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편 - 본격 우리 역사 스토리텔링쇼 벌거벗은 한국사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최태성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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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가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벌거벗은 한국사"를 기획한 제작팀은 교과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역사의 숨겨진 내막을 벌거벗겨 어렵고 복잡한 역사를 흥미진진한 한 편의 드라마로 탈바꿈시키고자 합니다. 그럼, <벌거벗은 한국사: 사건편>을 보겠습니다.



일본 규슈 지방 사가현에 있는 아리타 시는 유명한 도자기 산지입니다. 그 명성답게 거리에는 수많은 도자기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도자기의 원료를 캐냈던 이즈미산 채석장 또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아리타 시에는 이시바 신사라는 작은 신사가 있는데 도자기로 만든 동상도 특이하지만 옷차림을 보면 바지저고리와 고름까지, 한복이 분명합니다. 일본 신사에서 모신 인물인데 우리나라 전통 의상을 입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발가벗겨 보겠습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임진왜란이 4년 넘게 이어지자 왜군의 사기는 떨어졌고, 5년 뒤 다시 쳐들어온 일본은 조선 남부 지역을 점령하고 자원을 약탈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본의 주요 타깃은 '조선인'입니다. 일본이 조선인을 많이 잡아간 이유는 부족한 노동력을 노예로 채우기 위해서였고, 조선인을 싼값에 팔아넘겨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본이 모든 조선인을 다 노예로 팔아버린 것은 아닙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조선 도자기를 훔치기 위해 조선 땅의 고령토를 긁어갔고, 도자기 장인들도 데려갔습니다. 당시 일본으로 잡혀가서 아리타 지역을 도자기로 부흥시킨 사기장이 바로 사진에 나온 이삼평입니다. 이삼평은 운이 좋게 영주에게 대접받았지만 괴롭게 살다 간 사기장들이 더 많았습니다.


나라의 경사스러운 날을 축하하기 위해 지정된 날을 국경일이라 합니다. 우리나라 국경일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입니다. 사진에 나온 만세 사진은 8월 15일에 찍은 것이 아니라 8월 16일에 찍은 것입니다. 놀랍게도 해방의 날은 아주 조용하게 지나갔습니다. 고종의 손자이자 의천왕의 장남으로 조선의 마지막 왕자인 이우의 장례식이 거행될 예정인 1945년 8월 15일 낮 12시, 일본은 장례식을 연기시키고 중대 방송이 있을 거라는 벽보를 붙입니다. 예정대로라면 장례식이 시작되어야 할 시간에 라디오에서 일왕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일왕의 방송은 일반인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왕실 용어로 이루어져 있고, 녹음 상태도 좋지 않았습니다. 항복이란 말이 언급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방되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만세 함성도, 태극기 행렬도 없었던 이날의 해방은 '도둑같이 뜻밖에 왔다'는 독립운동가 함석헌의 표현과도 같았습니다. 조선총독부는 발 빠르게 움직여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인 여운형에게 일본인의 안전을 요구했고, 여운형은 안전을 대가로 다섯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다음 날 8월 16일 오전 11시, 조선총독부는 여운형의 요구대로 서대문형무소에 갇혀 있던 정치범과 경제범을 석방했고, 그들을 기다리는 환영 인파는 큰 길을 꽉 채웠습니다. 서로를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이들은 한 무리가 되어 함께 만세를 외치며 광화문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해방 후 첫 번째 만세 행진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17일 한반도에서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던 일본군은 반격을 시도했고, 결국 조선은 일본이 철수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의 안전을 위해 희생당해야 했습니다. 77년 전 8월 15일은 여전히 영광스러운 날이지만, 그 빛에 가려진 어두운 역사 또한 분명 존재합니다. 비극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의 어두운 면도 꼭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사라고 하면 교과서에서 몇 개의 키워드와 이름, 연도를 암기하던 기억이 떠오를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그럴 것입니다. "벌거벗은 한국사" 제작팀은 한국사의 숨겨진 내막을 벌거벗겨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가진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들었습니다. 그 내용을 방송으로 보여주었고, 책으로도 출간했습니다. <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편>은 '무신정변, 여몽전쟁, 임진왜란, 병자호란, 경술국치, 조선어학회, 광복'이란 굵직한 사건을 살펴보고, 왕의 최측근인 환관과 얽힌 사건도 알아봅니다. 교과서에서 몇 줄로 요약된 사건들을 방송에 나온 것처럼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써, 머리에 오랫동안 남습니다. 역사 스토리텔링쇼 "벌거벗은 한국사"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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