처음엔 같이 다니다가 어쩌다 보니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대인기피증은 인파에 약합니다. 인파에 잡아먹힌 대인기피증은 대개 동행인과 같은 속도로 걸을 수가 없고, 조용히 멀어져서 사라집니다.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후지무라에게 사토나카로부터 그룹 채팅 메시지가 왔습니다. 경제학과 친구인 나가에가 지갑을 도둑맞았다고요. 미하루가 범인 특징을 아냐고 물어보며 혼잡해서 범인도 아직 여기에 있을 거라고 합니다. 나가에는 화려한 범인의 옷과 머리 색깔을 기억했고, 앞쪽에서 미하루가 사람들에게 멈추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우산의 주인과 술을 먹인 사람, 지갑 도둑은 누구인지, 인간 소실 사건의 정체와 진짜 컴퓨터 도둑은 누구인지, <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에서 확인하세요.




강의실 뒤편에 누가 놓고 간 우산이 있습니다. 보통은 지나치거나, 이름이 있는지 우산을 살펴보고 안내 데스크나 경비실 같은 곳에 맡깁니다. 하지만 주인공 후지무라는 대인기피증이라 그런 용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추리를 시작합니다. 뛰어난 기억력과 탁월한 논리력으로 소거법을 이용해 우산 주인을 찾고, 인간 소실의 함정을 파헤치고, 오렌지주스인 줄 알고 술을 잘못 마시게 한 범인을 찾아내고, 인파에 갇힌 지갑 도둑을 알아보고, 우선하여 버려버려도 상관없는 사람이 된 사람의 누명을 벗겨냅니다. 만약 내가 없는 자리에서 자신의 험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듣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인공 후지무라는 초등학생 때 그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만 모르는 채로 줄곧 험담을 듣고 있었다고 생각하며 '모두'가 무서워졌습니다. 이후로 다른 사람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지에 신경을 쓰다가 공포심까지 생겨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대학생이 된 후지무라는 자신과 다른 사토나카와 미하루가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누구와도 친하게 지내고 활발한 사토나카와 자신만만하게 보이는 미하루도 소통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린 저마다 대인기피증이 있습니다. 각각 형태는 다르지만 다른 사람들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힘들어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자신만만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나를 지지하고 믿어주는 몇 명의 사람이 있기에 우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꽤 좋은 사람들과 친구가 된 후지무라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의 앞에 벌어질 또 다른 일상 미스터리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우리가 불합리하지 않게 살아갈 자유는 싸워서 얻어내는 것이라는 말.

갑자기 정부에게 저금을 압수당하지 않는다.

정부에 불리한 악담을 SNS에 썼다고 해서 체포당하지 않는다.

출생이나 종교로 차별받지 않는다.

그런 당연한 것조차 윗세대가 권력에 싸워서

겨우 얻어낸 것으로서 헌법에 명기된 '인권'이다.

그리고 인권이란 긴장을 늦추고 있으면

곧장 침해당하는 취약한 것이다,라고.

(p. 378)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