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괴담 스토리콜렉터 10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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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라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에는 출판사에 들어가 호러와 미스터리에 관련된 다양한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1994년 단편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2001년 첫 장편소설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을 출간하며 미스터리 작가로서 널리 이름을 알렸습니다. 2010년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으로 제10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으며, 지금은 '미쓰다 월드'라 불리는 작가의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일본 본격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럼 저자의 신작 <우중괴담>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은거의 집'은 작가인 주인공이 취재로 얻은 실화 계열 이야기를 기초로 한 어느 남자의 유소년기 체험담입니다. 그 남자는 자신의 신상을 비공개로 원하기에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7번째 생일을 일주일 앞둔 소년이 아버지를 따라 기차를 타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갑니다. 주위는 논밭이 있고, 그 사이로 민가가 드문드문 보이는 한적한 시골입니다. 아버지를 따라 걷다가 지나가는 마차에 부탁해서 타고 갔습니다. 산기슭에서 내려 눈앞의 작은 산을 다시 올라 꼭대기인 듯한 장소에 다다랐습니다. 그곳에는 밭이 있고 그 너머로 한 채의 집이 있습니다. 이상한 건 그 집 주위를 둘러싸듯 가느다란 대나무 봉이 수없이 꽂혀 있고, 그 사이에는 새끼줄이 걸려 있고, 그 새끼줄에는 나뭇가지가 묶여 있었습니다. 집 안에서 기모노 차림의 할머니가 나와 문을 열어주고 소년만 들어갑니다. 소년은 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인사하고 울타리 밖에 머물러 있어도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고 할머니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할머니는 소년을 목욕시키며 기묘한 설명과 주의 사항을 말합니다. 일곱 살이 되는 당일까지 이 집에서 은거를 하고, 그동안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안 되고, 은거하는 동안 소년의 이름은 도리쓰바사가 되며 할머니를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답니다. 또한 누군가를 발견해도 무시하고 이야기를 하면 안 되고, 휘파람을 불어서도 안된답니다.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소년이 3일째 집의 뒤쪽 울타리에서 어떤 남자아이가 소년을 부릅니다.


두 번째 이야기, '예고화'는 작가인 주인공이 2003년 즈음에 신주쿠의 모 서가에서 컬러 인쇄 서적을 구입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이 서적은 미술교육 관련 전문서인데 첫 번째 그림과 두 번째 그림을 예고화로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두 그림 다 본인이 사망하기 전에 그린 그림이지만, 그것이 죽기 직전이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고, 비슷한 예고화를 또 그렸는지 아니면 이 그림만이 예외였는지는 불명입니다. 이때 구상하던 소설에 참고 자료를 위해 구입했으나 더 깊이 조사하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10년 정도 잊었다가 2015년에 어느 작가의 책 광고를 보고, 2016년에 잡지에서, 2017년 어느 작가의 작품을 읽고, 2018년 지인을 만나 우연히 들은 이야기에서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우중괴담'은 작가인 주인공이 앞의 네 개의 이야기를 연재했고, 그 직후에 과거 북디자이너로 같이 일했던 사람으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당시 코로나로 북 페어도 연기되었고 근처에 동창회도 있어서 겸사겸사 그의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그와 작업한 때로부터 30년 이상 지나 기억은 희미했으나 뭔지 모를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그는 작가가 쓴 세 번째 작품까지 읽었을 때 왠지 묘한 불안감이 느꼈고, 네 번째 이야기를 읽은 뒤엔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 사람은 작가에게 30년도 전에 체험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신흥종교의 교리를 담은 수상한 곳의 야간 경비를 밭게 된 남자가 겪은 세 번째 이야기 '모 시설의 야간 경비', 할머니의 부탁으로 찾아간 저택에서 무서운 것을 불러낸 여대생의 네 번째 이야기 '부르러 오는 것'까지 자세한 내용은 <우중괴담>에서 확인하세요.




<우중괴담>은 '은거의 집, 예고화, 모 시설의 야간 경비, 부르러 오는 것, 우중괴담'의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작가인 주인공이 제보자로부터 듣거나 취재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지막 이야기이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우중괴담'은 앞의 이야기를 다 포괄하는 호러 이야기로 독자들을 안내합니다. 호러 미스터리 작가인 저자의 작품을 처음 읽은 터라 읽으면서도 조금 섬뜩하네 정도였는데, 마지막 이야기를 읽으며 왜 독자들이 저자의 마니아가 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마냥 섬뜩하고 찝찝한 이야기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아우르는 마지막에 선보이며 앞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읽게 만듭니다. 작가가 주인공인 '나'로 등장한 다섯 편의 이야기는 저자가 제보나 취재를 한 이야기를 쓴 것 같은 느낌에,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헷갈립니다. 그만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게 만들어 자신도 모르게 '미쓰다 월드에' 빠지게 만듭니다. 이런 점이 마니아층을 만들고 계속 저자의 작품을 읽게 만드는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뒤 날개에 실린 미쓰다 신조 컬렉션을 보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하는 나를 보니, 미쓰다 신조에 스며들었네요.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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