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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행성이 있었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11월
평점 :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1952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의학과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건축과 회화, 문학 등 다방면에 관심이 있던 그는 현대인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꾸뻬 씨" 여행 시리즈는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500만 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가 쓴 첫 SF 소설 <푸른 행성이 있었다>를 보겠습니다.
이곳 '화성 콜로니'는 처음에는 아주 작은 학자들의 공동체로 시작되었습니다. 지구에 핵폭탄이 터지면서 전쟁은 시작되었고 방사능 구름과 핵겨울이 몰려오며 기후 온난화는 물론, 문명 전체가 막을 내렸습니다. 화성에 세워진 콜로니에서는 두려움과 경악에 휩싸인 채 이런 지구의 대재앙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몇 달, 혹은 몇 년만 견디면 언젠가 지구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화성에서의 일상을 견뎌갔습니다. 그러나 지구는 더는 우리가 알던 지구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별을 푸른 행성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선별해 화성 콜로니에 보냈고 그들이 이곳에 정착할 무렵에는 인공지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기에 새로운 곳에 정착하고 채 5세대도 안 되는 기간에 안정된 사회를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장밋빛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 사는 수백 명의 구성원은 나름대로 완벽하게 조직된 공동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중앙컴퓨터인 아테나의 도움으로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고 철저하게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죠. 사랑만이 이곳 사람들에게 허용되었고, 이것이 걱정인 사람에겐 약을 먹어 그 같은 욕망을 잠재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약은 다른 부분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권태가 찾아오면 치료를 멈추기만 하면 다시 누군가를 품에 안는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화성 콜로니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이 언젠가 지구로 돌아가 그곳에 다시 정착한다는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푸른 행성의 방사능 수위는 오래전에 낮아졌으며, 기후도 대양 근처는 다시 사람 살기에 적합해졌습니다. 주인공 로뱅 노르망디는 콜레르 사령관의 부름을 받았고 그에게 지구로 돌아가라는 임무를 내려줍니다. 이미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특별히 훈련을 받은 직업 군인들인 조모들을 보냈으나 연락이 끊겼다고 합니다. 아테나는 시험 성적도 보잘것없고 용도 불명인 로뱅에게 언어에 재능이 있고, 중재를 잘한다는 판단으로 그곳 원주민과 소통을 하길 바라는 계획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로뱅은 임무를 거부하려고 했으나, 이 임무를 수락하면 헤어졌지만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천재 프로그래머 유 미시마에게 성인들의 노화를 멈추거나 늦추는 프로젝트의 대상이 되게 해준다고 사령관은 약속합니다. 로뱅은 받아들이고 여러 가지 언어와 간단한 무술, 다양한 지식을 익힌 채로 지구로 출발합니다. 그때 유의 메시지가 오고, 미사일 접근을 알리는 레이더의 연이은 소리가 들립니다. 태평양 산호초 위에 설치된 예전 군사 기지에서 발사된 자동 미사일방어체제에서 로뱅이 탄 캡슐로 미사일이 접근합니다. 로뱅은 우주선으로부터 탈출합니다.
바다 한가운데에 떨어진 로뱅은 헤엄쳐서 가까운 섬의 해안가로 갑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가상현실도 구현해 내지 못한 생생한 바람, 모래, 바다, 하늘과 같은 감촉을 느낍니다. 그는 행복에 겨워했고 섬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 나섭니다. 가까이에 남녀의 말소리가 들리고 그들에게 인기척을 냈습니다. 배운 어조와는 달랐지만 알아들을 수 있었던 로뱅은 어디에서 왔냐는 물음에 배가 가라앉았고 바다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들은 로뱅이 다른 섬에서 온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뱅은 그들과 함께 마을로 갔고, 이곳 사람들을 관찰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우두머리도, 조직 체계도 없는 데다 크게 노력도 하지 않는데 살아남았습니다. 게다가 이들에겐 전쟁의 기억도 없고, 다른 부족들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합니다.
화성 콜로니에서의 삶과 다른 태평양 섬사람들의 삶을 보았고, 다른 섬으로 가서 조모들을 만납니다. 로뱅이 다시 화성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유가 조사하는 로뱅의 비밀은 무엇인지, <푸른 행성이 있었다>에서 확인하세요.
화성에 정착한 사람들이 대재앙으로 멸망된 지구를 떠난 지 한 세기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화성 사람들은 푸른 행성인 지구를 그리워했고, 중앙컴퓨터 인공지능인 아테나의 지휘 아래 직업군인들을 지구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사는 확인할 수 없었고, 보잘것없는 로뱅을 지구로 파견합니다. 로뱅은 사랑하는 연인의 수명을 늘려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지구로 갔지만 시작부터 난관입니다. 가까스로 태평양 섬 중 하나에 도착해 그곳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서 행복한 이곳 사람들 사이에서 혼란하기만 합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로뱅을 보며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일이 주는 성취감과 인정에서 우린 행복을 주로 느낍니다. 학생이라면 성적이 잘 나오면 좋고, 직업을 가졌다면 그 직업에서 업무를 잘하면 좋습니다. 그런 기분 좋은 상태를 우린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로뱅이 목격한 대로 평등이 행복일까요, 자유연애가 행복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섬에서 본 대로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한 목표를 향한 노력이 행복일까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생각하는 행복은 다르기에 그들을 다 만족시키는 행복한 사회는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행복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비슷할 것입니다. 로뱅은 소외되는 사람, 용도 불명, 잉여 인간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로뱅은 사랑이 자신을 구했다고 합니다. 사랑이 행복에 꼭 필요한 요소라는 것에 동의하며 앞으로 만들어나갈 로뱅의 세상을 응원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