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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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일본 아이치현에서 태어나 현재 요코하마시에서 거주하고 있는 저자는 대학 졸업 후 시드니에서 일본계 신문사 기자로 근무했습니다. 2년간의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잡지 편집자를 거쳐 집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데뷔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제1회 미야자키책 대상을 받았으며, 속편인 이 작품 <월요일의 말차 카페>로 제1회 켄고 대상,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가 제13회 텐류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도서실에 있어요"로 2021년 서점대상 2위에 올랐고, "적색과 청색과 에스키스"가 2022년 서점대상 2위에 올랐습니다. 그럼 저자의 데뷔작 속편인 <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보겠습니다.



하루 종일 재수가 없던 나는 신사에서 참배를 하고 신사 근처의 강변을 걸어가면 벚꽃 가로수가 끊어질 즈음에 있는 작은 가게인 마블 카페에 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월요일, 마블 카페의 휴일입니다. 역시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리려다가 가게에서 어떤 여성이 나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가게 오너인 마스터가 오늘만 말차 카페를 한다고 말합니다. 기모노 차림의 남성이 메뉴판을 보여주는데 '진한 말차, 연한 말차'만 있습니다. 비싼 쪽이 맛있을 거라는 생각에 진한 말차를 주문합니다. 화과자를 곁들인 진한 말차가 나오고 먹었는데, 강렬해서 참지 못하고 이상한 소리를 냈습니다. 과자를 먼저 먹으라는 마스터에 말에 입안을 달콤하게 한 뒤 다시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어렵습니다. 그때 주문을 받은 남자의 스마트폰에 전화가 오고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지 허둥지둥합니다. 스마트폰 매장에서 일하는 나는 참지 못하고 방법을 알려줍니다. 전화를 끊은 그는 마스터에게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다고 푸념을 하고, 그 얘기를 들은 나는 업데이트해서 오류가 생기는 일이 있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그런 실수를 거듭하며 조금씩 스마트폰 자체가 개량되어가는 거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그는 연한 말차를 서비스로 주겠다고 합니다. 차 끓이는 것을 보면서 우러나온 연한 말차를 마시니 맛있습니다. 오늘 재수가 없었는데 이런 서비스를 받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하니, 그는 운이 나쁘지 않다며 뜨겁게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행운이라고 대답합니다. 그 말을 들고 갑자기 쏟아진 눈물에 그가 건넨 손수건으로 닦습니다. 그를 또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마스터에게 말차 카페 언제 하냐고 물어보자 오늘뿐이라고 합니다. 역시 재수가 없다고 실망했지만, 생각을 고쳐 또 만나고 싶다면 그렇게 되도록 행동하면 된다고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 마스터가 도쿄에 지점을 내기로 해서 그 친구가 점장으로 봄에 올 거라고 말합니다.


마블 카페 맞은편 다리 건너에 있는 가게는 히로코가 운영하는 핸드메이드 속옷 가게입니다. 어릴 때 엄마의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고 반해서 가르쳐달라고 졸라 배운 것을 시작으로 실과 바늘의 매력에 빠진 히로코는 기성복 회사에서 패터너로 일하다 지하에서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년 전 1층 잡화점이 폐점해서 그 틈에 장소를 바꿨습니다. 이 가게에는 출창이 커다랗게 설치돼 있어서 그곳이 상품을 주목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곳에 진열하는 상품은 일단 마음을 끄는 것, 손님을 이 가게로 불러들일 만한 것, 그걸 염두에 두며 속옷을 디자인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졸업을 테마로 꾸며놓은 어느 날 기타 케이스를 멘 젊은 여성이 들어와서 속옷이 아닌 제비 스카프가 얼마인지 물어봅니다. 파는 게 아니라는 말에 그녀는 지하에 있던 이 매장의 개업날 방문했다며 그때 본 브래지어와 팬티 세트를 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히로코는 보이기에만 급급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그녀가 말한 속옷 세트를 찾아 시착을 도우며 이 가게를 계속해올 수 있었던 이유를 깨닫습니다. 지하에서부터 열심히 노력한 자신의 모습과 그것을 알아준 사람들 덕분입니다.


