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
장아결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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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스토리 크리에이터 공모전에서 수상한 후 첫 책인 <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을 출간했습니다.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며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무언가 통하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책 내용을 보겠습니다.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 안개꽃 빌라는 5인 거주공간으로 거실과 베란다, 화장실을 공용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들어온 26살 공시생 육소미는 이 집을 고른 이유로 구수하고 칼칼한 시금치 된장국 냄새 때문입니다. 소미는 일하고 있는 도시락 가게 사장이자 안개꽃 빌라의 주인인 모란에게 이 집을 소개받고 보러 왔는데 그때 소미 또래 대학생인 유정이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냄새에 이끌렸고, 몇 년째 시험을 준비하다 식구들 눈치가 보여 이모집에 잠시 신세를 지다가 이곳 빌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곳으로 이사한 후 이삿짐을 정리하고 옥상에 올라가려는데 몇 마디 나눠본 적은 없지만 시연의 목소리라 들립니다.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는 거 아니냐며 무서워서 같은 집에 잠시도 못 있겠다며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습니다. 남의 통화를 엿들으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발걸음이 쉽사리 떼어지지 않았고, 시연은 계속 통화를 합니다. 소미가 집 보러 온 날 모란은 방 두 개가 갑자기 빠졌다고 했었습니다. 윤수경이라는 미대생이 이사 나간 방에 소미가 들어왔고,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공무원인 시연이 곧 이사 나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이 집에 사는 사람의 협박 때문이라니, 놀라운 일입니다.


공동 세입자 유정은 다이어트 도시락을 주로 먹습니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냉장고엔 바구니마다 세입자 이름이 적혀 있고 개인 음식이 담겨 있습니다. 유정의 바구니에는 다이어트 도시락, 샌드위치, 두유 등이 있고, 먹방 유튜버 보라의 바구니에는 닭강정이, 소미의 바구니에는 잡채가 보였습니다. 먹고 싶었지만 겨우 참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강하게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랍니다. 보라가 방에서 나와 밖에서 음식을 받아 들고 유정을 봅니다. 유정의 방은 심야에 오토바이 소리부터 배달원의 발소리, 노크 소리, 말소리까지 다 들립니다. 1년 전 다른 곳 원룸텔에서 자취하고 있을 때 낯선 사람이 자신을 따라왔고, 놀란 유정은 계단으로 뛰어올라갔습니다. 그러다가 4층에서 넘어졌고, 뒤쫓던 남자가 유정의 옆에 선 순간, 위층에서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치한이 당황한 사이 유정은 계단을 뛰어올라 집 안으로 들어와 문을 잠갔고, 5분쯤 지나 현관문에 난 유리 구멍으로 밖을 보았습니다. 그때 놈의 얼굴과 마주쳤고, 경찰을 불렀지만 경찰은 칼을 소지했을 뿐 주거 침입이나 성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합니다. 원룸텔에서 도망치듯 서둘러 나와 교환 학생으로 독일로 갔다가 여성 전용에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는 셰어하우스인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다음 날 보라가 협찬받은 닭강정이 없어졌다며 각자에게 물어봅니다. 오늘 찍어야 하는 데다가 지방 제품이라 바로 주문해도 시간이 걸리는지라 보라는 난감해합니다.


협박과 스토킹을 당해 빌라는 나간 시연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보라의 닭강정이 없어지고 나나의 도미, 소미의 갈비찜이 없어집니다. 돈 되는 물건은 그대로 있고 음식만 없어지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하는지, <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에서 확인하세요.




경찰 공무원을 준비 중인 육소미, 스튜어디스 취업 준비 중인 임유정, 바이올린 신입생 김나나, 먹방 유튜버 남보라, 알레르기로 채식주의자가 된 직장인 30살 채한솔이 함께 사는 안개꽃 빌라는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입니다. 이곳에 미대생과 공무원이 나가면서 소미와 나나가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방은 따로 사용하지만, 부엌과 거실, 화장실은 공용공간을 사용하다 보니 각자의 기호, 성격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냉장고에서 음식 도난 사건이 생기고, 일주일이 지나 또 다른 음식이 없어집니다. 소미의 육감은 발달하고, 그녀의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음식 사건의 범인과 다른 입주자가 숨기는 비밀도 알아채게 됩니다. 꿈과 희망만 있으리라곤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안고 있는 현실은 조금 가혹합니다. 그렇게 드러난 비밀은 또 다른 연대를 낳고 이웃사촌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합니다. 음식 냄새와 사람 냄새가 공존하는 코지 미스터리 소설, <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 5명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어떻게 후회를 안 하고 살 수 있겠어.

가족도 남자친구도 아무도 생각하지 말고,

지금 네 몸과 마음 상태가 어떤지, 그것만 생각해.

후회해도 괜찮아.

네가 나중에 혹시 후회하게 되는 일이 오면

그때 네 옆에서 나도 같이 후회할게.

내가 너 부추겨서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p. 278)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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