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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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저자는 1974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캐리"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원래 쓰레기통에 처박혔던 원고를 아내인 태비사가 설득하여 고쳐 쓴 이 작품으로 킹은 작가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 50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을 만큼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03년 전미 도서상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고, 1996년 오헨리 상, 2011년 LA 타임스 도서상, 2015년 에드거 상, 브램 스토커 상 15회 수상, 영국 환상문학상과 호러 길드 상 각 6회, 로커스 상 5회, 세계 환상문학상 4회를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가 쓴 신작 <나중에>를 보겠습니다.



주인공 제이미 콘클린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외삼촌을 대리해 출판사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제이미는 죽은 이들을 봅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버켓 부인이 죽고 그녀가 숨겨둔 반지의 행방을 버켓 부인 유령에게 물어보고 그 답을 알려주고 그 장소에서 반지를 찾게 되자 엄마도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제이미는 이후로도 사고를 당해 죽은 사람들을 몇 명 더 보았고 엄마에게 말한 적이 가끔 있지만 어머니가 속상해하는 것 같아서 대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폰지 사기에 휘말린 외삼촌과 엄마의 투자금은 공중에 날아갔고, 외삼촌의 요양병원도 좀 더 싼 곳으로 옮겼으며, 사무실도 매각하고, 집도 옮겼고, 차도 팔았으며, 집에 있던 수많은 책의 초판본도 팔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형편이 나아졌으나 2, 3년마다 로아노크 시리즈를 집필하던 리지스 토머스가 마지막 완결을 두 챕터 쓰고는 돌연사했습니다. 고료를 선불로 받았는데 책이 나오지 않으면 그 돈을 물어줘야 할 판국입니다. 어머니는 사귀던 형사 리즈 더튼의 수사용 차로 제이미를 태우고 토머스 작가의 집에 갑니다.


엄마는 작가의 집에서 그의 유령이 보이면 그 유령에게 책 내용을 말해달라고 하라고 제이미에게 말합니다. 제이미는 작품을 쓰는 곳 근처에서 토머스 유령을 보았고, 유령은 묻는 말에는 진실을 대답해야 하기에 제이미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9살이었던 제이미는 토머스 씨가 하는 말을 똑같이 반복해서 어머니가 가져온 녹음기에 전했습니다. 한 시간 하고도 반이 걸려 책 내용을 말했고, 그 모습을 본 리즈도 완전히 인정하진 않았지만 뭔가 있다는 걸 아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녹음된 내용을 들고 토머스 씨의 작품을 반복해서 읽으며 넉 달에 걸쳐 마지막 완결판을 완성했습니다. 다행히 편집자도, 독자들도 작가가 쓴 작품이라 믿었고 평도 엄청 좋았습니다.


엄마와 사귀던 리즈가 어느 날 마약을 집에 가져와 숨겼습니다. 그것을 엄마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당장 나가라며 내쫓습니다. 그리고 제이미에게 리즈와 끝났다며 학교에 데려다줍니다. 그 이후로 리즈 더튼을 일 년 뒤에 다시 보았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던 나는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나오는데 누군가 부릅니다.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 리즈가 서 있습니다. 자신과 같이 가야 할 곳이 있다며 폭탄 테러범이 남긴 폭탄을 찾는 일이라고 합니다. 텀퍼라고 지칭하는 그는 죽기 전까지 19개의 폭탄을 설치했고 많은 사람들이 신체 불구가 되고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후로도 10개의 폭탄을 더 설치해 죽는 사람까지 생겼습니다. 하지만 뒤가 밟혔고 그의 집에 들어갔으나 텀퍼는 없었습니다. 그를 지명수배하고 찾는데, 그가 공원에서 머리에 총을 쏘며 자살했습니다. 하나가 더 있다며 큰 거라고 적힌 쪽지를 핀에 달아놓은 채로요. 겨우 유령인 그를 발견했고 그에게 폭탄이 어디 있는지 물었는데 그는 제이미에게 말을 안 한다고 합니다. 다시 물어보자 그는 질문을 듣고 괴로워하며 말 안 한다고 소리칩니다. 제이미는 다시 다그쳤고 그는 신음을 지르며 털어놓습니다.


해결된 줄 알았던 폭탄 테러범 유령은 사라지지 않고 제이미 앞에 나타납니다. 이제 제이미는 어떻게 될지, <나중에>에서 확인하세요.




유령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제이미는 제이미의 질문에 유령이 된 이들은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이런 능력으로 파산 위기에 빠진 엄마를 돕기 위해 자연사로 죽은 소설가가 쓰려고 했던 책 내용을 전해 듣고, 폭탄 테러범 유령이 죽기 전 설치한 폭탄 위치도 알아냅니다. 하지만 폭탄 테러범 유령은 사라지지 않고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한 죽기 전 모습 그대로 제이미 앞에 나타납니다. 10대인 제이미는 엄마가 걱정할까 말을 할 수 없었고,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냈던 은퇴한 교수에게 털어놓습니다. 그는 쿠드 의식이란 것을 말해주었고, 몇 년 동안 폭탄 테러범 유령에 익숙해진 제이미는 겁먹지 않고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습니다. <나중에>는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소설이라기보다 주인공 제이미의 성장소설에 가깝습니다. 폰지 사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배경에 잘 녹여냈고, 미국에 만연한 폭탄 테러, 마약 거래와 부패 경찰까지 주인공의 주변 인물로 사용해 어린 제이미가 처한 상황을 더 잘 드러내게 합니다. 하지만 이 힘든 상황에도 제이미를 지켜주고 사랑하는 엄마의 사랑이 있기에 소년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밝혀진 반전까지 읽고 나면 다른 사람과는 조금은 다른 제이미의 나중을 응원할 것입니다.


항상 나중이라는 게 있다.

이제는 나도 안다.

적어도 우리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는

항상 나중이 있다.

마침내 죽고 나서야 모두 이전 일이 되는 것이다. (p. 12)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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