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만난 새
이치니치 잇슈 지음, 전선영 옮김, 박진영 감수 / 가지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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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종'이란 뜻의 필명인 저자는 야생에 사는 생물의 매력을 전하고 싶어 만화와 삽화를 그리며 글을 쓰는, 전직 야생동물 조사원입니다. 그림에 담긴 빼어난 관찰력과 묘사, 독특한 세계관으로 트위터 등 SNS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와일드 드라이브! 친근한 생물의 관찰 도감", "탐험! 마을 뒷산 생물 도감" 등을 썼고, 탐조 전문지에도 기고하고 있는 저자의 <동네에서 만난 새>를 보겠습니다.



새 보기를 '버드 워칭(bird watching)'이라고도 합니다. 새 보기는 일상에서 홀가분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입니다. 걷는 즐거움이 더욱 커지고,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고 자신이 사는 주변의 환경도 더 잘 알게 됩니다. 특별한 도구나 장비를 마련하기보다 집에 가는 길에, 산책하는 길에, 베란다에서 집안일하면서도 새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겸사겸사 새를 보다 보면 주말에 멀리 나가 더 다양한 새를 보면 됩니다. 새는 아침에 활발하고 잘 지저귀며 찾아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기온이 올라가지 않으면 새들이 움직이지 않기에 무조건 아침 시간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초보자라면 겨울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새소리를 즐길 수 있지만 잎이 많기에 그 모습을 찾아내기가 어렵답니다. 이파리가 떨어져 앞이 잘 보이는 겨울이 새를 관찰하기에 더 낫습니다. <동네에서 만난 새>에선 주의해야 할 매너도 알려줍니다.



이 책은 '새들의 먹이 활동/새들의 구애 행동/새들의 둥지 짓기와 육아/새들의 소리와 몸짓'으로 나눠 새를 알려주고, 재미있는 새들의 생태도 실었습니다. 부록 만화엔 가까이 사는 새들과 잘 지내려면이란 제목으로 4가지 상황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큰부리까마귀는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인데 기름진 먹이를 좋아해서 육식에 치우친 잡식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버린 쓰레기를 뒤져 먹이를 찾는데 일본에서는 비누를 가져갔다는 관찰 사례도 있었습니다. 까마귀는 머리가 좋기로 유명한데 호두를 지상으로 떨어뜨려 깨 먹거나 자동차를 이용해 호두를 깨기도 합니다. 참새가 목욕하면 맑고 제비가 낮게 날면 곧 비가 옵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는 비둘기는 집비둘기인데 번식도 1년 내내 이루어지므로 구애 활동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집비둘기의 구애는 매우 독특한데 목을 부풀리고 꽁지깃을 펼쳐 몸이 더 커 보이도록 하거나,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기도 하면서 끈질기게 구애를 합니다. 암컷이 도망쳐도 계속 쫓아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야생 새들의 집은 우편함, 전봇대와 지붕 주변, 방범 카메라 위, 빈집의 미닫이창, 하천 부지에서 가까운 다리 등에서 발견됩니다.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새들의 집을 찾을 수 있으니 주변을 둘러보며 관찰하면 좋습니다. 새들을 관찰하다 보면 새 종류에 따라 새소리도 다른 것을 알 수 있고, 특정한 행동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참새 소리와 언뜻 들으면 문이 삐걱대는 소리나 SF 영화의 광선총 같은 소리를 내는 새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새가 고개를 갸웃하는 행동은 새들은 안구를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방향을 보고 싶은 때 고개를 기울입니다. 또한 비둘기가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며 걷는 것은 주위를 잘 보기 위해서입니다. 새가 몸을 씻는 데 사용하는 것, 더운 날엔 입을 벌리고 있고, V자 대열로 날아가는 이유 등 재미있는 새들의 생태도 설명합니다.




새는 우리 주변에서 사는 가장 친근한 야생동물입니다. 집 주변을 산책해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까치, 비둘기, 참새 정도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런 새들도 자세히 보면 개성이 넘칩니다. 게다가 보는 눈이 뜨이면 자신이 사는 동네 길에서 하루에도 몇 십 종이나 되는 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새를 관찰하는 일은 그저 그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습니다. 새의 종류가 여러 가지여서 재밌고, 색과 모양이 다양해서 재밌고, 새들의 몸짓이나 행동이 여러 가지여서 재밌습니다. <동네에서 만난 새>는 우리 주변에 사는 새들을 관찰하며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쉽고 즐겁게 소개합니다. 특별한 노력 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관찰할 수 있는 동네 새들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어제와 같은 길을 걷더라도 조금은 다르게 보이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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