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합
다지마 도시유키 지음, 김영주 옮김 / 모모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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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저자는 와세다대학교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광고대리점에서 근무하다 프리랜서 광고 제작 디렉터를 거쳐 1982년 "당신은 불굴의 도장 도둑"으로 제39회 소설현대신인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해적 모아 선장 시리즈'와 같은 해양모험 소설, 다중인격을 소재로 다뤄 화제에 오른 "행렬A", 순애 소설인 "이별의 슬픔" 등 미스터리부터 순수문학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2008년에 출간된 <흑백합>은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서프라이즈 부문 1위, 내러티브 부문 2위, 종합 4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7위, '미스터리 베스트10' 8위, '2000년대 미스터리 랭킹' 8위에 올랐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도쿄에서 사는 14살 데라모토 스스무는 아버지의 친구 아사기 아저씨의 초대를 받고 롯코산 별장에 왔습니다. 스스무와 동갑인 아사기 기즈히코와 함께 마을보다 기온이 낮아 시원한 롯코산 별장에서 1952년 여름방학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동갑인 구라사와 가오루를 만났고, 함께 호수로 산으로 다니며 시간을 보냅니다. 가오루의 돌아가신 아버지는 그 당시 신기한 물건들을 많이 가지고 계셨고, 계속 메고 다니는 쌍안경도 그중 하나입니다. 아빠의 여동생인 히토미 고모는 아빠가 돌아가신 뒤에 호큐전철에 다녔던 사람을 데릴사위로 들여 지금 구라사와 회사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모부는 매일 바빠 가오루 집에 놀러 가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1935년 호큐전철 회장과 도쿄전등 사장을 겸하고 있는 62세의 고시바 회장의 첫 해외 시찰 여행을 데라모토 씨와 아사기 씨가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을 떠난 지도 두 달 정도 지났을 무렵, 독일에 도착한 그들은 짐을 내렸고, 독일 유학 경험이 있는 데라모토 씨가 환전을 한다며 자리를 비웠습니다. 고시바 회장이 기차를 보며 알아보고 오라고 아사기 씨를 보냈고, 역무원에게 묻기 위해 돌아다니던 중 20살 아이다 마치코를 만납니다. 그녀는 독일어 쪽지를 건네며 해석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사기 씨는 일행이 독일어를 잘한다며 고시바 회장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고, 카페로 가서 그녀의 쪽지를 데라모토 씨가 해석해 줍니다. 수신인은 이미 장거리 여행 중이었고 독일에 오기로 한 사람을 기다려야 하는 아이다 마치코, 그녀가 궁금해 고시바 회장은 이것저것 묻습니다. 그녀는 선을 긋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자리를 피합니다. 독일에 머물며 그녀와 우연히 마주쳤고, 며칠이 지난 뒤 마치코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14살 세 아이들은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아이다 마치코와 두 아이들의 아버지와는 어떤 인연이 될지, <흑백합>에서 확인하세요.




<흑백합>은 장마다 시점이 바뀌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1952년 여름의 롯코산에서 만난 데라모토 스스무가 화자로 14살 동갑인 아버지 친구 아들 아사기 가즈히코와 우연히 만난 구라사와 가오루와 방학을 보냅니다. 구라사와 가오루 가족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고, 가즈히코와 스스무는 가오루에게 애정과 연민을 느끼게 됩니다. 1935년 독일 베를린에서는 아사기 가즈히코의 아버지인 아사기 겐타로가 화자로 고시바 이치조 회장과 데라모토와 해외 출장을 가서 만난 20살 아이다 마치코가 등장합니다. 1940년에서 1945년까지 오사카 내용은 호큐 전차 차장의 시점으로 사건이 전개되는데 가오루의 고모인 구라사와 히토미가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14살 소년소녀의 풋풋한 감정이 메인이 되어 이야기가 흐르는 가운데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며 1952년 소년소녀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생각하게 합니다. 과거 베를린에서 만난 아이다 마치코는 누구이며, 히토미 고모가 사랑한 호큐전차의 차장은 누구인지 추리하다 보면 현재 의심이 가는 인물이 생깁니다. 그 짐작을 확신으로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다가 마지막 5장에서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이제까지 의심한 그 인물과는 다른,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사람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작가가 의도적으로 편향된 서술을 하여 독자가 자연스레 정보를 오인하도록 하는 '서술 트릭'에 저도 100% 넘어갔습니다. '단 한 글자도 놓치지 마라, 모든 것이 복선이며 단서다!'라는 띠지를 읽어서 더욱 주의 깊게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작가는 그것마저 뛰어넘어 독자들을 속입니다. 2009년 12월 자신의 실종을 예고하고 자취를 감춘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라 더욱 의미 있는 <흑백합>, 10여 년 만에 재출간되어 더욱 반갑습니다. 제목부터 표지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그래도 속을 확률 100%라는 건 장담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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