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구
윤재호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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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의 윤재호 감독은 프랑스 낭시 보자르, 파리 아르데꼬, 르 프레느와에서 미술·사진·영화를 공부했습니다. 2011년 단편 다큐멘터리 "약속"이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장편 극영화를 집필했습니다. 2013년 단편 "돼지"가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2016년 다큐멘터리 "마담 B"와 단편 "히치하이커" 두 편의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 선정되었습니다. 첫 장편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두 번째 장편 "파이터"는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많은 실사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함께 준비 중인 저자에게 소설가는 또 다른 꿈이었습니다. 10년 전부터 구상한 첫 장편소설 <제3지구>를 보겠습니다.



지구가 멸망을 앞두자 인류는 화성으로 갔고, 그곳도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행성을 찾아 우주를 떠돌았다가 지구 두 배 크기인 미지의 행성에 도달했습니다. 두 개의 달을 가진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12개 태양계 행성 중 하나였고, 사막지대 70%와 우림지대 30%로 형성되었습니다. 생존에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인류는 사막지대에 정착을 시작했습니다. 사막 아래에는 지하수가 풍부했고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나노메탈과 나노크리스탈 자원으로 인류의 첨단 기계 문명은 급격하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곳을 '제3지구'라 불렀습니다.


그로부터 200년이 지난 후 30년 전 주동자 카이로를 중심으로 제8구역에서 시작된 폭동이 전 구역까지 퍼져 나가며 레볼트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반란군의 패배로 끝난 전쟁은 카이로 혁명으로 불렸고 주동자는 비밀리에 반란군을 다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쫓기 위해 중앙본부의 명령을 받은 비밀경찰 조직 플릭이 활동합니다. 1%의 엘리트층을 위해 설계된 중앙본부 씨티는 그 중심으로부터 12개의 컨트롤 터널이 원형의 구조로 반경 수십 킬로까지 뻗어져 있습니다. 12개로 나눠진 긴 터널의 끝에는 각자의 독립된 구역이 삼엄한 통제 안에서 통치되며 각각의 구역은 시계 방향 형태로 1부터 12까지 나누어집니다. 완벽한 통제를 위해 중앙본부 씨티를 통해야만 다른 구역으로 갈 수 있으며, 12개 구역 내부에는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 씨티로 조달하는 공장들이 있습니다. 각 구역에 사는 이들은 모두 노동자로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한 구역에서 중앙본부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밤이 되면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과 산소 부족, 종종 나타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오염물질 돌풍까지 이들이 겪어야 하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격투기 시합은 제3지구를 대표하는 일종의 합법적인 게임입니다. 내기 도박은 금지되어 있지만 제8구역의 통치자인 도로시는 뇌물을 받으며 불법 행위를 눈감아 주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중앙에서 열리는 격투기 대회는 12개 구역에서 선정된 최고의 전사들이 모두 참가해 세기의 대결을 펼칩니다. 이 구역의 챔피언 해성은 20살로 귀족들과 사업가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해성이 떠난 대기실에 어느 귀족이 들어와 그가 쓴 수건에다가 DNA 스캔기를 비추고는 99% 일치를 확인합니다. 그 귀족은 누군가와 통화하며 자신들이 찾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제3지구 통치자 프랑수아 5세는 200년 전 최후의 인류를 이곳까지 인도한 우주 함선의 선장 프랑수아의 자손입니다. 그의 이마엔 레드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데 이 다이아몬드는 우림지대로 불리는 곳에서만 채취 가능한 희귀자원입니다. 이후 중앙본부는 매년 개척 인력들을 보내 다이아몬드를 채굴해 오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보는 극소수 권력층들만 알고 있는 일급기밀 사항입니다. 프랑수아 5세는 이인자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카림에게 영웅의 출현을 보고받습니다. 제거하라는 조언을 무시한 그는 중앙으로 오게 해서 각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합니다.


플릭 제1팀 대장인 크루거는 수배 중인 카이로를 발견하고 첩자와 싸웁니다. 하지만 얼굴 변환기를 해제하니 이마에 블루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습니다. 격투 끝에 첩자를 놓치고 비밀경찰 조직 플릭의 최고 책임자인 바할에게 보고를 합니다. 크루거가 나가고 들어온 카림에게 수사 중인 용의자가 연구실에서 사라진 실험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바할은 말합니다.


괴물로 변하는 첩자의 정체와 이 행성의 진실은 무엇이며, 영웅이라는 해성은 어떤 활약을 할지, <제3지구>에서 확인하세요.




SF 판타지 소설이란 장르답게 지구가 아닌 먼 곳에 정착한 인류의 미래 모습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사는 곳은 달라도 사는 모습은 비슷한가 봅니다. 지구에서나 '제3지구'에서도 똑같이 신분에서 오는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은 여전하고, 1%의 엘리트들은 아랫사람들을 부리기 위해 경기와 마약으로 정치에 관심을 멀게 합니다. 모든 이를 위해 일해야 하는 중앙은 반란군을 제압하기 위해 더 힘을 쏟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은 한낱 싸움꾼에 불과하지만 영웅이 되는 주인공과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악당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악당들의 정체와 의도는 금방 글로 밝혀지고, 다른 반전이 없는 그들의 모습에 살짝 식상합니다. 하지만 영화감독인 저자가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쓴 듯한 생생한 묘사와 박진감 있는 전개 덕분에, 글을 읽는 동안 눈앞에서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기분입니다. 앞으로의 영상화를 기대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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