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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9월
평점 :

저자는 1989년 일본 아이치현에서 태어나 나고야대학을 졸업한 후 2015년 단편작 "15초"로 제12회 미스터리즈! 신인상 가작을 수상했습니다. 2021년 같은 작품을 포함한 단편 미스터리 네 편이 수록된 <15초 후에 죽는다>로 데뷔하면서 향후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를 짊어질 신예 작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15초'는 총에 맞고 죽어가는 진료소 의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보통 총에 맞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죽진 않지요. 몇 분이든 몇 초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죽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에겐 남은 시간은 15.08초인데, 신의 안배로 그 시간을 몇 번이고 멈추고 다시 흘러가게 할 수 있다고 눈앞에 나타난 이상한 생명체가 설명합니다. 남에게 원한을 살만한 일이 없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자신을 뒤에서 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고, 시간을 흐르게 했더니 바로 엄청난 고통이 몰려옵니다. 다시 시간을 멈춰 마음을 가다듬고 살인범을 확인합니다. 그냥 죽기 억울한 주인공은 남은 13초로 복수를 하고, 범인을 알릴 계획까지 세웁니다. 범인의 행동까지 고려한 주인공의 계획은 과연 성공할까요.
두 번째 이야기는 '이다음 충격적인 결말이'는 9부작 시간 여행을 다룬 SF 미스터리 드라마의 마지막 방송이 끝나기 5분 전 상황부터 시작됩니다. 이 드라마는 한 회가 끝날 때 시청자에게 퀴즈를 내고, 본편 종료 후에 해답을 맞춰 보는 미니 프로그램이 방송됩니다. 이 드라마에 푹 빠진 누나와 자다가 깨다가 보는 나는 열쇠를 가져가지 않았다는 아빠의 인터폰 소리에 서로 가라고 미룹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내가 현관문을 열었고, 자리를 비운 15초 후에 다시 드라마를 보니 내가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결말이 됩니다. 난 드라마를 대충 봤기 때문에 줄거리만 파악해도 결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거라 장담했고, 누나는 결말을 예상하는 데 필요한 정보들을 골라 줄 테니 추리해 보라고 합니다.
세 번째 '불면증'은 교통사고를 당하는 꿈을 매일 꾸는 12살 마쓰리 이야기입니다. 철들 무렵부터 어머니는 나와 함께 있었고, 이 고오리 저택에서 둘이 살았습니다.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 드리고 싶은 마음에 집안일을 도맡게 되었고, 매일 알람을 맞추고 잤습니다. 그러면 어김없이 조수석에서 잠이 깹니다. 운전대를 잡은 엄마가 내게 말을 하고, 그 말을 들은 마쓰리는 이상하다는 생각에 입을 여는 순간 시야 끝에 커다란 무언가가 비치거나 큰 소리가 나며 다시 잠에서 깹니다. 꿈의 내용은 전부 엇비슷하지만 세세한 부분은 조금씩 변화했습니다. 이렇게 잠에서 깨도 의식이 혼탁해지면서 묘한 부유감에 휩싸여 하루를 보냅니다. 뭔가 모를 이상함을 느끼는 마쓰리.
네 번째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우리의 머리 없는 살인 사건'은 바다 북쪽에 인구 2천 명 조금 넘는 외딴섬 적토도 주민들 이야기입니다. 주민들은 얼굴을 얻어맞거나 공이 머리에 부딪혀 목 부분에 강한 힘이 가해지면 몸에서 머리가 떨어집니다. 하지만 머리가 분리돼도 곧바로 죽지 않고, 15초 내에 머리를 몸에 이어 붙이면 다시 부활합니다. 이는 섬 밖에는 알려지지 않는 적토도만의 비밀입니다. 섬에서 나가면 어째서인지 수탈 현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섬에는 고등학생이 1학년은 도모히로, 고우, 가쓰토 3명으로 체격이 비슷하고 태어난 달도 같습니다. 매년 10월 7일에 열리는 이 섬의 축제 학수제가 끝난 다음 날 신사에서 머리 없이 불에 타서 죽은 사람이 발견됩니다. 옷은 고등학교 교복이지만 시체가 훼손되어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도모히로, 고우, 가쓰토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섬 바깥으로 시신을 보내 정밀 감정을 해야 합니다. 그런 가운데 머리만 있는 소년이 등장합니다. 누가 사람을 죽였고, 몸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네 편의 나머지 이야기는 <15초 후에 죽는다>에서 확인하세요.
15초라는 시간은 정말 찰나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한다고 생각하기도 힘든 시간이죠. <15초 후에 죽는다>는 바로 이 15초로 네 편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책 내용처럼 내가 만약 15초 뒤에 죽는다면 무엇을 할까요. 그냥 남겨진 사람에게 당부의 말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합니다. 15초를 늘리고, 되감을 수 있는 책 속의 특수설정 미스터리가 그래서 더욱 흥미 있게 느껴집니다. 찰나의 순간도 어떻게 사용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지만, 현실은 소설처럼 되감고, 늘릴 수 없기에 지금을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시간의 소중함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