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속삭임이 비로소 너에게 닿았다 - 2022년 나비와북 장르소설 공모전 당선작 작품집
김주욱 외 지음 / 나비와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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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나비와북 장르소설 공모전에 당선된 7분의 작가님의 작품이 실린 <나의 속삭임이 비로소 너에게 닿았다>입니다. 2014년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한 장편소설 "표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주욱, 툭 치면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야기꾼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김은애, 학생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고 글을 쓰고 음악을 들으며 여행을 다니는 박권, 아름다운 세상에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배수연, 2022년 메타버스 소재 장르문학 공모전에서 "너나들이"로 입상한 이준형, 아직 쓰이지 못한 쓸데없는 상상을 잘 다듬어 펼치고 싶다는 이현지, 독자들의 오감을 자극해 일상을 탈출하고 삶의 스트레스를 덜어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자B작_ㅋNU, 2021년 문학수 소설 "인어가 된 남자"로 등단한 초대작을 쓴 호련까지 8분의 작가의 글이 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리셋'는 인기 있던 웹 소설 작가가 죽은 후 그녀의 두개골에서 뇌를 꺼내 다시 태어나게 하는 프로젝트를 앤드루센터 포스트휴먼 제3팀에서 시행했고 다시 태어난 이야기입니다. 센터는 죽은 사람의 몸에서 분리된 뇌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예전처럼 활발한 창작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고, 이 센터는 인공지능 창작 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주인공 나는 이전부터 연구가 시작된 참여형 포르노 게임을 비밀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뇌만 남은 그녀는 시각 신경과 청각 신경 하나씩만 빼고 모든 것을 사라지게 했고, 그녀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이를 사용했습니다. 인공 피가 뇌를 돌고 있어 먹고 싸는 걱정은 안 해도 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구와 배설하고 싶은 욕구가 점점 강해진답니다. 다시 태어난 그녀는 1년간의 적응 기간을 보내고 창작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죽기 전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길 바랐고, 매일 새로운 인공 피를 공급받으려면 연구진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스트레스에 힘겨워했고 나는 참여형 포르노 게임을 해보겠냐고 제안을 합니다. 그녀는 자유로워지냐고 물었고, 나는 섹스하는 동안만큼은 자유롭지 않겠냐고 답합니다.


여섯 번째 '수면나비병'은 사람들에게 좋은 꿈을 꾸게 하는 나비 그림자 때문에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보통은 큰 증상 없이 아침에 깨어나지만, 현실이 너무 괴롭고, 평소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사람들은 좋은 꿈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꿈속 그림자가 다 드리우면 영영 깨어나지 못했고 그들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혜승도 이 좋은 꿈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었습니다. 나비병에 걸리기 일주일 전, 미술 학원은 문을 닫았습니다. 실패한 그림, 실패한 인생, 혜승은 사는 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혜승이 이곳에 온 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고, 나비병 환자들은 삶에 필요한 영양분을 투여받아도 3~4개월이 지나면 조용히 죽었으니 그녀도 얼마 안 가 죽을 것입니다. 그전까지 명이는 배경이었습니다. 가끔 혜승의 애인이기도, 친구이기도 했지만 주인공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혜승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렇게 명이는 주인공이 되었고 둘은 함께 거닐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덟 번째 초대작 '나비장'은 주인공 어머니가 시집올 때 해온 장롱에서 그가 아내와 함께 어머니 혼자 살던 집을 방문한 3개월 전부터 소리가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채석장 일꾼이었으나 돌 깨는 기계에 머리를 다쳤고, 몸을 움직이지 못해 나비장 옆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가 5살이던 어느 날 안방에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그것은 평범한 나비가 아니었는데, 날갯짓할 때마다 황금빛 가루를 뿌렸습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창가에서 방문 근처로, 거실에서 현관으로 나비를 따랐습니다. 아버지는 죽었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으로 설렁탕집을 열었는데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저녁마다 어머니는 그날 벌어 온 돈을 세면서 소주를 마셨습니다. 술에 취하면 노래를 부르고, 더 취하면 눈물을 흘리며 울었고, 더 마시면 몽둥이를 가져와 그와 여동생을 아무 이유도 없이 때렸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그에게도 요령이 생겨 어머니가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동생을 데리고 나비장에 숨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다시 태어난 그녀는 어떻게 될지, 혜승은 꿈속에서 계속 꿈을 꾸게 될지, 그는 어머니의 폭력을 피해 동생과 살아남을 수 있을지, 나머지 다섯 개의 이야기도 <나의 속삭임이 비로소 너에게 닿았다>에서 확인하세요.




책에서 '나비'란 소재로 글과 시를 쓴 작품은 예전에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서사문학에서 나비는 영혼, 한이 아름답게 승화되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죽은 사람의 영혼과 통하여 대화를 나누거나 한을 이야기하는 영매자인 굿의 무녀로 이야기됩니다. 또한 나비는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이 되는 과정을 거쳐 완전히 새롭게 변신합니다. 이를 통해 부활하거나 환생, 혹은 변신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비는 자아를 상징합니다. 나방은 태양으로 날아간다는 현상에서 욕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을 향한 인간의 갈망, 즉 신에 대한 욕구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문학에서 여러 의미를 가진 나비가 이번엔 장르문학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나의 속삭임이 비로소 너에게 닿았다>의 당선작 7편과 초대작 1편에 등장하는 나비는 상징하는 의미도 다르고, 글에서 표현하는 방법도 달라 작품마다 어떻게 나비가 등장할까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야기 흐름에 석연치 않는 부분을 찾아내면서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까 궁금한 가운데, 작가가 던지는 마지막 반전을 읽으면 이래서 장르문학이구나 느끼게 됩니다. 읽는 중간에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조금 아쉬운 점만 빼면 '나비'란 소재로 다양한 장르소설을 쓴 당선작 작가들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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