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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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저자가 쓴 첫 작품은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입니다. 이 작품으로 제7회 포플러사 소설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아사이 와타루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례식장이 끝난 후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술을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우연히 분위기 좋은 일식집 '꽃병'에 들렀습니다. 가게는 여주인 에츠코와 상복을 입은 사사가와 케이스케가 있습니다. 사사가와는 상복을 입은 아사이에게 말을 건네며 같이 술을 마십니다. 매일 상복을 입는다는 사사가와의 말에 직업이 장의사냐고 물었더니 청소 일을 하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렇게 한두 잔을 걸치며 얘기를 하다 밖을 나오니 아사이는 술에 많이 취했습니다. 구역질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사사가와는 등을 토닥이며 달래줍니다. 어색함에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뜨려던 순간 그의 옷자락에 작고 하얀 얼룩이 묻어 있는 것을 보고 세탁하겠다고 옷을 받아옵니다. 아사이는 받은 명함에 적힌 주소로 상복을 들고 찾아갑니다. 사사가와는 옷을 받아들고 아사이에게 오늘 한가한지를 물어봅니다. 일당을 두둑이 준다는 사사가와의 말에 하겠다고 대답했고 그렇게 특수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시신만 수습하고 나머지는 특수청소 회사에 맡기는데, 고인이 발견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 고인의 흔적이 많이 남습니다. 피부, 머리카락, 체액과 구더기와 파리 등의 벌레, 체액이 스며든 이불, 장판, 다다미 등과 고인이 남긴 유품까지 전부 정리를 합니다. 처음 접한 현장에서 아사이는 냄새에 질리고, 벌레들의 모습에 정신을 못 차립니다. 하지만 사사가와를 도와 일을 계속하다가 실례를 했고, 옷을 갈아입는다는 핑계로 차에 가서 농땡이를 피웁니다. 화장을 요란하게 하고 피어싱을 한 가에데에게 혼이 나고 다시 청소 현장에 올라갑니다. 가에데는 폐기물 수집 운반업자로 사사가와가 모은 것을 그녀가 처리합니다. 아사이가 마지막 비닐봉지를 땅바닥에 내던지니 가에데가 유품을 왜 집어던지냐며 고함을 칩니다. 사사가와가 다다미를 함께 옮기라고 지시했고, 가에데는 누군가의 일부라며 조심히 들으라고 말합니다. 아사이는 그전까지 껄끄러웠던 다다미가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나며 누군가가 살았던 자취임을 깨닫습니다. 정성스럽게 옮기는 그의 모습에 가에데는 나쁘지 않았다며 트럭을 몰고 갑니다.


사무실 직원 모치즈키의 사연과 매일 상복을 입는 사사가와의 비밀, 특수청소를 계속하는 아사이의 자세한 이야기는 <흔적을 지워드립니다>에서 확인하세요.




가족이 없이 홀로 죽은 남성, 자살한 20대 청년, 형과 함께 살았지만 2주 동안 죽은 줄 몰랐던 남동생, 1년 전 크리스마스에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려는 아내, 동반자살한 모녀의 현장을 정리하며 아사이는 성장합니다. 되는대로 살아가는 해파리 같은 아사이는 사사가와가 매일 상복을 입는 이유를 알게 되며 그를 돕기 위해 애씁니다. 폐기물 수집 운반업자 가에데는 한 번도 쓰레기를 운반한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며, 누군가의 단 하나밖에 없는 삶의 단편을 운반한다고 생각한답니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껄끄러운 죽은 사람들의 흔적, 그 흔적들을 특수청소 전문회사 아르바이트생 아사이와 사장 사사가와는 최선을 다해 치웁니다. 시작하기 전 조화로 고인을 애도하고 고인의 유품을 보며 그가 어떤 인물이었을지를 짐작하면서요. 한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똑같지만, 사람마다 탄생의 순간과 죽음의 순간은 다릅니다. 탄생한 순간도 하나의 '점'이고, 죽음도 그냥 '점'이지만 그 '점'과 '점'을 잇는 '선'을 어떻게 하느냐가 그 사람의 흔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이 굿모닝이 된 것처럼, 나의 흔적도 아름답길 바랍니다.


남은 흔적은 지울 수 있죠.

하지만 누군가 살았던 나날은 지울 수 없어요. (p. 332)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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