요시하라는 10년 전 52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차렸습니다. 다섯 살 연상인 아내, 후키코는 당시 고등학교 수학 교사였지만 지금은 퇴직해서 학습지 교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8월 오봉 시기에 열리는 헌책 시장에 처음으로 출점했고, 더운 여름 날씨에 지쳐가고 있는 차에 아내가 가게를 봐준다며 쉬고 오라고 합니다. 그는 물통과 주먹밥을 먹고 돌아오면서, 벌이가 시원찮은 헌책을 시작하는 걸 아내가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가게 텐트로 왔고,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커플이 지나가다 남자가 말미잘 탐정이라며 너무나 기뻐합니다. 그러자 여자는 그림이 징그럽다고 질색했고 여자의 모습에 남자는 그냥 갔습니다. 두 사람은 그대로 갔지만 요시하라는 그 책을 상자에서 치워 따로 놔둡니다. 3권이 세트인 이 만화는 어쩌다 2권만 오게 되었지만 이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가 반드시 있을 거라는 확신에 놔두었습니다. 그 단 한 권을 찾아 헤매는 누군가를 천천히 기다리자는 마음으로요. 조금 있다 아까 그 남자가 와서 이 책을 찾으며, 중학생 때 리사이클 코너에서 1권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 나머지를 구매하려다 3권만 헌책방에서 간신히 사고 2권이 없는 채였답니다. 그랬는데 여기에서 2권을 발견해서 기뻤다며 좋아합니다. 그 모습을 본 아내가 좋은 일을 한다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마지막 12월의 이야기는 1월의 이야기에 나온 주문 받은 청년이 등장합니다. 교토에서 200년 전부터 차 도매상 가게를 해오고 있는 후쿠이도의 외동아들로 태어난 깃페이는 장래 이 가게를 이어받아 교토에서 줄곧 살 거라는 사실을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도쿄의 점장으로 일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혼란한 가운데, 아버지의 지인인 마스터의 제안으로 1일 말차 카페를 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옛날부터 여자아이들이 말을 걸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퉁명스러워졌습니다. 그 때문에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이런 성격이라 도쿄에서 어떻게 가게를 운영해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은 원래 처음부터 끝까지 미완성이라는 여자의 말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녀 앞에서 연한 말차를 우리며 대화를 나누면서 미소를 짓는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개의 이야기 속에 연결된 사람들의 인연은 <월요일의 말차 카페>에서 확인하세요.




<월요일의 말차 카페>에는 일 년 열두 달의 계절을 배경으로 한 12편의 이야기가 도쿄와 교토에서 펼쳐집니다. 따뜻한 코코아와 향기 좋은 커피를 판매하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의 그 '마블 카페'가 정기 휴무일인 월요일에 일회성 이벤트로 진한 말차와 연한 말차만을 판매하는 '말차 카페'로 변신했습니다. 휴무일인지 모르고 들렀던 그녀가 말차 카페에서 인연을 만나고, 역시나 우연히 지나가다 들린 부부가 핸드메이드 속옷 가게의 사장과의 인연으로 이어지고, 속옷 가게 손님으로 온 가수가 카페 주인 마스터의 제안에 노래를 불렀고, 공연에서 종이 연극 미츠와 친구가 되었고, 마블 카페에서 화과자를 공급하는 하시노야 손녀인 미츠가 고향 교토에서 할머니에게 자신의 성장을 보여주고, 미츠의 할머니도 소중한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양이 바뀌며 계속 전해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길거리 고양이가 들린 헌책방 주인의 하는 일을 아내로부터 인정받고, 헌책방 손님인 대학생이 깨달음을 얻고, 호주에서 온 마스터의 지인과의 꿈을 위해 노력한 이야기와 그들이 들린 전시회의 화가 아들이 배우게 되는 소중한 깨달음, 차 도매상의 가업을 이은 청년이 말차 카페에서 인연을 만나 용기를 얻게 되는 이야기까지 모두가 소중하고 따뜻한 내용입니다. 각 편의 등장인물은 전편에서 인연이 있었고, 때론 전작에서 등장한 인물도 나옵니다. 어떤 만남이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맥맥이 연결된 손과 손끝 덕분에 이루어진 거라는 책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끼며,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인연을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어느새 연결되어 있는 작은 인연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하는 마음 따뜻한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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